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무시하지마!"…TV서 활약하는 '연기견(犬)'[TF프리즘]
입력: 2023.10.20 00:00 / 수정: 2023.10.20 00:00

핀아, '마스크걸' 이어 '오늘도 사랑스럽개' 출연
"인기 품종 반짝 뜨고 유기견 되는 경우 많아" 우려도


11일 열린 MBC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 제작발표회에 배우 차은우 박규영 이현우(왼쪽부터) 그리고 연기견 핀아가 참석했다. 박규영이 핀아를 안고 있다. /MBC
11일 열린 MBC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 제작발표회에 배우 차은우 박규영 이현우(왼쪽부터) 그리고 연기견 핀아가 참석했다. 박규영이 핀아를 안고 있다. /MBC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시대. 이들의 심장을 저격할 다양한 연기견(犬)들이 안방극장에 등장하고 있다.

MBC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극본 백인아, 연출 김대웅)는 여주인공이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한다는 신선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첫 회부터 주인공 한해나(박규영 분)이 진서원(차은우 분)과 키스를 하면서 '연기견'은 필수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해나의 또 다른 자아 '개나(해나+개)' 역에는 핀아가 캐스팅됐다.

핀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극본·연출 김용훈) 핑핑이로 이름을 먼저 알렸다. 극 중 김춘애(한재이 분)의 반려견으로 등장한 핀아는 남자친구 부용(이준영 분)이 게임에 빠져 밥을 챙겨주지 않아 "핑핑이 밥은 줬어?"라는 대사와 함께 등장했다.

이후 핀아 인스타그램에는 "밥 먹었어?" "부용이가 괴롭혔니?"라는 댓글이 달리며 인기견임을 증명했다. 이준영 역시 "핑핑아 사랑해"라는 게시물을 올려 각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핀아가 '오늘도 사랑스럽개'에 출연하자 어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반려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오늘도 사랑스럽개'에는 핀아 외 비숑, 말티즈, 프렌치불독, 리트리버 등 다양한 강아지들의 출연이 예고돼있다.

KBS1 꽃길만 걸어요에서 제니 역을 맡은 연기견 이오가 구윤경(경숙 분) 품에 안겨 있는 모습(왼쪽)과 KBS 출입증을 목에 걸고 방송국으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이다. /KBS
KBS1 '꽃길만 걸어요'에서 제니 역을 맡은 연기견 이오가 구윤경(경숙 분) 품에 안겨 있는 모습(왼쪽)과 KBS 출입증을 목에 걸고 방송국으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이다. /KBS

'연기견'들의 활약은 과거부터 쭉 이어져왔다.

영화에서는 '마음이'(감독 박은형·봉수)의 달이가, 예능에서는 KBS2 '1박 2일'의 상근이가 있었다. 당시 달이는 사람 못지 않게 표정과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강아지도 연기할 수 있다'의 표본으로 자리잡았다. 상근이 역시 관련 굿즈가 쏟아졌고 국내에서 개 최초로 발 도장 팬 사인회까지 개최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2019년 KBS1 '꽃길만 걸어요'(극본 채혜영·나승현, 연출 박기현)에서 제니 역을 맡은 연기견 이오는 드라마 연관검색어에 올랐으며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후반부에는 분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또 출연 배우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이오의 출근 인증샷도 화제가 됐다.

올 3월 개봉한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에서도 강아지의 명품 연기가 담겼으며 올 7월 방송된 tvN X TVING 공동 프로젝트 '오프닝(O'PENing)' 단막극 '산책'(극본 천세은, 연출 노영섭)에서도 연기견 까르가 배우 이연희, 이순재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박효진 핫독연기견학교 대표 겸 한국반려동물교육협회 대표는 <더팩트>에 "연기견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각종 SNS에 반려동물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팬클럽이 생기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견들은 '기본복종훈련'과 작품의 스토리에 따라 물건 가져오기, 악수하기 등 동작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올 1월 배우 유연석과 차태현이 영화 멍뭉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강아지 루니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선화 기자
올 1월 배우 유연석과 차태현이 영화 '멍뭉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강아지 루니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선화 기자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기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강아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연기'를 하기 때문에 모두 연출된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귀엽다'는 생각에 반려동물을 입양하거나 키우고 있던 반려동물을 스타견으로 만들고 싶어 갑자기 연기 훈련을 시키는 등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조경 한국반려동물진흥원 교육센터장은 <더팩트>에 "우리나라에 매년 10만 마리 이상 유기동물이 생긴다"며 "대중매체에 반려동물이 나오고 관심을 받는건 좋지만 (그렇게 인기를 얻은) 견종이 1년 지나면 동물보호소에 많이 들어오게 된다. 드라마와 영화에 나온 강아지의 모습은 연출이고 편집인데 이와 다른 모습을 보게 되자 질리고 실증나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연기견들이 드라마에 나오는건 이색적이지만 그 뒤에 일어나는 반려동물 문화 정착이 안 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유기, 학대 등을 생각해야 한다"며 "훈련과 촬영하는 과정에서 '의인화' 시키다보니 개의 습성과 전혀 다른 일을 강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효진 대표는 역시 그의 저서 '응용동물훈련'을 통해 연기견의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 2020년 동물권행동 카라가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최초로 제작했다"고 말하며 American Humane(AH)에서 제시한 '동물복지를 위한 촬영 지침'을 발췌해 제시했다.

연기견이 인기가 점차 커지는 만큼 연기견들에 대한 안정적인 반려동물 문화도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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