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나라슈퍼 사건 실화극…11월 1일 개봉
배우 유준상 염혜란, 정지영 감독, 설경구 허성태(왼쪽부터)가 27일 열린 '소년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CJ ENM |
[더팩트|박지윤 기자] 대한민국 사회의 이면을 조명해 온 정지영 감독이 또 한 번 실화가 주는 강렬함으로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 '소년들'이다.
'소년들'(감독 정지영)의 제작보고회가 27일 오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유준상 허성태 염혜란이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작품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남영동 1985' '블랙머니' '부러진 화살' 등 작품을 통해 굵직한 메시지를 전달해 왔던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정지영 감독은 "반드시 많은 관객이 봐야 하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향한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CJ ENM |
'소년들'은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정지영 감독의 신작으로, 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극화한 사건 실화극이다. 특히 '소년들'은 2007년 석궁 테러 사건을 조명한 법정 실화극 '부러진 화살'(2012)과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파헤치는 금융범죄 실화극 '블랙머니'(2019)를 잇는 정지영 감독의 실화극 3부작의 마지막 주자로 더욱 관심을 모은다.
먼저 정지영 감독은 약촌오거리 사건을 다루려다가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극화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박준영 변호사에게 전화했더니 이미 약촌오거리 사건은 영화화를 진행하고 있더라"라며 "이후 박준영 변호사가 담당했던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알게 됐고 내용이 더 깊어서 빠져들었다. '그건 하실 수 있다'라고 구두로 허락해 줘서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지영 감독은 "약촌오거리 사건과 이를 다룬 '재심'처럼 우리 실화와 작품도 범인인 줄 알았던 사람들이 옥살이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진범이 나타나는 이야기를 다룬다"며 "다만 '재심'에서 원래 주인공 쪽 사건을 맡았던 형사 반장이 있다. 그 사람을 이 작품 주인공으로 데려왔다. 실존 인물이기는 한데, 다른 사건의 실존 인물을 여기에 대입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지영 감독은 "'소년들'은 2023년뿐 아니라 2000년대 통틀어서 반드시 많은 관객이 봐야 하는 이야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설경구는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CJ ENM |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며 수많은 작품을 통해 활약했던 설경구는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황준철은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우직한 집념으로 강도치사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인물이다.
대본을 받기 전부터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설경구는 "실화에서 오는 강렬함이 있다. 또 정지영 감독님은 어른이고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다. 정지영 감독님과 한다는 것 자체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황준철을 연기한 설경구는 '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진 베테랑 형사의 모습부터 현실의 벽 앞에 무기력해진 모습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16년의 세월을 아우르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다.
앞서 정지영 감독은 "'공공의 적' 강철중이 나이가 든다면 '소년들'의 황반장 처럼 변하지 않았을까"라고 설경구를 선택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설경구는 "강철중을 갖고 오려고 했다. 그리고 16년 후의 황준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잘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유준상은 엘리트 경찰 최우성으로 분해 설경구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운다. /CJ ENM |
유준상은 실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치밀한 수사로 조직 내 신뢰가 두터운 엘리트 경찰 최우성으로 분해 설경구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운다. 출연 결정 후 사건과 관련된 파일을 받았다는 그는 "보면 볼수록 깊이 빠져들었다. 왜 감독님이 이 이야기를 선택했는지 알겠더라. 촬영하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고 회상했다.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유준상은 "'소년들'을 남다른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한국 영화가 점점 더 힘을 잃어가고 있어서 안타깝다. 이 영화는 진정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염혜란(왼쪽)과 허성태가 출연한 영화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 /CJ ENM |
진경은 사망한 할머니의 딸이자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윤미숙으로, 허성태는 황반장을 믿고 따르는 든든한 후배 박형사로, 염혜란은 수사에만 몰두하는 황반장을 묵묵히 지지해 주는 생활력 강한 아내 김경미로 분해 진심 어린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매 작품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던 허성태는 '소년들'에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이날 허성태는 "사실 감독님은 저를 캐스팅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놔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설경구 선배님이 '블랙머니'를 보고 저를 추천했다고 하더라"라며 "너무 감사하게 참여했다. '오징어 게임'과 같이 찍었는데, 정말 배우로서 열정을 다해서 했던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허성태는 설경구에게 감동한 에피소드도 밝혔다. 설경구에게 배우 의자를 받았다는 그는 "처음이었다. 정말 눈물이 났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설경구와 부부로 호흡한 염혜란은 "분명 먹먹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용기를 주는 힘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어느 곳을 살피고 마주해야 할지 알려주는 힘이 있는 영화"라고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끝으로 정지영 감독은 "영화를 보고 얻는 메시지는 관객의 몫이다. 다만 저는 관객들이 재밌고 감동적으로 영화를 보길 바란다", 설경구는 "보면서 소년들처럼 내가 언제 약자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각인 되길 바란다", 유준상은 "미래의 비전과 희망이 담겨있다. 재미와 감동, 영화적 기능도 있다"고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짚으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