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배우, 그리고 엄마 전혜진[TF인터뷰]
입력: 2023.08.27 00:00 / 수정: 2023.08.27 00:00

드라마 '남남' 김은미 役

배우 전혜진이 ENA 드라마 남남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배우 전혜진이 ENA 드라마 '남남'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그간 드라마에서 그려온 '엄마'의 모습이란 자식에게 헌신하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남남'이 보여주는 '엄마' 은미는 많이 다르다. 딸보다 더 철부지 같은 엄마이자 한 여성으로서의 엄마를 그려낸다. 이러한 은미라는 캐릭터는 전혜진이라는 배우를 만나 생명력을 얻었다.

전혜진은 22일 서울 역삼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ENA '남남' 종영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소재, 캐릭터가 아니라 염려되는 부분이 많았지만, 작품이 잘 돼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23일 종영한 '남남'은 철부지 엄마 은미(전혜진 분)와 쿨한 딸 진희(최수영 분)의 관계를 그려낸 가족 드라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전혜진이 연기한 은미는 고등학생 때 덜컥 임신한 후 홀로 아이를 키워온 싱글맘이다.

'남남'은 범상치 않은 엄마 은미를 그려내기 위해 1회부터 파격적인 장면들이 펼쳐졌다. 어린 딸을 옆에 두고 해변에서 남성들에게 추파를 던지는가 하면, 집에 들어오는 딸을 눈치채지 못하고 자위하는 모습을 들키기도 한다. 쉽지 않았을 장면들을 연기한 전혜진은 "은미라는 인물을 단번에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 만족스러웠다"라고 했다.

"자위를 하다 진희에게 들켰을 때 당황하지 않고, '치킨 시켜줄까?'라며 아무일도 없던 척 하는 대사도 좋았어요. 은미가 이런 사람이구나 바로 표현해 낼 수 있었죠. 이런 장면들이 어떻게 보면 시트콤처럼 느껴질 수 있고, 그렇다고 너무 분위기가 무거우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우려가 돼서 감독님과 여러 얘기를 나누며 완성한 장면이에요."

배우 전혜진이 ENA 드라마 남남에서 배우 최수영과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배우 전혜진이 ENA 드라마 '남남'에서 배우 최수영과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단순히 볼 때 은미와 진희의 모녀 관계는 특별해 보이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남남'의 인기 요인 중 하나도 이것이다. 전혜진도 "주변에서 '우리 집 이야기 같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가족 관계는 서로를 생각해서 행동하는 거라고 하지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아요. '남남'은 제목처럼 엄마와 딸이라도 서로를 분리해서 생각하자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가족이 서로를 아끼는 건 알지만, 남남이라는 걸 인정하고 각자를 존중하는 게 중요하죠."

특별한 모녀 관계를 그려낸 만큼, 딸 진희를 연기한 최수영과의 호흡도 중요했다. 먼저 캐스팅된 전혜진은 최수영의 출연 소식을 듣고 "처음부터 잘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떠올렸다.

첫 느낌처럼 최수영과의 모녀 연기는 자연스러웠다. 전혜진은 "수영이와 소파에 앉아있는 신이 많았다. 매일 거기서 술을 마시고 TV를 보는 모습들이 그려지는데, 컷이 돼도 계속 앉아서 논 적도 있다"면서 "같은 숍을 다니기도 하고, 매일 촬영장에서 만나다 보니 워낙 편했다"라고 떠올렸다.

'남남' 속 전혜진을 지켜본 남편 이선균의 반응은 어땠을까. 전혜진은 "'딱 너네'라며 '잘할 것 같다고'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은미가 저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게 나라고?'라고 물었어요. 촬영 현장이 화기애애하다고 이야기를 몇 번 했는데, 작품이 시작되기도 전에 '잘 될 것 같다'라고 응원해주 더라고요. 배우 부부라는 게 예전엔 부정적인 면이 많았다면, 지금은 각자 서로를 인정해 주는 마음이 커서 좋아요. 서로 모니터링도 잘 안 하고 작품활동에 관여하진 않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안히 들어주고 있어요."

배우 전혜진이 다양한 배역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배우 전혜진이 다양한 배역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시청률 1.26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한 '남남'은 입소문을 타며 매주 시청률이 상승하더니 마지막 회 최고 시청률 5.5%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전혜진은 "주위에서 재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고, 반응이 좋다는 게 느껴져서 좋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지난 몇 년 간 전혜진은 의미있는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영화 '불한당'에서는 누아르 영화 속 여성 클리셰를 깨부수는가 하면, 여성 서사가 돋보인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에서는 박력 있는 여성 캐릭터를 그려냈다. 크게 보면 '남남'도 그러한 작품 중 하나다. 여성으로서의 엄마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전혜진은 "지난 20년 사이 많이 바뀐 것 같다. '검블유'도 그렇고 여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여성 서사를 그리는 작품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남남' 같은 작품이 잘 되면 앞으로도 더 나오지 않을까. 그래서 작품의 흥행이 중요하다. '남남'도 좋은 반응이 있어서 정말 좋다"라고 말했다.

매 작품 다양한 인물을 연기해 온 전혜진에게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물었다. 그는 "특별히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본이 재밌는 게 첫 번째"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본이 좋으면 캐릭터 상관없이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캐릭터 역시 중요하기도 하다. '남남'은 은미라는 캐릭터가 너무 재밌다. 시놉시스를 듣기만 해도, '이런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의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일상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다"라고 했다.

배우 전혜진이 두 아들 육아에 대해 이야기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배우 전혜진이 두 아들 육아에 대해 이야기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최근 장항준 감독이 예능 콘텐츠에서 여러 차례 전혜진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한 웹 예능에서는 전혜진을 '충무로의 무서운 여배우'로 꼽으며 "남편인 이선균을 수도 없이 혼내더라"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혜진은 "제가 무슨 강자인 듯 말하면서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하더라"며 억울함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장항준 감독에게) 마지막 경고를 줬다. 다 필요 없고 내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이제 팔아먹을 만큼 팔아먹지 않았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 전혜진은 딸은 없지만, 두 아들의 엄마다. 그는 "모녀 관계와 모자 관계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면서 "가끔 아들들의 군기를 잡는다"고 말했다.

"예전엔 저도 친구 같은 모녀 관계를 꿈꿨지만 지금은 두 아들로도 충분해요. 물론 가끔 제가 안쓰럽기도 해요. 아들들을 보며 '너희 같은 남자애들과 무슨 얘기를 하겠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하. 그렇지만 요즘은 아들들도 좋은 친구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아직은 어리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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