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여빈과 임수정, 오정세, 정수정, 송강호(왼쪽부터)가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거미집'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티켓 한 장으로 두 가지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거미집'이 추석 극장가를 찾아온다.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의 제작보고회가 29일 오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이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작품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거미집'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김지운 감독은 3번째, 송강호는 8번째로 칸 레드카펫을 밟고 돌아왔다.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는 집 다음으로 칸을 많이 갔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다른 배우들은 첫 칸이었는데 긴장하지 않고 즐겼다"고 회상했다.

이번 작품으로 칸에 처음 방문한 임수정은 "너무 영광이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저희가 12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번 칸에서 가장 긴 시간이었다고 하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송강호는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나올 거라는 집념 하에 재촬영을 감행하는 김열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서예원 인턴기자

영화 촬영 현장이 공간적 배경인 '거미집'은 영화 속 영화를 흑백으로 담아내면서 흑백과 컬러가 공존하는 작품이다. 1970년대의 클래식함과 고전 영화를 더욱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지운 감독은 "새로운 소재와 독특한 재미로 색다른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또 인간의 욕망을 다루면서 강렬한 드라마를 만들려고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송강호는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나올 거라는 집념 하에 재촬영을 감행하는 김열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박찬욱과 봉주호 등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페르소나인 그가 영화 감독으로 변신해 기대감을 모은다.

이에 송강호는 "인간의 욕망을 유쾌하고 재밌게 그려냈다. 충돌과 갈등 속에서 탄성이 나오는 지점이 있다"며 "김열은 걸작을 만들고 싶어 하는 예술가로서, 욕망과 재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를 분출하지 못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거미집'은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가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에 이어 5번째 협업을 이룬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을 '거미집'이라고 표현하면서 "장르적인 변주를 통해 새로운 영화에 대한 갈증을 많이 풀어줬다. 존중하고 존경한다. 헤어 나올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김지운 감독은 "대체 불가한, 유일무이한 배우"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테랑 배우 이민자로 분한 임수정은 "이번에 처음 칸에 갔는데 너무 영광이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예원 인턴기자

임수정은 베테랑 배우 이민자로 분해 '장화, 홍련'(2003) 이후 20년 만에 김지운 감독과 재회했다. 그는 "'장화, 홍련'은 제가 배우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다. 막 시작할 때였는데, 20년이 지나서 배테랑 배우 역을 주셨다. 그것만으로 모든 걸 증명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지운 감독은 "오디션을 보고 '장화, 홍련'의 주인공으로 발탁했는데, 원석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최고의 여배우가 됐는데, 20년 만에 다시 만나서 좋았다"고 말했다.

오정세는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 역을, 전여빈은 신성필림의 후계자 신미도 역을, 정수정은 라이징스타 한유림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더한다.

김지운 감독과 배우 전여빈, 임수정, 오정세, 정수정, 송강호(왼쪽부터)가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거미집'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거미집'은 9월 중 개봉한다. /서예원 인턴기자

김지운 감독은 신선한 앙상블을 자신했고, 배우들은 서로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완벽했던 연기 호흡을 짐작게 했다. 오정세는 "전여빈은 첫 등장부터 캐릭터를 정확히 보여줬다. 신선함이 강렬했다"고 극찬했다.

전여빈은 "정수정을 마음에 품지 않은 여자는 없었다. 저도 아이돌 시절부터 팬이었다. 차가울 줄 알았는데 너무 살갑고 따뜻했다. 연기 열정이 높고, 그가 갖고 있는 실력과 재능도 빛나서 보는 것만으로 좋았다"고 훈훈함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거미집'은 이름이 같은 임수정과 정수정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사석에서 만나 친분을 쌓았던 두 사람은 서로의 출연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고. 정수정은 "현장에서 너무 재밌고 편했고 좋았다"고, 임수정은 "너무 기대했는데 그 이상이었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김지운 감독은 "식상한 것에 지친 분들께 색다른 영화적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송강호는 "유쾌한 맛이 있다. 또 생각할 거리도 던져준다"고, 임수정은 "좌충우돌 소동 속에서 연기 향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거미집'은 9월 중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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