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원 감독 "원작과 균형점 찾으려 했다"
9월 8일 넷플릭스 전 세계 공개
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 홀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제작발표회에 배우 강훈 전여빈 안효섭 김진원 감독(왼쪽부터)이 참석해 한손을 쫙 핀 채 뻗는 1998년대 특유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넷플릭스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대만 인기 드라마 '상견니' 한국판이 올가을 시청자들을 만난다. 1998년과 2023년을 오가는 애절한 로맨스는 물론 다양한 향수를 자극해 그 시절 추억까지 담아낼 예정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각본 최효비, 연출 김진원) 제작발표회가 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 홀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김진원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효섭 전여빈 강훈이 참석했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한준희(전여빈 분)가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 구연준(안효섭 분)과 똑같이 생긴 남시헌(안효섭 분) 그리고 그의 친구 정인규(강훈 분)를 만나고 겪게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김진원 감독은 "'상견니' 팬이라서 '웬만하면 리메이크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대본을 받았을 때는 고민없이 결정했다"며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원작과 다른 우리 작품만의 결이 느껴졌고 이미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힘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효섭과 전여빈은 1998년과 2023년을 오가며 1인 2역을 소화했다. 2023년 구연준과 1998년 남시헌을 연기한 안효섭은 "서로 다른 인물이라 생각했고 그들 서사에 집중했다. '어떻게 다르게 표현하지'보다 연준과 시헌의 삶을 구분해서 몰입했다"며 "10대부터 30대까지 연기했는데 외적인 디테일을 살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전여빈은 2023년 남자친구를 잃어 절망적인 한준희이자 1998년에는 고등학생인 권민지 역을 맡았다. 그는 "준희와 민지는 히스토리와 성격적으로 내비칠 수 있는 기질, 사람을 대하는 방식 등 정반대다"고 설명하며 "(두 인물간)중복이 없어서 뜨겁든지 차갑든지 느낌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강훈은 1998년 고등학생 전인규로 변신했다. 청각장애로 보청기를 착용 중인 그는 주변 친구들의 놀림을 받지만 시헌이가 다가오면서 서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강훈은 "민주를 짝사랑하지만 민주의 시선이 시헌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마음의 상처를 가진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 홀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제작발표회에 배우 강훈 전여빈 안효섭(왼쪽부터)이 참석해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넷플릭스 |
김 감독은 작품에서 '음악'이 주는 힘이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음악이 들어가기 전과 후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음악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작품의 톤과 결이 달라진다"며 "작품에서 음악이 타임슬립의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뉴진스가 첫 OST로 참여해 화제가 됐다.
이날 김 감독은 "뉴진스에게 '선택 당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과거와 현재를 많이 오가기 때문에 잘 어우를 수 있는 음악이 필요해 뉴트로를 생각했고 걸그룹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 촬영이 끝날 때쯤 '디토(Ditto)'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학교가 저희 작품에서도 촬영한 학교라서 '이건 운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대만 인기 드라마를 한국적으로 어떻게 리메이크할지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김 감독은 "리메이크는 첫 연출이다. 원작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이 '우리 작품에서 궁금해하는 건 뭘까'를 고민했다"며 "제가 (원작에서) 좋아하는 장면을 이 작품에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저에게 남겨진 숙제는 너무 같아서도 안 되고 달라서도 안 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상당히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지만 촬영을 하며 해결점을 찾아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고 설명해 리메이크의 기대감을 높였다.
안효섭과 강훈은 원작을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효섭은 "저희 작품은 '새로운 도화지처럼 그리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으며 강훈 역시 "보게 되면 따라 할 것 같아 아예 처음 보는 작품이라 생각해 캐릭터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주연 배우 중 유일하게 원작을 본 전여빈은 "컬러링 북처럼 밑그림은 똑같지만 색과 정서를 다르게 느껴지게 하려고 했다"며 "우리들 감성의 해석으로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 감독은 "원작과 '형제' 같다. DNA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닮을 수 밖에 없지만 결국은 다른 인격체인 것처럼 우리만의 다름을 만들었다"며 "저희 작품 속 캐릭터들과 원작 캐릭터들은 비슷하지만 MBTI가 다르다"고 디테일한 설명을 추가했다.
김진원 감독은 대만 드라마 '상견니'의 리메이크에 대해 "너무 같아서도 안 되고 달라서도 안 되는 '균형점'을 찾으려고 했다"며 "같은 DNA를 공유하고 있어 닮을 수 밖에 없지만 결국 다른 인격체인 것처럼 우리만의 다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배우 강훈 전여빈 안효섭 김진원 감독(왼쪽부터). /넷플릭스 |
타임슬립 드라마인 만큼 시간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돌아가고 싶은 순간과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안효섭은 "부모님이 제 나이였을 때를 만나보고 싶다"고 답했고 전여빈은 "할머니와 친구가 돼 받은 내리사랑을 주고받은 우정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는 카세트와 음악 플레이어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등장한다. 배우들 역시 촬영하면서 과거에 푹 빠져있었다.
안효섭은 "교복을 입었는데 지금 할 수 없었던 것을 대리만족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여빈은 "올여름 고향 집에서 어린 날 일기장을 발견했다"며 "나도 몰랐던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기억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강훈은 "레코드 샵에서 음악을 보며 옛 생각에 잠겼고 모르는 음악일지라도 찾아보고 그 시절 유행했던 음악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여러 타임슬립 드라마 속에서 '너의 시간 속으로'만의 차이점에 대해 김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단순히 오가는 게 아닌 중간 또 다른 여러 시간대로 옮겨간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인물, 다른 감정을 즉각적으로 보고 매끄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고민했다"며 "세트의 풀 샷, 창문 틀, 복도 이미지, 기억의 공간 등을 많이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미스터리 로맨스 '너의 시간 속으로'는 9월 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culture@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