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보다 재밌는 하정우의 '비공식작전'[TF인터뷰]
입력: 2023.08.01 00:00 / 수정: 2023.08.01 00:00

흙수저 외교관 민준 役으로 3년 만에 스크린 복귀
"극장가가 활력을 되찾는 데 일조하는 작품되길"


배우 하정우가 영화 비공식작전으로 약 3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주)쇼박스
배우 하정우가 영화 '비공식작전'으로 약 3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주)쇼박스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하정우가 익숙하지만 낯선 곳에서 '비공식작전'을 무사히 완수했다. 그는 굳건한 믿음을 쌓은 김성훈 감독, 주지훈과 함께 위험천만한 모로코에서 뜨거운 탈출기를 펼치고 3년 만에 극장으로 돌아왔다.

오는 2일 스크린에 걸리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 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다.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하정우는 개봉을 앞둔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정우는 2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지난해 넷플릭스 '수리남'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났다. 하지만 극장을 찾는 건 '클로젯'(2020) 이후 약 3년 만으로, 다작 행보를 펼쳤던 그에게 꽤 긴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날 생각에 설렌다는 하정우는 "제작보고회부터 무대인사까지 했는데 처음에는 낯설더라고요. 기억이 새록새록 나고 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정우는 있는 건 배짱뿐인 흙수저 외교관 민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주)쇼박스
하정우는 있는 건 배짱뿐인 흙수저 외교관 민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주)쇼박스

작품은 1986년 레바논 주재 한국 대사관 도재승 서기관이 베이루트에서 납치됐다가 약 20개월 만에 풀려난 실화 사건을 다뤘다. 앞서 '피랍'으로 알려졌지만, 단어가 주는 무게감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제목을 바꿨다.

또한 원래 작품에는 캐릭터의 전사부터 당시 레바논의 상황과 이슬람 무장 단체의 활동, 납치됐던 인물의 감정 등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지만, 이를 거둬내면서 실화가 주는 무거움을 많이 덜어냈다.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하정우는 "처음보다 많이 편해졌고, 심플해졌어요. 좋은 의미로요. 관객들이 보기 더 편해졌고, 또렷해졌죠"라고 자신했다.

사실 중동 지역의 정치·종교적 역학관계로 인해 국민이 납치나 고립됐다가 탈출, 구출되는 이야기는 익숙한 소재다. 최근 '모가디슈'(2021) '교섭'(2022) 등이 개봉했던 만큼, 대중들은 기시감을 지울 수 없다는 반응도 보였다. 그 누구보다 이를 잘 알았던 하정우가 '비공식작전'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5년 전, 대본을 처음 받았던 때를 회상한 그는 '터널'(2016)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김성훈 감독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터널'의 소설이 비극적이라 상업영화로서 약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성훈 감독은 그 안에서 재미와 매력을 찾아내고 확장했죠. 레바논에서 구출하는 이야기가 심플하지만, 탄탄했기에 영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고 봤어요. 김성훈 감독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겠다는 믿음도 있었죠. 그와 힘을 합쳐서 작업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어 하정우는 취재진이 '모가디슈', '교섭'에 없는 '비공식작전' 만의 매력을 묻자 말을 아꼈다. 잠시 고민에 빠진 그는 "각자만의 장점이 있을 것"이라며 "결국 취향 차이다. 제 취향을 물으신다면, '아이언맨' '미션 임파서블' '허삼관'보다 재밌어요"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하정우는 주지훈과 재회한 것에 관해 구력이 생겼더라. 미리 약속하지 않고 서로 눈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췄다고 전했다. /(주)쇼박스
하정우는 주지훈과 재회한 것에 관해 "구력이 생겼더라. 미리 약속하지 않고 서로 눈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췄다"고 전했다. /(주)쇼박스

하정우는 있는 건 배짱뿐인 흙수저 외교관 민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작전을 성공하면 미국으로 발령받을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안은 민준은 실종된 지 20개월 만에 생존 소식을 전한 동료 외교관을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향한다. 인물이 처한 상황과 실화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움, 상업영화의 기능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하정우는 매 순간 자신을 대입하며 고민을 해결해 나갔다.

"'동료가 납치된 상황에서 이렇게 웃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상업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무시할 수 없었어요. 상황이 무겁지만,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숨을 쉬어야 했죠. 여유를 찾아야 했어요. 관객들이 바라는 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면서 톤앤매너를 갖기 시작했죠. 제가 위축되면, 감독님이 '너무 갇힌 사람처럼 하지 말아라. 상황에 집중해라'고 했어요. 촬영하면서 점점 부담감으로부터 자유로워졌어요."

'비공식작전'은 하정우와 주지훈의 대체 불가한 케미스트리가 관전 포인트다. 앞서 두 사람은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저승차사 듀오로 활약했고, 티빙 '두발로 티켓팅'으로 '찐친 케미'를 발산했다. 이번에도 '아는 맛이 무섭다'는 걸 제대로 보여준 가운데, 주지훈과 약 5년 만에 작품에서 재회한 하정우는 "첫 장면을 찍으면서 (주지훈이) 성장했다는 걸 바로 느꼈다"고 칭찬했다.

"'이 친구가 구력이 생겼구나'라고 느꼈죠. 오랜만에 작업을 했는데 둘이 함께 연기하고 호흡했던 것들이 기억나더라고요. 세포가 살아나는 느낌이었어요. 리허설 없이 바로 첫 테이크를 간 적도 있어요. 미리 약속하지 않고 서로 눈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췄죠."

하정우는 비공식작전이 극장가가 다시 활력을 찾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주)쇼박스
하정우는 "'비공식작전'이 극장가가 다시 활력을 찾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주)쇼박스

그런가 하면 하정우는 영화 '로비' 연출을 맡으면서 '허삼관'(2015) 이후 8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작품은 골프와 거리가 멀고 비즈니스와 거리가 더 먼 연구원 창욱이 국가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펼치는 로비 골프 난장 소동극이다.

마냥 새로운 영화를 기다리는 게 아닌, 직접 기존 상업영화와 결이 다른 작품을 위해 나선 하정우는 "배우로서 책임져야 하기에 한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제작이나 연출할 때는 조금 더 편하고 넓어지는 부분이 있어요. 제가 도전해 보고 싶은 게 생기면 다른 통로를 통해 시도해 보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올여름 텐트폴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뜨겁다. 특히 '비공식작전'은 김용화 감독의 SF '더 문'과 같은 날 개봉하면서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됐다. 오랜만에 여름 시장에 뛰어든 하정우는 "모두 다 잘 돼서 극장가가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영화 시장이 좋지 못한데, 경쟁하면서 다 잘됐으면 좋겠어요. 관객분들이 극장을 많이 찾으시고, 심야 영화도 다시 부활했으면 좋겠고요. 이렇게 활력을 찾는데 '비공식작전'이 일조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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