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남남' 쿨한 딸 진희 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최수영이 ENA 드라마 '남남'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드라마 '남남'은 그룹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최수영이 "자신감이 필요한 시기에 만난 작품"이다. "배우로서 내 매력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이 깊어지던 순간 찾아온 '남남'은 최수영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며 연기 인생에 가장 특별한 작품으로 남았다.
최수영은 2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ENA 드라마 '남남' 종영 인터뷰에서 "'남남'을 촬영하며 자신감도 얻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까지 좋아서 다 이룬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남'은 철부지 엄마 은미(전혜진 분)와 쿨한 딸 진희(최수영 분)의 관계에 대해 그려낸 작품이다. 지난 22일 5.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최수영은 극 중 진희는 남촌 파출소 순찰 팀장으로, 엄마 은미의 보호자 같기도, 또 친구 같기도 한 딸이다. 파출소 소장 은재원(박성훈 분)과 러브라인을 그려내기도 한다.
이 작품을 만나기 전, 최수영은 자신이 주연배우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생각을 품었다. 그는 "한 신을 연기해도 짜릿함을 선사하는 배우가 있는데, 나는 그런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남남'은 배우 최수영에게 자연스러움 이상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었다. 처음부터 '이 작품에서 많은 것을 얻어내야지'라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털어놨다.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최수영이 ENA 드라마 '남남'에서 진희 역으로 연기를 펼쳤다. /KT 스튜디오 지니 |
'남남' 속 은미와 진희는 흔한 모녀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기 위해 최수영은 실제 자신과 엄마의 관계를 떠올리며 진희를 완성해 갔다.
"드라마가 방송되던 어느 날, 엄마가 저에게 갑자기 문자가 왔어요. '혹시 내가 은미 같니?'라고요. '왜?'냐고 물었더니, '네가 나에게 하는 걸 드라마에서 하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원작 웹툰과 달리 드라마 속 진희는 조금 더 엄마를 신경 쓰고 챙기는, K-장녀스러운 면이 있다. 최수영은 고민을 거듭하며 드라마 속 진희만의 매력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웹툰 속 진희는 엄마에게 집착하지 않아요. 반면에 드라마 속 진희는 계속 엄마를 걱정하고, 엄마의 안위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이런 모습이 원작 속 진희의 쿨한 매력이 줄어드는 게 아닐까 싶었어서 우려가 됐어요. 어쩔 수 없이 웹툰과 다른 진희가 만들어졌지만, 제 내면의 것들을 녹여내며 드라마 속 진희를 만들었어요."
'남남'은 싱글맘 은미를 통해 여자로서의 엄마에 집중하며 다른 형태의 가족, 다른 형태의 사랑, 다른 형태의 모성애를 보여준다. 최수영은 1회 속 은미의 자위신을 언급하며 "처음엔 '이게 괜찮을까'라고 생각하다가도 '왜 안돼? 엄마도 사람이고 엄마도 여잔데'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엄마'를 떠올렸을 때 전형적인 모성애와 희생정신, 그런 틀에 '엄마'의 이미지를 끼워 넣지 않았나 싶다. 은미의 모성애가 틀렸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작품이 담은 메시지를 강조했다.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최수영이 ENA 드라마 '남남'에서 배우 전혜진과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
함께 모녀 연기를 펼친 전혜진과는 한 작품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는 최수영이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속 전혜진의 연기를 보고 그의 매력에 빠졌다는 최수영은 "언니(전혜진)의 연기를 지켜볼 때마다 어떻게 받아칠지 두 눈을 치켜뜨고 구경했는데 그 자체로 재밌었다. 매번 촬영이 안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최수영은 전혜진에 대해 "매우 사랑스러운 배우"라며 "만나기 전부터 이 배우가 은미 같은 사랑스러움이 있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전혜진이라는 배우만의 자연스러움, 유연함을 다양한 작품에서 더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안재욱, 박성훈 등 남배우들과의 호흡도 만족스러워했다. 최수영은 "안재욱 선배님은 큰 어른 같으신 분이다. 지켜보다 한 말씀 툭 던지시는데, 그게 큰 깨달음을 준다"면서 "선배님이 이 드라마를 너무 사랑하셨던 게 현장에서 느껴졌다"고 떠올렸다. 또 "박성훈 배우는 '더 글로리'가 공개되기 전부터 매력이 많은 배우라고 알고 있었다"며 "이번 작품 속 캐릭터가 어렵다면 어려운 캐릭턴데, 역시 잘 소화하셨다"고 했다.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최수영이 소녀시대 멤버들과 연기 고민을 나눈다고 말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
2008년 영화 '순정만화'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한 최수영은 1년 앞서 걸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했다. K팝 최정상 걸그룹으로 살아오며 무대 위 화려한 이미지가 배우 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최수영은 "소녀시대라는 이미지 때문에 특정한 역할에서 저를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있을 거다"라고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쉽거나 손해 보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소녀시대는 제 본질적인 부분 중 하나예요. '나는 소녀시대다'라는 건 바꿀 수 없는 명제라고 생각하면 쉽죠. 뭐가 됐든 제가 잘하면 돼요. 진짜 잘하면 '아이돌 이미지가 걸림돌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죠. 이건 배우에게도 같아요. 임팩트 있는 역할을 맡았을 때, 그 이미지를 잊게 하는 방법은 더 잘하는 방법 밖에 없어요."
소녀시대 여덟 멤버 중에도 연기 활동을 병행하는 멤버들이 여럿 있다. 최수영은 이들 중 유리, 티파니와 연기 고민을 많이 나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는 정말 귀하다. 셋이 몇 년에 한 번씩 여행을 함께 가는데, 그냥 활동하면 모르고 지나갈 감정들에 대해 나눌 상대가 있어서 좋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연인인 배우 정경호 역시 언제나 수영을 응원해주는 든든한 존재다. 최수영은 "평소 서로 연기 조언을 잘 해주진 않지만, 이번 작품은 '저 신은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라고 이야기를 해줬다"고 전했다.
최수영은 여전히 다양한 역할에 목말라 있다. 그는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한 신을 연기해도 짜릿함을 선사하는 배우가 있다. 그런
"'런온'을 하기 전엔 한 번도 부유한 캐릭터를 제안받은 적이 없어요. 그런데 '런온' 작가님께서 '최수영에게 좋은 옷을 입혀서 부내나는 역할을 시켜보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감사했죠. '남남'도 마찬가지였어요. 일상물, 가족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온 거죠. 다음엔 '헤어질 결심'의 탕웨이 같은 처연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저도 피땀눈물 흘리는 거 할 수 있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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