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공감 있게 풀어내느냐"
장성규 "'꼬꼬무'의 김상중 될 것"
11월 2일 100회 방송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30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황성준 PD 장도연 장현성 장성규(왼쪽부터)가 참석했다. 사진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을 연상시키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출연진의 모습. /SBS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마치 친구에게 말하듯 풀어낸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다. 반말로 친근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스토리텔링 '꼬꼬무'가 어느덧 100회를 맞이했다.
30일 오후 목동 SBS에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100회 기념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장도연 장성규 장현성 그리고 황성준 PD가 참석했다.
'꼬꼬무'는 장트리오라고 불리는 세 명의 이야기꾼 장도연 장성규 장현성이 사건사고를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1:1 대화 방식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정규 편성은 100회를 앞두고 있지만 파일럿 방송까지 합치면 약 130개의 에피소드가 지금까지 소개됐다. 아이템 선정 기준에 대해 황성준 PD는 "(목요일 10시에 하는) 경쟁작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전략은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관통했던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공감 있게 풀어내느냐다"고 설명했다.
'꼬꼬무'는 마지막에 "당신의 생각은?"이라는 멘트로 끝난다. 황 PD는 "제작진이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끝까지 고민하지만 결국 MC들이 하고 반쯤은 열어놓는다. 그럼 시청자들이 수긍할 만한 내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면 '역사는 답을 내리기보다 질문하는 것이다'라는 문구는 대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넉살과 장성규가 만든 것이었다. (이런 멘트들이) 클로징이 됐고 '꼬꼬무'가 말하고 싶은 걸 대변한다"고 답했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꼬꼬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장도연(왼쪽)과 장성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 |
이날 MC들은 각자 100회 소감을 이야기했다. 장성규는 "1000회를 넘어 '꼬꼬무'의 김상중이 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고 장도연은 "그럼 저는 '그것이 알고 싶다' 테이블에 있는 등 정도로 해서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도연은 "'꼬꼬무'가 주는 힘이 있다. 방송 세월을 돌아보면 자신 있게 이야기할 프로그램이고 제 이미지 세탁의 최고의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장현성은 "이렇게 긴 작품을 해본 적이 없다. 2년 동안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첫 번째 경험이라 감회가 크다"며 "배우고 성장하는 느낌이다. 저는 장수드라마 '전원일기'의 최불암 선배님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이었을까. 장트리오는 '씨랜드 사건'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장성규는 "저희 아이들이 10살 4살인데 또래에게 있어서는 안 될 일을 이야기할 때 힘들다. 앞으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도연은 "슬퍼서, 어른으로서 미안함도 있고 또 다른 사건에는 화가 나서 울분의 눈물도 있다. 씨랜드는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많이 흘렸다. 이미 대본을 봤음에도 입으로 내뱉을 때 다시 느끼는 감정이 있다"고 답했다.
장현성은 "(씨랜드 사건은)고통스러운 기억을 다시 되돌이켜보며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있다"며 "최동원 선수 에피소드도 기억난다. 좋아하는 선수인생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많은 서사가 들어있는게 놀라웠고 많이 울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100회 자리지만 1000회까지 준비돼 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현성(왼쪽)과 황성준 PD가 30일 오후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꼬꼬무'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SBS |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3명의 출연진이 각자 다른 방에서 각각의 게스트들과 1:1로 대화하는 것이다. 장성규는 "초등학생을 만나면 가장 많이 언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어려운 이야기를 초등학생이 기억하는 걸 보면 1:1이 주는 편안함이 한몫하는 것 같다"며 "어린 친구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준 포맷이다"고 말했다.
1:1인 스토리텔링인 만큼 각자 대사량도 많을 터다. MC들은 각자 준비과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장도연은 "초반에 메이크업 원장님과 스태프 앞에서 시연했다. 요즘은 '대본 잘 숙지만 해도 오늘 숙제도 마친거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장성규는 "'장성규라는 텔러는 뭘까'라고 했을 때 앵무새로서 최선을 다하고 잘 옮겨서 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역사를 다루기 때문에 '팩트체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였다. 황 PD는 "팩트체크는 '교차 검증'이다. 한쪽 말만 듣는게 아닌 여러 사람 이야기를 공통된 부분 중심으로 한다"며 "'팩트vs감정연출' 중 당연히 팩트가 우선이다. 제작진의 자정작용을 믿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게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또 게스트가 주로 배우, 방송인으로 구성돼 "오버액션을 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장성규는 "'꼬꼬무'가 억울한 일, 영웅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프로그램으로서 핫하신 분들이 오는 것도 좋지만 재능 있지만 일거리가 없는 연예인에게 열어두는 방향을 바란다"고 소신 발언했다.
황 PD는 "좀 뜨겁고 들떠있는 방송이다. 일반 사람을 게스트로 하자는 의견은 연출자로서 어려운 고민이다. 배우가 게스트여도 하다 보면 인간적인 반응이 나오고 과장된 게 아닌 끌어내는 걸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려하고 있는 부분을 제가 마치 리스너가 된 것처럼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장현성은 "배우가 제 리스너로 많이 오는데 적어도 제가 봤던 분들은 의도로 과장하거나 만들었던 분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들을 상대로 '꼬꼬무' 아이템 투표가 이뤄졌다. 1위는 '개구리 소년' 사건이 차지했다. 김재원 CP는 "100회 간담회를 준비하며 저희 역시 기자들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다"며 "내년 상반기 안으로 '개구리 소년'을 준비해 남겨진 진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되며 11월 2일 100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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