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능청스러운 현실 연기→'경소문2' 강렬한 임팩트 열연
배우 강기영이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무엑터스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유니콘 상사가 극강의 악인이 돼 돌아왔다. 180도 변신은 배우 강기영에게도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서글서글하고 능청스러운 모습만 주로 보여줬던 강기영은 자신에게도 악한 얼굴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했다.
지난해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신드롬의 맛을 본 강기영이 차기작으로 선택한 작품은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극본 김새봄, 연출 유선동, 이하 '경소문2')였다.
'경소문2'는 새로운 능력과 신입 멤버 영입으로 더 강해진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더 악해진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하고 땀내 나는 악귀 타파 히어로물이다. 강기영은 극 중 빌런 3인방 중 최악의 힘을 가진 필광 역을 맡아 변신에 나섰다. 특히 필광은 카운터의 능력을 흡수하며 악의 마에스트로라 불리는 인물이자 악귀 중에서도 최상위 포식자였다.
강기영은 "'악역을 해봤다'는 성취감은 있지만, '잘했나'에 대한 평가는 다른 문제다. 스스로 만족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궁금했던 부분들을 연기할 수 있게 돼 좋은 경험이었고, 많이 배웠다. 배우로서 다양한 표현을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배우 강기영이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을 통해 강렬한 변신을 보여줬다. /나무엑터스 |
작품은 팬층이 두터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데다 시즌1이 성공적으로 종영했다. 실제로 시즌2는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제작됐다. 인기 작품에 합류한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여러모로 부담감도 뒤따랐다. 더군다나 강기영의 필광은 시즌2의 중심이 되는 악귀인 만큼 책임감도 막중했다.
강기영은 "일단 원작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없었다. 앞서 '김비서가 왜 이럴까' '싸우자 귀신아' 등 웹툰이 원작인 작품들을 많이 했었다. 그저 원작을 충실하게 반영해 원작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또한 '경소문1'을 재밌게 본 시청자로서 나 역시 시즌2 제작을 기다렸고, 심지어 빌런으로 제안을 받은 만큼 작품과 캐릭터들의 '케미'만 신경 썼다"고 전했다.
원작을 최대한 반영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결을 동일시하진 않았다. 외형은 그대로 가져가지만 그 안에서 드라마만의 필광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강기영은 "원작에서 필광이 행동대장 같은 느낌이었다면, 우리 작품에서는 빅보스에 가까웠다. 이에 맞게 캐릭터를 구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강기영은 필광의 카리스마와 파격 비주얼을 보여주기 위해 체중도 감량했다. 그는 "아침저녁으로 운동했다. 수치만 보면 4개월 만에 10kg 정도 뺀 것 같다. 다만 살을 너무 빼놓으니까 야위게 나오는 부작용이 있었다. 다시 살을 빨리 찌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마른 채로 긴 시간 유지하다 보니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며 "몸은 쉽게 좋아지지 않는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강기영이 tv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나무엑터스 |
강기영이 '경소문2'를 통해 도전에 나선 이유는 변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이하 '당잠사')를 통해 악역을 연기해 본 강기영이었지만 이후에는 좀처럼 기회가 없었다. 물론 충분히 좋은 작품들을 만났지만,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앞선 작품들에서는 강기영으로 캐릭터에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비슷한 코미디나 연기를 다른 작품에서도 하고 있는 거죠. 점점 고갈이 되더라고요. 이렇게 계속하다가는 어느 작품에서든 강기영으로 보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기영은 "'당잠사' 때 비록 3회 정도의 짧은 출연이었지만 흥미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그때 이후로 빌런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긴 호흡을 해보고 싶었던 때 마침 필광 역을 만났다. 변화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제안을 덥석 잡았다. 그만큼 감독님께서 확신을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악행을 연기하고 싶다기보다는 표현의 기술을 늘리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컸어요. '경소문2' 이후에도 기회가 되면 빌런이나 악역을 또 해보고 싶어요. 같은 악역이라고 해도 다른 결의 배역일 테니 조금씩 영역을 넓히고 싶어요."
배우 강기영이 그리고 꿈꾸는 배우의 모습에 관해 설명했다. /나무엑터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흥행을 기록하고 야심 차게 도전한 차기작이었지만,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시청률 3.9%로 시작한 '경소문2'는 최종회 6.1%로 마무리했다. 앞선 시즌1이 자체 최고 시청률 11%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꽤나 낮은 수치였다.
이에 강기영은 "아쉽지만 미련은 없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시청률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많은 배우들이 정말 많은 걸 바친 작품이기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후회도 미련도 없다. 대중의 반응이 이렇다면 우린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대신 마니아적으로 좋아해 주는 분들도 있으니 감사하다"고 밝혔다.
강기영은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그는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극본과 연출, 배우들이 조화로운 하모니를 낼 수 있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사실 좋은 글 안에서 좋은 배우들이 같이 교감하다 보면 안 행복해질 수가 없다. 행복하게 만든 작품을 시청자들에게도 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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