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분을 가득 채우는 명품 연기의 향연…22일 개봉
22일 스크린에 걸리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군사 반란을 소재로 한 첫 한국 영화로, 그날 밤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 그린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더팩트|박지윤 기자] 역사가 곧 스포일러다. 하지만 김성수 감독의 영화적 상상력과 황정민 정우성 등 배우들의 열연이 만나 결과를 알아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작품이 탄생했다. 2023년에 살고 있는 관객들을 단숨에 1979년 12월 12일 그날 밤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서울의 봄'이다.
오는 22일 스크린에 걸리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 그린다.
황정민(위쪽)은 전두광 역을 맡아 파격적인 비주얼과 함께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정우성은 이태신으로 분해 황정민과 팽팽한 대립각을 이루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작품은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 직후로 시작된다. 계엄법에 따라 육군참모총장 정상호(이성민 분)는 계엄사령관으로,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은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다. 하지만 전두광의 권력욕을 감지한 정상호는 이태신(정우성 분)에게 수도경비사령부를 맡겨 그를 견제하려고 한다.
연말 인사에서 좌천될 위기에 처한 전두광은 정상호를 끌어내리기로 결심하고, 하나회 멤버들과 함께 음모를 꾸미기 시작한다. 이후 전두광은 정상호를 박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엮어 납치하고, 군내 사조직을 총동원해 최전선의 전방부대까지 서울로 불러들이며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킨다. 이에 이태신은 수도 서울을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 이들과 첨예하게 대립한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 반란을 소재로 한 첫 한국 영화다. 12.12 사태에 관한 자료는 회고록과 기사 등을 통해 볼 수 있지만, 군사 반란이 일어난 9시간 동안 반란군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남아있지 않다.
이에 김성수 감독은 사건의 큰 틀을 사실에 맞게 구축하면서도 자신의 상상력을 살려 각 인물의 내면에 더 집중해 이야기를 펼쳐냈다. 반란군과 진압군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 어느 편에 설지 고민하고 선택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그려내며 관객들이 더욱 쉽게 작품에 빠져들 수 있게 한다. 또한 반란군과 맞서는 진짜 군인들의 이야기를 확장시키며 반란군의 승리 기록이 잘못됐다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만든다.
'서울의 봄'은 반란군과 진압군의 대립 속에서 어느 편에 설지 고민하고 선택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그려낸 김성수 감독의 상상력과 배우들의 열연이 만나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길 전망이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황정민은 민머리 비주얼로 파격 변신을 꾀했는데, 그 이상의 연기력으로 러닝 타임 내내 스크린을 장악한다. 군사 반란의 주동자이자 탐욕 그 자체인 전두광으로 분한 황정민은 한 번 정한 목표를 향한 집요함과 위기에도 놓치지 않는 허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길 수 없는 불안함 등 여러 감정을 섬세하고도 복합적으로 그려낸다.
클로즈업된 황정민의 얼굴에서 입술의 떨림까지 조절하는 연기력을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화장실 안에서 터뜨리는 광기 가득한 소름 돋을 정도다. 황정민과 대립하는 정우성은 깊은 눈빛과 묵직한 톤으로 캐릭터의 군인 정신을 표현한다. 특히 극 말미 묵묵하게 바리게이트를 넘는 장면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에는 결코 뜻을 굽히지 않는 뚜렷한 소신과 신념을 느낄 수 있다.
황정민과 정우성의 대립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건 이성민 박해준 정만식 김성균 안내상 김의성 최병모 등 많은 배우의 활약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개개인으로 충분한 존재감을 갖고 있는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빛나는 앙상블을 보여준다. 여기에 이준혁과 정해인은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탠다.
물론 역사에 관한 지식이 있다면 더욱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겠지만,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감과 동시에 관련 인물을 포털에 검색하고 있을 것이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41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