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어공주 탄생+새 OST UP, 원작 고유의 감성 DOWN
디즈니의 실사 뮤지컬 영화 '인어공주'가 지난 24일부터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디즈니 제공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디즈니 프린세스 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인어공주'가 34년 만에 실사판으로 돌아왔다. 전 세계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화제를 모았던 '인어공주'는 실사화라서 신선했고, 실사화라서 아쉬웠다.
24일 개봉한 디즈니의 실사 뮤지컬 영화 '인어공주'(감독 롭 마샬)는 아틀란티카 왕국의 인어공주 에리얼(할리 베일리 분)이 바다에 빠진 왕자 에릭(조나 하워 킹 분)의 목숨을 구해주며 자신의 마음을 따라 금지된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과 그 과정을 그렸다.
동명의 디즈니 인기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34년 만에 그것도 실사판으로 리메이크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캐스팅 과정에서 흑인배우인 할리 베일리가 에리얼 역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잡음이 일기도 했다. 에리얼뿐만 아니라 에릭 왕자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셀리나 왕비 역 역시 흑인배우 노마 두메즈웨니가 캐스팅됐다.
몇몇 팬들의 불평과 불만이 쏟아졌지만, 디즈니는 흔들리지 않았다. 34년 만에 재탄생된 '인어공주'에 피부색이 중요할까. 시대적 변화 흐름에 맞춰 흑인 캐스팅은 전혀 문제될 수 없다는 소신을 확고히 했다.
'인어공주'가 흑인 인어공주를 내세우며 캐스팅만으로 잡음이 일었으나, 소신을 보였다. /디즈니 제공 |
디즈니의 도전은 유의미했다. 그동안 PC(정치적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 PC)주의를 추구해 온 자신들의 방향성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보여줬다.
비단 인종적 다양성을 존중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어공주'는 주인공 에리얼의 모험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진취적인 성격을 강조했다. 실제로 에릭 왕자가 마녀 우르술라를 물리치고 인어공주를 구하는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에리얼이 직접 몸을 날리며 적극적으로 나서 왕자를 구해낸다.
실사화인 만큼 중요했던 영상미도 완벽했다. 시작과 동시에 들어간 바닷속은 실제처럼 생생했다. 인어들뿐만 아니라 캐릭터인 플라운더와 세바스찬 역시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조화를 이룬다. 이에 에리얼과 캐릭터들이 함께 있을 때면, 영화인지 애니메이션인지 헷갈릴 정도다.
여기에 더해 OST가 흘러나오자 잊고 있던 동심이 살아난다. 특히 'Part Of Your World(파트 오브 유어 월드)'와 'Under the Sea(언더 더 씨)'는 관객들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했다. 영화를 통해 나온 새로운 OST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신선했다. 그중에서도 갈매기 스커틀과 세바스찬이 왕국의 소식을 전하는 'The Scuttlebutt(더 스커틀벗)'은 강한 중독성을 자랑했고, '인어공주'의 새 명곡 탄생을 예감케 했다.
'인어공주' 실사판이 '케미' 등 아쉬움을 남겼다. /디즈니 제공 |
반면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는 작품이기에, 고유의 성격도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에서 아쉬움은 남는다. 인종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지만, '인어공주' 하면 떠오르는 붉은 머리색까지 굳이 지울 필요가 있을까 싶다.
할리 베일리의 훌륭한 가창력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잘해도 너무 잘하는 가창력이 오히려 간극을 만든다. 맑고 순수한 동심을 생각했다면 자칫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낯익은 주제곡은 분명 향수를 자극하는데, 그 위에 입혀진 할리 베일리 특유의 보컬은 다소 과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작품의 스토리는 자신의 운명을 쟁취하는 주인공들의 '모험'과 '로맨스'에 치중했다. 문제는 '성장'은 있는데 '설렘'은 없다. 어떤 배우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는 차치하더라도 두 주인공의 '케미'가 없다는 점에서 몰입도를 방해한다.
분명한 건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는 영화라는 점이다. 어떤 점을 주안점으로 두느냐에 따라 관객들의 반응도 갈릴 '인어공주'다. 전국 극장가에서 상영 중이며 러닝타임은 13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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