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우도환'] '사냥개들'로 재정립·확신한 신념
입력: 2023.06.18 00:00 / 수정: 2023.06.18 00:00

다채로운 모습 속 올곧은 가치관

배우 우도환이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우도환이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많은 것을 감내해야 했고 제작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배우 우도환은 힘든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건우가 아니었다면 나 역시 이렇게까지는 못 했을 것"이라는 그다. 어떤 인물의 눈빛이나 행동거지 등은 연기로 흉내 낼 수 있지만, 마음가짐까지 동화되기란 어려운 법이다. 우도환이 오롯이 김건우가 될 수 있었던 건 그들의 '신념'이 '가치관'이 일맥상통했기 때문이었다.

우도환은 앞서 반항기 가득한 모습부터 친구와 좋아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순애보적인 모습, 남모른 사연을 지닌 의뭉스러운 모습, 신념과 핏줄, 우정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하는 절절한 모습, 절도 있다가 순박한 1인 2역까지 너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였다.

그러더니 이제는 악역보다 어렵다는 올곧게 착하고 순한 모습까지 완벽하게 변신해 자기 옷을 입은마냥 소화해 낸다. 이쯤 되니 '우도환'의 진짜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욱 기다려졌다.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어떤 모습으로 인사를 건넬지 말이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감독 김주환) 인터뷰를 위해 만난 우도환은 실제로도 다채로웠다. 함께 호흡을 맞춘 김주환 감독과 배우 이상이를 언급할 때는 무한 신뢰와 애교 가득한 모습을 보이고, 때로는 장난기 섞인 넉살을 툭툭 내뱉는다. 그러다가도 경험에서 축적된 능청스러움을 발휘할 때도 있다. 특히 인터뷰이로서 최고의 배우였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그 질문 이상의 대답을 알아서 척척 내놓는다. 4년 만의 인터뷰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가 인터뷰 내내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바로 자신만의 가치관이었다.

"진심은 언젠가 닿는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사실 와전되는 경우도 의도하지 않았던 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무섭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진심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구설수에 오르는 게 싫어서 거짓말을 하는 순간 언젠가 누군가는 제가 한 거짓말을 수습해야 하는 때가 오는 것도 원하지 않고요. 차라리 제가 진실되게 살면서 당장은 전해지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제 진심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믿는 거죠."

배우 우도환이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우도환이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사냥개들'은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 건우(우도환 분)와 우진(이상이 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청년경찰'로 청춘의 성장과 버디 콤비를 보여준 김주환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이번에는 우도환과 이상이의 '브로맨스'를 내세워 영화가 아닌 8부작 시리즈를 완성했다.

우도환은 먼저 "이 작품은 릴리즈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고 감사드린다"고 작품 공개 소감을 밝혔다.

우도환의 겸손한 말과 달리 작품은 14일 기준, 공개 3일 만에 2797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부문(비영어) 2위에 올라섰다. 한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프랑스, 멕시코를 비롯한 40개 국가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진심이 곧 정공법'이라는 우도환의 신념은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사냥개들'은 우직하고 한없이 착한 건우를 통해 '좋은 마음이 좋은 마음을 낳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도환은 "보통 착한 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를 보면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흑화한다. 하지만 우리 작품은 다르다. 건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모습이다. 오히려 건우에 의해 우진과 현주 나아가 홍민범(최시원 분)과 민강용(최영준 분)도 동화된다. 각자 이기적인 마음이 조금씩 있었던 사람들이 건우를 보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헛된 마음을 버리고 변해가며 권성징악을 이뤄낸다"고 설명했다.

배우 우도환이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우도환이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그래서일까. 김 감독은 우도환에게서 건우의 모습을 발견했고,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역할에 부담감을 갖고 있던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우도환 또한 건우를 연기하며 '내가 그동안 믿고 걸어왔던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믿음을 었었단다.

그는 "긍정적으로 지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배우라는 직업이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만큼 욕하는 사람도 있지 않나. 팬들이 나를 통해 많은 걸 느끼고 행복하다고 말해준다. 반면 날 싫어하는 사람들은 나를 욕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라며 "그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이바지하는 것 같아 이 또한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우도환은 "내게 건우는 신념과 가치관을 다시 한번 정립하게 해준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누가 봐도 힘들 것 같은데 그런 티를 전혀 내지 않는 건우예요. 저 역시 '좋은 마음이 좋은 마음을 낳는다'는 가치를 잊지 않고 촬영장에서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건우가 엄마를 위해 운동을 하는 것처럼 저도 저보다 힘들 스태프들을 위해서 힘든 티를 내고 싶지 않았죠. 건우처럼 내 행동이 언젠가는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믿고, 또 앞으로도 이런 삶을 추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배우 우도환이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우도환이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사실 '사냥개들'은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이다. 출연배우 김새론이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키며 작품에도 폐를 끼쳤기 때문이었다. 이에 우도환은 "모두가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2021년 12월 중순부터 촬영을 시작한 작품은 막바지 촬영 중 이 사건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김 감독은 급하게 7, 8회 대본을 수정해야 했고 배우들 또한 촬영 재개만을 기다려야 했다.

우도환은 "회피한다고 될 상황이 아니었다"면서도 "주환이 형은 바로 제주도로 내려갔다. '한 달 안에 어떻게든 7, 8회를 써오겠다'고 하더라. 마음 같아서는 같이 내려가서 옆에 있어 주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우린 잘될 거야'라는 마음을 가질 수가 없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몇 년간 고생했던 작품인데, 나온 것만으로도 감사했죠.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한 순간도 있었거든요. '만약 그 일이 없었다면 어땠을까'라는 말도 하기 어려워요. 7, 8회가 튄다고 말하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충분히 이해해요. 다만 어쩔 수 없이 일어날 일이 일어났고, 저희는 그 안에서 최선의 결과물로 만들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도환은 2023년에만 MBC '조선변호사'와 '사냥개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다채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다른 캐릭터를 보여준 것 같다. '조선변호사'가 구강 액션이었다면, '사냥개들'은 맨몸 액션이었다. 그리고 둘 다 똑같이 힘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내 전역 후 활발한 활동으로 인사드릴 수 있어 행복했다는 소감도 전했다.

"짧은 기간 안에 전역하자마자 지었던 농사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아주 기분이 좋았던 올해 상반기였습니다. 전역 후 곧바로 촬영을 했어야 했는데, 그 열정이 통한 기분이에요. 좋은 작품들로 변신도 하고 여러 모습 보여드리며 인사드릴 수 있어서 지금도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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