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통해 얻은 자산 [TF인터뷰]
입력: 2023.08.07 00:00 / 수정: 2023.08.09 13:44

존경하던 선배 이병헌과 호흡…박보영과는 부부 '케미'

배우 박서준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썸이엔티
배우 박서준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썸이엔티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존경하던 선배와 긴 호흡을 맞추고 싶었고 결국 인연을 맺게 됐다.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배움을 얻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새로운 얼굴까지 발견해 낸 배우 박서준이다.

박서준은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재난 속의 이야기다. 김숭늉 작가의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한다.

박서준은 극 중 602호 주민이자 면화(박보영 분)의 남편 민성 역을 맡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가족을 지키려는 강한 책임감을 지닌 인물이다.

작품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연기되며 극장에 걸리기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완성된 작품을 마주한 소감은 어땠을까. 박서준은 "편집도 음악도 CG도 너무 훌륭했다. 장면들의 완성도가 한껏 높아졌더라. 특히 CG 같은 경우는 처음 봤는데 전혀 이질감이 없더라. 완성도가 높은 작품에 출연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굉장히 영광이었고 뿌듯함을 느꼈던 순간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서준은 민성이란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직업적인 특성부터 가치관까지 하나하나 다가갔다. 그는 "민성이의 목표는 자신의 '집'에서 가족과 평생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외부적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의경을 제대한 공무원으로서 대출을 껴서 집을 샀다. 이런 점들을 종합했을 때 민성이는 근육질의 몸매는 아닐 것 같았다. 더군다나 배경도 재난 상황이기 때문에 잘 먹어서 피둥피둥한 느낌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또 민성이 같은 인물이라면 화를 어느 정도로 낼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이런 작은 지점들이 쌓여 만들어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배우 박서준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민성 역을 맡아 활약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서준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민성 역을 맡아 활약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때문에 박서준은 체중도 6~7kg 감량했다. 앞선 작품 '드림' 이후 쉴 시간 없이 바로 촬영에 들어가야 했던지라 단기간에 뺐어야 했기에 쉽진 않았다. 어차피 작품 속 계절은 겨울이라 두꺼운 옷으로 가려질 텐데 그럼에도 체중 감량을 강행한 이유가 궁금했다. 박서준은 "물론 옷 때문에 실루엣이 드러나진 않겠지만, 그래도 내 몸이 그런 상태가 돼야 몰입하기 편할 것 같았다.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도 체중 감량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체중을 감량하다 보니까 컨디션이 안 좋더라고요. 더군다나 폭염에서 옷을 껴입고 촬영하다 보니 컨디션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하루에 12시간 촬영을 한다면, 8시간 정도 지났을 때면 체력을 이미 다 끌어다 쓴 기분이었어요. 컨디션 유지를 위해 밥도 엄청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살이 계속 빠지더라고요. 아무래도 땀을 많이 흘리니까 수분도 계속 빠지는 거죠. 그래도 역할을 표현하는 게 1순위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견뎌지더라고요.(웃음)"

박서준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출연 계기 중 가장 주요한 이유로 이병헌을 언급하며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물론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병헌 선배의 캐스팅을 듣고 무조건 해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작품이라는 건 또 하나의 '인연'이지 않나"고 고백했다.

"데뷔하기 전 학생 때부터 팬이었어요. 연차가 쌓이다 보니 점점 선배님들이랑 작품으로 한 번 만나기도 어렵더라고요. 사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억지로 만든 인연일 수도 있어요. 병헌선배님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품에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마침 있다고 해서 대본을 받아볼 수 있냐고 부탁했거든요."

배우 박서준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썸이엔티
배우 박서준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썸이엔티

바라고 바라던 선배와 호흡은 박서준에게 많은 깨달음을 안겼다. 박서준과 이병헌 모두 캐릭터의 디테일에 신경 쓰는 배우들인 만큼 비슷한 결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단다. 박서준은 "잘 표현한 캐릭터와 아닌 캐릭터는 디테일에서 나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병헌 선배님은 정말 많은 걸 신경 쓰는 배우"라며 "선배님의 집중력이나 표현하는 것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느끼는 점들이 생겼다. 아이디어도 굉장히 많은 데다 미리 다 생각을 해오는지 현장에서 금방 만들어 낸다. 순간의 기지와 센스도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로서 완벽한 '케미'를 보여준 박보영과 호흡에 관해서도 전했다. 박서준은 "박보영과 대사를 처음 주고받을 때부터 편했다. 황도 장면도 그렇고 이상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호흡이 만들어지더라. 처음부터 신혼부부 호흡이 잘 나왔던 것 같다. 덕분에 둘이 함께하는 장면은 항상 편하게 촬영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작품은 박서준의 민성과 명화, 영탁(이병헌 분)까지 세 인물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바라보게끔 한다. 각각의 신념과 사태를 대하는 방식이 다른 가운데, 박서준은 자신이 '주인공 롤'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연기에 임했다.

그는 "내 역할은 '중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중심을 잡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야기 흐름에서 내가 돋보이거나 캐릭터성이 강한 인물이 돼서는 안 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은 연기를 하면서 재밌었다. 그동안 항상 '정의로운 주연'만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그런 틀에서 벗어나 평범하게 살아갔던 인물의 심리 변화를 표현할 수 있었지 않나"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배우 박서준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썸이엔티
배우 박서준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썸이엔티

전작 '드림'부터 이번 작품 '콘크리트 유토피아', 더군다나 개봉 예정인 마블의 '더 마블스'까지, 계속해서 몸으로 부딪치고 뛰어다니는 작품에 임하는 박서준이다. 이에 그는 "내 팔자다 싶다"는 너스레로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안 하고 싶다. 이제는 그만하고 싶은데, 결국 내가 출연을 결정하는 작품들을 보면 다 이런 장르더라.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끌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만 총 세 편의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 뵙게 될 것 같아요. 영화의 경우 방송과 달리 관객들이 티켓을 직접 구매해서 보러 오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선택'을 받는 거죠. 연속해서 선택을 받는다면 더 행복하겠지만, 그중 한 작품만이라도 만나 뵐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죠."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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