1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500만 명 돌파 눈앞
심박수 챌린지부터 역사 관심 확장까지…긍정적 영향력
황정민(위쪽)과 정우성이 연기 호흡을 맞춘 '서울의 봄'이 개봉 1주 차보다 2주 차에 더 많은 관객을 사로잡으며 개싸라기 흥행을 보이고 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더팩트|박지윤 기자] '서울의 봄'이 무서운 흥행 속도를 보이며 차갑게 얼어붙었던 한국 영화계에 따스한 봄을 가져다줬다.
11월 22일 스크린에 걸린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개봉 첫날 20만 3813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박스오피스 1위로 기분 좋게 출발했고 개봉 4일째에 100만 6일째에 200만 10일째에 300만 12일째에 4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서울의 봄'은 손익분기점(약 460만 명)을 넘고 박스오피스 정상을 굳건히 지키며 흥행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한국 영화 최초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서울의 봄'은 개봉하자마자 화제작으로 등극했다. 그리고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역사를 향한 관심을 드러내는가 하면 심박수 챌린지까지 유행시키면서 다각도로 작품을 즐기고 있다.
'서울의 봄'이 개봉 12일 만에 누적 관객 수 400만 명을 돌파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 약 한 달 만에 박스오피스 정상 되찾은 한국 영화
강하늘 정소민 주연의 '30일'(감독 남대중)이 10월 24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후,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은 외화 영화가 차지했다. '소년들'(감독 정지영)과 '용감한 시민'(감독 박진표)이 개봉했지만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더 마블스'(감독 니아 다코스타) 등에 밀리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던 중 '서울의 봄'이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약 한 달 만에 한국 영화가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게 됐다. 이후 '서울의 봄'은 12일 연속(4일 기준) 정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서울의 봄'은 개봉 2주 차인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일일 관객 수가 개봉일 오프닝 스코어(20만 3813명)를 모두 뛰어넘었고 개봉 2주 차 주말 스코어(170만 2198명)가 개봉 1주 차 주말 스코어(149만 4232명)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장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CGV 골든 에그지수(영화 관람 후 평가) 98%, 네이버 평점 9.40점으로 시작한 '서울의 봄'은 골든 에그지수 99%(100% 만점) 평점 9.56점으로 올랐다. 대개 다양한 연령층이 작품을 관람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골든 에그지수와 평점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서울의 봄'은 관객 수와 함께 골든 에그지수와 평점도 높아지면서 실관람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입증했다.
'서울의 봄'을 본 관객들은 "극장에서 나오면서 네이버에 역사를 검색해서 찾아봤다. 지금보다 역사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 관객들 "역사에 더 관심을 갖게 됐어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1979년 12월 12일 저녁부터 13일 새벽까지, 약 9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 자세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관련 수사도 15년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하지만 1995년 검찰은 극 중 전두광(황정민 분)의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입니까?'라는 대사처럼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로 기소하지 않았다. 이후 국회에서 특별법이 제정된 후에서야 12.12와 5.18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됐고, 전두환과 노태우 등이 반란혐의 및 내란혐의로 기소돼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1997년 사면됐다.
이에 김성수 감독은 실제 사건에 자신의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고 밀도 높은 연출력으로 60명 이상의 모든 캐릭터가 돋보일 수 있게 했다. 여기에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 박해준 등을 비롯한 많은 배우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환상적인 앙상블을 이루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다. /장윤석 기자 |
'역사가 곧 스포'라는 말처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12.12 군사반란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건이기에 영화의 결말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영화를 본 후 자연스럽게 작품의 모티브가 된 역사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알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던, 혹은 들어본 적 있지만 굳이 찾아보지 않았던 12.12 군사반란을 비롯한 현대사 공부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개봉 당일 영화를 봤다는 20대 여성 A 씨는 <더팩트>에 "이미 알고 있는 사건이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자세하게 알게 돼서 좋았다. 여러 감정이 들었다"며 "극장에서 나오면서 네이버에 역사를 검색해서 찾아봤다. 지금보다 역사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고 후기를 전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 B 씨는 "영화이기 때문에 실제와 100% 같지 않다는 건 안다. 하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며 "'남산의 부장들'이나 '변호인' 등 다른 현대사 영화들을 또 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사를 다룬 '서울의 봄'은 흥행을 넘어 관객들에게 역사적 지식을 심어주고 관심까지 환기시킨 대표적인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의 봄'을 본 관객들은 역사를 향한 관심을 드러내는가 하면, 심박수 챌린지까지 유행시키며 다각도로 작품을 즐기고 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SNS 캡처 |
◆ 심박수 챌린지 등장…특별하게 즐기는 '서울의 봄'
그런가 하면 '서울의 봄'을 보면서 자신의 심박수가 얼마나 올랐는지 체크하고 이를 공유하는 챌린지도 유행이다.
이는 '서울의 봄 후기: 엔딩 직후 심박수 178bpm'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시작으로 붐이 됐다. 이를 본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동안 자신의 심박수를 캡처해 SNS에 올리며 인증하고 있다. 이른바 '분노 유발' 입소문이 '서울의 봄'의 흥행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서울의 봄'은 개봉 1주 차보다 2주 차에 더욱 뜨거운 화력을 보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한국 영화들의 흥행 성공 추이를 따라가고 있다. '국제시장'(1426만 명)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명) '변호인'(1137만 명) 등의 작품도 개봉 2주 차 관객이 1주 차에 비해 꾸준히 증가한 양상을 보이며 흥행을 거둔 작품이다.
이 가운데 '국제시장'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빠른 속도로 꺾이지 않는 상승세를 보이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의 봄'이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