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개봉 못한 채 잠자는 영화 수두룩 왜?
입력: 2023.09.25 00:00 / 수정: 2023.10.01 07:31

불미스런 일 연루된 주인공 '역풍' 피하려 '부득이 연기'
OTT의 급속한 확장 '흥행담보 불투명' 개봉 시기 저울질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미뤄진 영화가 100여 개에 달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면 역풍을 피하려 부득이 연기한 경우도 많다. 왼쪽부터 오달수 곽도원 배성우. /더팩트 DB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미뤄진 영화가 100여 개에 달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면 역풍을 피하려 부득이 연기한 경우도 많다. 왼쪽부터 오달수 곽도원 배성우.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영화의 산실로 불리는 할리우드가 63년 만의 작가·배우 동반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미국 작가조합(WGA) 파업에 배우조합(SAG-AFTRA)이 합류하면서 우려했던 일들이 차츰 현실화되고 있는데요. 파업 여파로 지난 18일 열릴 예정이었던 에미상 시상식도 결국 연기됐습니다.

​작가조합은 지난 5월부터 파업에 들어갔고, 배우·방송인·노동조합은 7월부터 동참했습니다.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이 교섭 테이블에 앉았지만 크게 진전은 없는 상태입니다. 파업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작 일정이 미뤄지고 이미 제작된 영화 개봉도 줄줄이 연기되는 상황입니다.

기존 관객들도 개봉관 대신 OTT서 다양한 콘텐츠 무제한 향유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국내 영화계는 착찹하기만 합니다. 여러가지 대내외 요인들이 갈수록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바라볼 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죠. 코로나 이후 극장가의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여름 성수기조차 '밀수'를 빼면 내내 썰렁했던 셈이고요.

지난 몇년 사이 극장가를 둘러싼 환경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 OTT의 급속한 확장입니다. 개봉관을 찾던 기존 관객들은 이제 다양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로 빠르게 갈아타고 있습니다. 관람비용조차 가볍게 영화를 관람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점도 이런 분위기를 부추깁니다.

추석 연휴 개봉을 앞둔 영화 1947 보스톤은 당초 2020년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부득이 뒤로 밀렸다. 사진 위는 올여름 극장가에서 유일하게 500만 관객을 모으며 선전한 영화 밀수. /영화 1947 보스톤 밀수 스틸
추석 연휴 개봉을 앞둔 영화 '1947 보스톤'은 당초 2020년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부득이 뒤로 밀렸다. 사진 위는 올여름 극장가에서 유일하게 500만 관객을 모으며 선전한 영화 '밀수'. /영화 '1947 보스톤' '밀수' 스틸

엿새 겹친 긴 추석연휴 대목에도 눈에 띄는 기대작 없어 아쉬움

극장가는 추석을 겨냥한 작품들이 잇달아 개봉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휴는 자그마치 엿새나 이어져 예년 같으면 경쟁적으로 대작들을 선보일 대목이라 할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눈에 띄는 기대작이 별로 없습니다. 흥행을 담보할 수 없어 몇 년 전부터 개봉시기를 저울질하다 풀어놓은 작품들이 태반입니다.

추석 연휴 개봉을 앞둔 영화 '1947 보스톤'은 당초 2020년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부득이 뒤로 밀렸습니다. 올 여름 극장가에서 유일하게 500만 관객을 모으며 선전한 영화 '밀수'가 그나마 한국 영황의 명맥을 이었습니다.

완성품을 연기하거나 이미 제작에 들어가고도 저울질하는 작품들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작품들이 쌓인 데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면서 역풍을 피하려 부득이 연기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미뤄진 영화가 무려 100여 개에 달한다고 하니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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