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유승준, '끝' 안 보이는 병역기피 '낙인'
입력: 2023.09.18 00:00 / 수정: 2023.09.18 00:00

병역 이행 직전 말 바꾼 뒤 21년째 '언행불일치' 주홍글씨
대법원 판단 기다리는 '입국 허가' 최종 목표 달성 '미지수'


유승준은 재외동포 입국비자 발급을 둘러싼 두 번째 소송으로 대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고 있지만 입국허가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2012 MAMA 기자회견 당시. /홍콩=이새롬 기자
유승준은 재외동포 입국비자 발급을 둘러싼 두 번째 소송으로 대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고 있지만 '입국허가'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2012 MAMA' 기자회견 당시. /홍콩=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바 라파엘리는 이스라엘 출신 유명 여성 모델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병역법을 악용해 군복무를 기피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여자는 일찍 결혼하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조혼으로 병역을 회피한 뒤 나중에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 아예 미국으로 국적을 바꿨다. 이스라엘은 여성도 징병제를 유지하는 나라다.

그는 18세이던 2003년 가족의 최 측근 아리크 와인스타인과 결혼한다. 처음부터 결혼 자체가 병역기피 목적이었고 면제가 확정된 후엔 곧바로 이혼을 했다. 훗날 모델과 방송인으로 유명해진 뒤 이 일이 불거지자 "병역 회피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소신발언으로 비친 적이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병역 기피 논란 이전까지 유승준(오른쪽)은 특급 스타가수 중에서도 연예계 아름다운 청년의 대명사였다. 병역 이행 직전 말을 바꾼 언행불일치는 21년째 주홍글씨가 돼 해외를 떠돌고 있다. 제65회 칸국제영화제 유승준 니스국제공항 입국 당시. 왼쪽은 배우 권상우. /프랑스(칸)=배정한 기자
90년대 후반부터 병역 기피 논란 이전까지 유승준(오른쪽)은 특급 스타가수 중에서도 '연예계 아름다운 청년'의 대명사였다. 병역 이행 직전 말을 바꾼 언행불일치는 21년째 주홍글씨가 돼 해외를 떠돌고 있다. 제65회 칸국제영화제 유승준 니스국제공항 입국 당시. 왼쪽은 배우 권상우. /프랑스(칸)=배정한 기자

유승준, 공익근무 소집 앞두고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 취득해 '병역 회피'

'병역 기피'는 대한민국에서도 늘 민감하고 예민한 부분이다. 특히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명 연예인들에게는 무덤이나 마찬가지다.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은 라파엘리와 유사한 듯 보이지만 사실 전혀 다른 이유로 '병역 기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병역 의무 이행 직전 말을 바꾼 언행불일치는 21년째 주홍글씨가 돼 해외를 떠도는 빌미가 됐다.

"변명의 자리도 아니고, 해명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병무청과 출입국관리국, 그리고 병역을 이행하는 젊은이들에게 허탈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 사죄하러 나왔습니다. (중략)한국 얘길 꺼낼 때마다 아이가 울려고 해 마음이 아파서 군대에 가기로 마음먹고 주변사람들에게도 알렸습니다. 아이들과 떳떳하게 한국 땅을 밟고 싶습니다."(2015년, 유승준)

지난 2015년 5월 아프리카TV에 등장한 유승준은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금이라도 군대에 갈 용의가 있으니 용서해달라'는 그의 호소는 간절해보였다. 하지만 대중의 여론은 시큰둥하다 못해 싸늘했다. 관심이 증폭되자 병무청이 "스티브 유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본인 스스로 국적을 버린 외국인"이라는 입장을 밝힐 정도였다.

이스라엘 출신 유명 여성 모델 바 라파엘리는 병역법을 악용해 의도적으로 군복무를 기피했다. 그럼에도 그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소신발언을 두둔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코스모폴리탄 표지
이스라엘 출신 유명 여성 모델 바 라파엘리는 병역법을 악용해 의도적으로 군복무를 기피했다. 그럼에도 그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소신발언을 두둔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코스모폴리탄 표지

조혼 악용해 작정하고 병역 면탈한 뒤 소신 밝힌 라파엘리와 비교

90년대 후반부터 병역 기피 논란 이전까지 유승준은 특급 스타가수 중에서도 '연예계 아름다운 청년'의 대명사였다. 가요계 남자 솔로 가수 계보를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빠른 템포에 맞춰 무대를 압도하는 완벽한 댄스 퍼포먼스와 파워풀한 근육질 몸매, 패셔니스타로 열정과 자신감 넘치는 호감 이미지는 늘 반전을 더했다.

미국 영주권자였던 그는 종종 자진 입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해병대라도 가겠다"던 그가 입영(공익근무)을 앞두고 출국한 뒤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은 병역회피가 목적이었다. 이 때문에 같은 해외파 연예인으로 군복무를 성실히 이행한 배우 차인표와 비교되고, 작정하고 병역을 면탈하고도 분명한 소신을 밝힌 라파엘리와도 다르다.

유승준은 재외동포 입국비자 발급을 둘러싼 두 번째 소송으로 대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고 있다. 하지만 '입국 허가'의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생은 정답이 없고,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가 없다. 차라리 '군복무 안 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더라면 '외국인 스티뷰 유'나 '언행불일치'의 낙인만은 찍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대중의 사랑을 받을수록 말과 행동의 일치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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