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용·강경대응→SNS 박제, 스타가 악플을 대하는 방식[TF이슈]
입력: 2023.12.03 00:00 / 수정: 2023.12.03 00:00

도 넘는 악플, 무관용 원칙 적용
권은비 "악플 신경 쓰여" 토로
자신의 SNS에 박제하기도


가수 권은비가 유튜브 채널 동네스타K2에 출연해 악플이 신경 쓰인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동네스타K2 캡처
가수 권은비가 유튜브 채널 '동네스타K2'에 출연해 "악플이 신경 쓰인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동네스타K2' 캡처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악플도 관심이다'라고 하지만 연예인을 꾸준히 괴롭히는 것 중 1위는 악플일 것이다. 외모 비하는 물론 성희롱과 가족까지 건드리는 도 넘은 악플로 수많은 연예인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악플을 향해 강하게 대하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법적 대응 예고를 넘어 자신의 SNS에 박제해 공개적으로 선전포고하는 사례도 있다.

먼저, 울림 엔터테인먼트(이하 울림)는 소속 아티스트 보호하기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울림은 인신공격성 게시물, 허위사실 유포, 성희롱, 사생활 침해 등과 관련해 선처 없는 강력한 형사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티스트를 향한 지속적인 악성 게시물들로 인해 상황의 심각성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입장을 밝힌다. 수집된 증거자료를 토대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및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하는 건에 대해선 선처 없는 강력한 형사적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소속 가수 권은비는 오래전부터 악플에 대해 상처를 받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유튜브 채널 '동네스타K2'에 출연해 "악플이 신경이 쓰인다. 인스타그램 좋아요 수를 안보이게 했는데 댓글도 없애 버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악플이 있다"며 "아침에 이 옷을 입는데 '싫어하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조나단은 "그런 얘기 들을 필요도 없다. 저도 지금 간간이 있다"고 위로했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도 권은비는 "'살쪘네, 안 이쁘네' 외모적으로 악플이 많으니 행복하게 살다가도 카메라만 켜지면 신경이 쓰이고 그 댓글이 생각난다"며 "'나는 예쁜 모습만 보여줘야돼'라는 강박이 있어서 웃을 때 자꾸 뒤를 돌아보고 웃더라"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울림 관계자는 <더팩트>에 "약 3개월 전 심했던 이슈가 있었다. 그때 공지를 냈음에도 많은 게시물이 올라오고 요즘 숏폼 등이 올라오면서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결정했다"며 강경 대응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에서)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아티스트 보호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고민하다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신세경(왼쪽) 소속사 EDAM 엔터테인먼트가 악플러를 상대로 제기한 형사고소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배우 수지를 향해 악플을 남긴 40대 남성이 8년 만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더팩트DB, 박헌우 기자
배우 신세경(왼쪽) 소속사 EDAM 엔터테인먼트가 악플러를 상대로 제기한 형사고소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배우 수지를 향해 악플을 남긴 40대 남성이 8년 만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더팩트DB, 박헌우 기자

비슷한 사례는 올여름에도 있었다. 배우 신세경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이하 이담)는 악플러들을 상대로 제기한 형사고소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소속사는 "2021년 10월 27일 서울 강남 경찰서에 성명불상자 외 43명을 배우에 대한 모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올 2월 23일에도 성명불상자 외 1명을 대상으로 모욕죄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고소인 진술조사까지 마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 피고소인들에 대한 신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담은 "당사는 현재까지 악성 게시글 작성 행위를 이어가고 있는 피고소인들의 신상 확보를 위해 추가적으로 자료 확보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는 바, 점점 그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으며 이들에 대해 법의 엄정한 심판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최초 고소장 접수 후 피고소인의 인적 사항 확인이 어려워 수사가 교착 상태에 놓인 경우에도 추후 피고소인의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들이 확보되어 확인 절차를 걸친 후 수사가 재개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꼼꼼한 모니터링과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다.

여기서 주목할 단어는 '성명불상자'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자신이 누구인지 드러내지 않고 익명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악플러의 신상 확보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배우 수지가 자신에게 모욕적인 댓글을 단 40대 남성을 검거하고 벌금형을 선고하기까지 장장 8년이 걸린 이유다. 해당 남성은 2015년 포털뉴스에 댓글을 남겼고 모욕죄로 기소됐으며 올해 유죄가 확정됐다.

선처는 이제 없다. 이젠 악플러를 끝까지 추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더팩트>에 "요즘 대부분의 기획사가 '선처 없음'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우 정유미가 자신을 향한 악플을 SNS에 박제했다. 그는 시청자들이요?라고 의연하게 되묻는 모습도 보였다. /더팩트DB
배우 정유미가 자신을 향한 악플을 SNS에 박제했다. 그는 "시청자들이요?"라고 의연하게 되묻는 모습도 보였다. /더팩트DB

법적 대응 외에 악플을 대처하는 새로운 방법이 요즘 떠오르고 있다. 바로 SNS 박제다.

최근 배우 정유미는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에 대해 비난하는 악플러를 의연하게 대처했다. 한 네티즌이 "여우주연상 받은 거 배우로서 부끄럽지 않으세요? 시청자들 입장에서 정말 황당했습니다"라고 하자 정유미는 "시청자들이요?"라고 받아쳤다.

이처럼 전소민, 태연 등 많은 연예인들이 법적 대응에 앞서 악플을 댓글을 상단에 고정하거나 아예 악플러의 아이디를 공개하고 있다. 이른바 '공개 처형'을 함으로써 악플러에게 수치심을 주는 것이다.

그룹 러블리즈 미주는 라이브 방송에서 악플러에게 직접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무시하는 게 답이긴 하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악플을 공감하거나 웃음의 소재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코미디언 유병재는 스탠드업 코미디 #악플읽기를 통해 자신을 향한 미움을 웃음으로 승화시켰으며 가수 정동원은 "제 나이 또래라면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시기 질투가 아닌 목표라는 단어로 바꿨으면 좋겠다"라며 공감과 조언을 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악플러와 전쟁. 연예인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설리와 다수 연예인들이 직접 호소했던 악플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새로운 상처들이 마구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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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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