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편파보도 유감…공정·신뢰 지킬 것" 대국민 사과 (종합)
입력: 2023.11.14 13:41 / 수정: 2023.11.14 13:41

임금삭감·명예퇴직·구조조정도 발언
"속보 경쟁보다 팩트체크 우선"


박민 KBS 신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박민 KBS 신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박민 KBS 사장이 취임 하루 만에 편파보도와 공정성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14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아트홀에서 박민 KBS 사장의 대국민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박민 사장을 비롯해 장한식 보도본부장 이춘호 전력기획실장 김동윤 편성본부장 임세형 제작1본부장 조봉호 경영본부장 등 임원진이 참석했다.

박 사장은 "오늘 공영방송 주인인 국민 여러분께 그동안 KBS가 잘못한 점을 사과드리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공영방송으로 출발한 지 반세기지만 지금 KBS는 생존 위기에 직면했고 그 중심에는 '신뢰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분별한 속보 경쟁을 하지 않고 익명 보도는 최대한 자제할 것이다. 팩트체크를 활성화하고 오보 발생 시 즉각 사과, 정정보도는 원칙적으로 뉴스 첫머리에 보도하는 등 불공정으로 논란이 되면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지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KBS 보도의 대표 과오로 윤지오 증언, 검언유착, 오세훈 생태탕, 김만배 사건을 언급했다. 박 사장은 "KBS 9시 뉴스는 검언유착 사건 보고로 하루 만에 사과했고 관련 기자가 기소됐다. 고 장자연 씨 사망과 관련해서는 후원금 사기 혐의를 받아 해외로 도피한 윤지오 씨를 출연시켰다"고 전했다.

또 "2021년 4월 재보궐 지방선거 직전 오세훈 시장 생태탕 의혹을 보도해 선거판에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을 받았고 2022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는 결국 조작으로 드러난 김만배 녹취를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사장은 "오보나 불공정 편파 방송이 이뤄지지 않도록 백서를 발간해 지침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 몇 년간 불공정 편파 보도가 끊이지 않았고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일부 진행자가 한쪽 패널로 편향된 경우가 적지 않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공정성 문제 과오가 되풀이됐다는 것이고 앞으로 이런 사례는 용납하지 않겠다. 불공정 편파 보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자나 PD는 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 KBS 신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박민 KBS 신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방만 경영과 지속되는 적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시장은 "지난해 7000억 원의 수신료를 받았는데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으로 100억 적자가 났다. 올해는 8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국민의 신뢰 상실로 수신료 분리 징수를 하게 돼 과거 IMF보다 더한 비상이다"라고 현재 상황을 짚었다.

또 "기존 경영으로 헤쳐나갈 수 없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며 저 자신과 임원들은 임금 30%를 삭감하고 나머지 간부와 직원들도 동참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해 역삼각형 비효율적인 인력을 개선하고 그래도 효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구조조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입사하면 누구나 상위 직급으로 올라가는 일은 없을 것이며 비판을 받아온 무보직 고임금 직원은 사라질 것이다. 제작비 낭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순번식 제작 관행을 없애고 능력 있고 검증된 프로그램별 예산 투입과 효율성을 극대화해 스마트하면서도 효율적인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의 회초리를 맞을 각오가 돼있다. 지금부터 변할 것이며 시청자 목소리에 활짝 열고 더 다가가겠다"며 공영방송의 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박민 KBS 신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박민 KBS 신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앞서 박 사장은 13일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진행했다. KBS1 '뉴스9' 이소정 앵커와 제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주진우를 하차하는 등 주요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의 앵커와 진행자를 전면 교체했다.

이와 관련해 장한식 보도본부장은 "뉴스 진행자 교체 부분은 사장 취임을 계기로 달라지고 새로운 뉴스, 완전히 공정한 뉴스를 보여주자는 차원에서 앵커를 교체한 것"이라며 "기존 진행자들에게 하차 사실을 정중하게 통보했다"고 답했다.

이날 박 사장은 KBS 신뢰 상실을 거듭 언급했다. 그는 "방송법과 제작 가이드라인을 보면 정확한 보도, 균형 잡힌 보도, 객관적 입장이 나온다. 정확 균형 객관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건 정확성"이라며 "수신료로 의존하는 건 일반 민영 방송과 다르게 상업적 경쟁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하며 뉴스가 오염되지 않고 국민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메워주고 채워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확성을 키우기 위해 속보보다 뉴스 사실관계, 취재원, 배경 등 충분한 확인 취재를 하며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속보 경쟁에 뒤쳐지더라도 국민들이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공영방송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1992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거쳤으며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및 관훈클럽 총무 등을 역임했다. 박 사장의 임기는 내년 12월 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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