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 찝찝함만 남은 현실 밀착 스릴러[TF씨네리뷰]
입력: 2023.09.02 00:00 / 수정: 2023.09.02 00:00

중고 거래 사기 피해 조명한 작품...8월 30일 개봉

8월 30일 개봉한 영화 타겟은 중고 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주인공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8월 30일 개봉한 영화 '타겟'은 중고 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주인공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더팩트|박지윤 기자]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휴대폰에 설치돼 있는 중고 거래 앱을 지우고, 사생활이 담긴 SNS 계정을 비공개로 돌리고 싶어진다. 분명 범죄를 저지르는 자가 잘못됐는데, 그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니 결국 당하지 않기 위해 사전 차단해야겠다는 다짐만 들게 하는 '타겟'이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타겟'(감독 박희곤)은 중고 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신혜선 분)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다. 단 한 번의 중고 거래로 주인공이 범죄의 표적이 되면서 벌어지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그린 영화다.

신혜선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세탁기를 샀다가 의문의 일에 휘말리는 평범한 직장인 수현 역을 맡아 데뷔 10년 만에 첫 스릴러에 도전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신혜선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세탁기를 샀다가 의문의 일에 휘말리는 평범한 직장인 수현 역을 맡아 데뷔 10년 만에 첫 스릴러에 도전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인테리어 회사 팀장인 수현은 현장 인부들에게도 할 말은 해야 하는 당찬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최근 이사를 간 수현은 세탁기가 고장 나서 큰 지출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고, 이를 본 직장 동료이자 절친인 달자(이주영 분)는 그에게 중고 거래를 추천한다.

그렇게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세탁기를 구매한 수현은 고장 난 물건을 받게 되고,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간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밀려있는 사건을 순서대로 처리해야 되기 때문에 3~4개월은 걸린다'였다.

결국 수현은 집으로 돌아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자신에게 고장 난 세탁기를 판매한 자가 올린 게시글을 찾아내고, '사기꾼이니 조심하라'고 댓글을 단다. 하지만 사기꾼은 살인자였고, 그를 계속 자극한 수현은 범죄의 타겟이 되고 만다. 그렇게 수현은 사기꾼이자 살인자인 '그놈'으로부터 위협을 받기 시작한다.

수현은 모르는 번호로부터 무료 나눔 전화가 계속 걸려 오는가 하면, 자신이 주문하지 않은 음식이 끊임없이 배달된다. 심지어 자신을 '초대남'이라 소개하는 남성들이 한밤중에 집에 찾아와 비밀번호를 누른다. 이에 수현은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고 집 앞에 CCTV를 설치하지만 '그놈'은 보란 듯이 수현의 집까지 들어왔다간 흔적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여전히 '이 정도 단계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말하며 답답한 현실을 보여준다. 수현은 '그놈'을 찾아내고 무너진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타겟은 중고 거래 사기라는 소재에 IT 범죄와 스토킹 등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들을 더한 현실 밀착형 공포 스릴러물이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타겟'은 '중고 거래 사기'라는 소재에 IT 범죄와 스토킹 등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들을 더한 현실 밀착형 공포 스릴러물이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타겟'의 메가폰을 잡은 박희곤 감독은 시사 프로그램에서 다룬 중고 거래 피해 사례를 보고 시나리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크고 작은 피해 사기를 당한 사례를 조사한 그는 '중고 거래 사기'라는 소재에 IT 범죄와 스토킹 등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들을 더해 현실 밀착형 공포 스릴러물을 탄생시켰다.

데뷔 10년 만에 처음 스릴러에 도전한 신혜선은 믿고 보는 열연을 펼치며 안정적으로 극을 이끈다.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인물이 공포를 맞닥뜨리면서 느끼는 감정을 과하지 않게 표현한 그는 분노부터 불안과 두려움, 절망까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신혜선은 '초대남'들이 찾아올 때 말없이 문을 바라보면서 입술을 벌벌 떨고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는데, 대사 한 줄 없이 인물의 감정을 다 전달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갈등을 위한 갈등이 연속적으로 펼쳐지는데, 이 과정에서 작위적인 요소가 곳곳에 녹아져 있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또한 빌드업되는 서사에 비해 결말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지 못한다. 굳이 알려질 필요가 없던 치밀한 범죄 수법 등이 자세하게 그려지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법은 없는 씁쓸한 현실만 다시금 새겨준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01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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