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하게' 미스터리한 편의점 알바생 김선우 役
"30대엔 배우 활동 비중 늘려갈 것"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수호가 4일 서울 성수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JTBC '힙하게'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SM엔터테인먼트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10년 전 아이돌 그룹 엑소로서 '으르렁'이라는 메가 히트곡을 남겼던 수호. 시간이 흘러 2023년, 그는 '힙하게'라는 작품을 만나 대중에게 배우로서 존재감도 제대로 각인시켰다.
수호는 4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JTBC 금토드라마 '힙하게'(극본 이남규·오보현·김다희, 연출 김석윤·최보윤) 종영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은 평생 자랑하고 싶은 필모그래피 중 하나"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힙하게'는 범죄 없는 청정 농촌 마을 무진에서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성실한 수의사 봉예분(한지민)과 서울 광수대 복귀를 위해 그녀의 능력이 필요한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민기)이 펼치는 코믹 수사 활극이다. 최고 시청률 9.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 1일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수호는 "군 복무 후 처음 찍은 작품이라 부담과 설렘이 공존했는데, 무사히 작품을 잘 끝내고 좋은 이야기를 들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수호가 극 중 연기한 김선우는 미스터리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다. 봉예분이 한 눈에 반할 만큼 훈훈한 외모의 소유자지만, 연쇄살인범으로 의심받을 만한 의심스러운 행동들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평소 수호를 눈여겨 본 김석윤 감독은 그의 모습에서 선우 같은 미스터리함을 발견해 캐스팅했다. '나의 해방일지'를 인생작품으로 꼽을 만큼 김석윤 감독의 팬이었던 수호는 대본도 보지 않고 단번에 출연 제의를 받아들였다.
"감독님이 농담처럼 '잘생기고 피부가 하얘서 캐스팅했다'고 말씀하셨지만, 가끔 제가 엑소 활동을 하며 정색할 때 냉미남 같은 모습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시고 선우를 잘 표현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수호가 지난 1일 종영한 JTBC '힙하게'에서 미스터리한 편의점 알바생 김선우 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 /스튜디오 피닉스, 스튜디오 SLL |
그러나 막상 미스터리한 선우의 모습을 연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코믹한 '힙하게'의 분위기를 깨지 않고 홀로 진중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수호는 많은 고민을 했다.
"막상 선우를 연기하려니 두려움이 앞섰어요.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의문스러운 인물이 아니라, 그냥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았죠. 그래도 걸음걸이, 말투, 안광까지 신경 써서 선우를 연기하려 노력했어요."
디오(도경수)를 비롯해 배우 활동을 하는 엑소 멤버들이 많기에, '힙하게'를 본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을지 물었다. 그러나 수호는 "아직 멤버들이 아무도 안 봤다"며 웃음을 터드렸다.
"멤버들이 성격상 드라마를 기다리며 못 보고, 완결이 나면 몰아서 보는 편이에요. '힙하게'도 이제 챙겨본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찬열이 할머니, 백현이 어머니께서 재밌게 보시고 계신다며 범인이 누군지 물어보셨어요."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수호가 '힙하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한지민 이민기에 대해 "평생 함께 지내고 싶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
'힙하게'를 통해 수호가 얻은 가장 큰 것은 '사람'이다. 특히 수호는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던 한지민, 이민기를 언급하며 "평생 가까이 지내고 싶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특히 함께 연기하는 신이 많았던 한지민과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도 전했다. "지민 누나가 제 엑소 활동 영상을 찾아보셨다며 '으르렁' 뮤직비디오를 언급하시더라고요. 무려 10년 전 곡을. 얼마 전에 솔로 활동도 내고, 엑소 새 앨범도 냈는데 말이죠. 하하. 그래서 누나에게 '올인 잘 봤어요'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씀드렸죠."
사실 수호에겐 한지민, 이민기 외에도 수많은 배우 친구들이 있다. 박정민 변요한 임지연 등 한국종합예술학교(한예종) 연기과 09학번 동기들이다. 동기들과 연기 이야기를 종종 한다는 수호는 "동기들과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된다', '끝까지 하는 게 이기는 거다'라고 이야기한다"며 "그 말대로 항상 꾸준히 연기를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돌 가수로 먼저 데뷔했지만, 수호는 연기에 대한 열망을 항상 품고 있었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엑소 활동을 하면서도 틈틈히 영화, 드라마에 출연해 왔다. 때문에 수호는 자신에게 연기란 "'도전'이라는 표현보다는 자연스럽게 이어온 활동 중 하나"라고 말한다.
"슈퍼주니어 선배님들이 데뷔한 날 SM에 입사했어요. 연기, 예능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선배님들을 보며 저도 가수로 먼저 데뷔하더라도 연기도 같이 해나가겠다는 마음을 품었어요."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수호가 30대에는 연기 활동 비중을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
올해 수호는 '힙하게'를 비롯해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지난 8월까지 뮤지컬 '모차르트'에 주인공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로 출연했고, 최근 tvN 드라마 '아라문의 검'에도 특별 출연으로 얼굴을 비쳤다. 또 지난 7월에는 엑소 정규 7집 'EXIST(엑지스트)'을 발매하며 오랜만에 그룹 활동으로 팬들과 만났다.
그런 그에게 2023년이란 어떤 의미인지 묻자 "채찍질을 계속하다 당근을 먹은 한 해"라고 답했다. "'힙하게' 덕분에 많은 분들에게 연기로써 호평을 받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나갈 수 있는 성취감을 많이 느꼈어요."
수호는 20대를 엑소로 열심히 살아왔다면, 30대는 배우로서 활동 비중을 늘리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엑소에 대한 애정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그는 "엑소 멤버들끼리 30대가 되면서 각자 하고 싶은 것을 존중하고 지지해 주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수호는 "앞으로도 저예산영화, OTT,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이 있다면 출연하고 싶다"며 연기 욕심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영리하게 작품을 고르는 게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우선은 '이번엔 이런 걸 했으니 다음엔 저런 모습 보여줘야지'라는 마음보다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꾸준히 연기를 해나가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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