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2' 한효주, 시도로 끝난 연기 변신과 드러난 한계 [TF초점]
입력: 2023.11.23 00:00 / 수정: 2023.11.23 00:00

큰칼 役으로 등장…"안 맞는 옷 입은 느낌" 혹평
파격적인 '외적' 변신으로 끝난 도전 


배우 한효주가 넷플릭스 영화 독전2로 연기 변신에 도전했으나 연기력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배우 한효주가 넷플릭스 영화 '독전2'로 연기 변신에 도전했으나 연기력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너무 성급한 시도였던 걸까, 오히려 독이 됐다. 파격적인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던 배우 한효주지만, 외적 변화가 곧 연기 변신으로도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준 '독전2'다. 안 맞는 옷을 입은 것도 문제지만, 넓지 않은 스펙트럼도 드러났다. 19년 차 배우의 연기 변신 도전은 아쉽게도 혹평으로 이어졌다.

한효주는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독전2'(감독 백종열)로 필포그래피 사상 가장 큰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작품은 2018년 개봉한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을 잇는 시리즈로, 용산역에서 벌인 혈투 이후 마약왕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한효주는 '독전2'에 새로운 인물로 합류했다. 본명은 소천, 일명 큰칼로 불리는 그는 이선생의 최측근이자 마약 비즈니스에 걸림돌이 되는 자들은 가차 없이 처단하는 인물이다. 큰칼은 이선생을 종교처럼 신봉하며 그의 관심을 독차지하기 위해 무자비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큰칼의 존재는 작품 공개 전부터 큰 주목을 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공개된 사진만으로도 한효주의 과감한 변화가 예고됐다. 한효주는 큰칼을 소화하기 위해 거친 피부에 지저분한 분장은 물론이고, 틀니와 안경까지 착용했다. 근육질 외형을 만들기 위해 물조차 마시지 않으며 강도 높은 운동을 일삼기도 했다. 한효주가 보여줄 '빌런'의 모습에 기대가 모이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막상 공개된 '독전2', 시작부터 비상이었다. 제작진은 큰칼에 관해 "보는 것만으로도 강한 위협감을 주는 캐릭터"라고 소개해 온 바 있다. 그러나 막상 첫 등장한 한효주의 큰칼에게는 위협감은커녕 '위화감(조화되지 아니한 어설픈 느낌)'만 느꼈다.

강렬해야 할 등장씬인데 이상하게 기시감이 든다. 담배를 잡는 손 모양도 한쪽 입꼬리를 과하게 올려 웃는 표정도 혀로 볼 안 쪽을 찌른 채 걸어 나오는 모습도 어딘가에서 많이 본 듯하다. 빌런을 연기한다기보다는 누군가가 완성해 놓은 빌런을 흉내 낸다는 느낌이 강했다.

배우 한효주가 미스 캐스팅이라는 혹평을 받으며 연기 스펙트럼의 한계를 드러냈다. /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
배우 한효주가 '미스 캐스팅'이라는 혹평을 받으며 연기 스펙트럼의 한계를 드러냈다. /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

'아직 초반이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애써 위안 삼아 기다려 봐도 뒤로 갈수록 탄식이 터지고 물음표는 더 커진다. '서늘한 눈빛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비유는 여전히 찾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나른한 눈빛을 주로 보여준다. 다만 전체적으로 힘이 들어가 있는데 눈만 풀려있으니 그냥 피곤한 사람처럼 보인다.

진하림 역으로 특별출연한 변요한과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더욱 도드라진다. 보란 듯이 자신의 칼로 상대를 무자비하게 휘두르며 찌르는데 무언가 어설프다. 입술을 핥거나 소리를 지를 때면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분명 긴장감을 형성해야 하는 대치 장면인데 한효주의 모습이 비칠 때마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깨지니 몰입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두 달 전만 해도 디즈니+ '무빙'으로 호평을 받았던 한효주다. 당시 한효주는 극 중 이미현으로 분해 최연소 엘리트 요원부터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모습까지 다양하게 보여줬다. 첫 엄마 연기 도전에도 어색함이 없었고 차분하고 이성적인 캐릭터를 제 옷처럼 소화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독전2' 큰칼을 두고 '한효주가 안 맞는 옷을 입었다'며 미스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안 맞는 옷'을 입어 부각된 한계에 있었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평가가 좌우된다는 건, 결국 배우로서 연기 스펙트럼이 넓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셈이다.

'무빙'으로 끌어올렸던 평가를 스스로 다시 토해낸 한효주의 연기력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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