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김우빈, 일상의 소중함과 행복 전달한 '택배기사' [TF인터뷰]
입력: 2023.05.29 00:00 / 수정: 2023.05.29 00:00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12일 공개…3일 만에 글로벌 차트 접수

배우 김우빈이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우빈이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병마를 이겨내고 복귀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배우 김우빈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매일, 매 순간이 행복하고 감사하다. 그리고 그런 김우빈의 연기를 보는 시청자들까지도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감독 조의석)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 분)과 난민 사월(강유석 분)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작품은 공개 후 3일 만에 3122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TV부문 1위로 올라섰다. 이에 김우빈은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소감을 밝혔다. 그는 "기대를 안 해야 실망도 없다고 생각해 사실 기대를 안 하려고 노력했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목표였다"면서도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있어 정말 놀랐다. 나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 모두가 좋아하고 있다. 덕분에 감사한 순간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우빈은 극 중 막강한 전투 실력을 가진 인물이자 낮에는 생존을 위한 산소와 생필품을 전달하고, 밤에는 세상의 질서를 바꾸려는 전설의 택배기사 5-8 역을 맡았다. 랭킹 1위답게 막강한 전투 실력을 가진 그는 몇몇 택배기사와 함께 난민을 돕고 천명그룹의 비밀을 파고드는 인물이다.

지난 2022년 개봉된 영화 '외계+인'에 이어 또다시 실험적인 SF장르를 소화해 낸 김우빈이다. 그는 '택배기사' 출연 이유에 관해 영화 '마스터'를 함께했던 조의석 감독이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고 밝혔다. 처음 제안을 받을 당시 코로나 시기였던 것도 한몫했다. 김우빈은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대본이 더 와 닿았다. 어쩌면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품이 흥미로웠고 계속 궁금했다"며 "또한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고 그중에서도 5-8이 궁금해서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우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에서 5-8역을 맡아 활약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우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에서 5-8역을 맡아 활약했다. /넷플릭스 제공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4부까지만 나와 있던 상황이었어요. 감독님이 딱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믿어 달라'고요.(웃음) 이전에 함께 작업했을 때 좋은 기억과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감독님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죠. 역시나 이번에도 함께하는 과정은 즐거웠어요. 감독님과는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조의식 감독 역시 자신을 믿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 준 김우빈을 최우선으로 배려했다. 5-8은 흡연자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는데, 김우빈의 건강을 우려한 조 감독은 해당 설정 자체를 배제하려 했다. 그러나 김우빈은 내심 마음에 걸렸다.

그는 "내가 보기에도 5-8이라는 인물은 이상하게 담배가 어울렸다. 도저히 빼고 갈 수가 없었다. 감독님께 혹시 CG가 가능하다면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기가 있는 걸 지우는 건 어렵지만, 없는 걸 만드는 건 쉽다고 하더라"며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모형 담배로 연기를 했다. 담배 연기가 올라와 눈이 따가울 때의 타이밍, 재를 털어내는 타이밍 등을 계산하고 상상하며 연기했다. 나름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액션 장면이 많은 만큼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는데, 이 역시 스태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그를 도왔다. 김우빈은 "1년 반을 못 쉬고 다른 작품을 계속해 오고 있었던 상황인 데다 '택배기사'를 바로 촬영해야 해 걱정이 되긴 했다. 다행히도 현재 몸 상태는 많이 좋아져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스태프들이 챙겨줬다. 힘들지 않은 스케줄이 되게끔 내게 맞춰 최대한 조율을 해줬기 때문에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또 다른 지원군은 역시나 '마스터'를 통해 합을 맞췄던 무술팀이었다. 김우빈은 "액션은 다 힘들다. 한 컷 한 컷 다 많은 사람이 힘을 합쳐서 만들어야 하는데 '마스터'에서 호흡을 맞췄던 형들과 함께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액션신은 리액션이 중요하니까 어설프게 쳐도 잘 받아줬기 때문에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며 "과거의 액션이 현재와는 달랐으면 했다. 과거에는 경험이 부족해서 투박하고, 거칠고, 날 것 같지만 그 상황과 세상에 대한 분노가 잘 담겨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몸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우빈이 촬영 중 느낀 고충을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우빈이 촬영 중 느낀 고충을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불편함은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발생했다. 바로 마스크를 쓰고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김우빈은 "아무래도 제대로 안 들리는 경우가 있다 때때로 후시 녹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도 현장감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사실 소리는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내가 쓴 마스크가 마스크로서 기능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호흡이 어렵고 추운 날에는 습기가 고여 고개를 기울이면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였다"고 밝혔다.

"상황을 이해하고 몰입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되긴 했어요. 다만 마스크를 쓰고 액션을 하면 마스크가 움직이다 보니 어렵더라고요. 결국 얼굴에 접착제를 바르고 마스크를 붙인 뒤 연기했는데, 그걸 뗄 때 많이 아팠죠."

캐릭터 구축에 있어서도 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김우빈만의 5-8을 만들었다. 캐릭터의 전사를 곱씹으며 어떤 인물인지 해석했고, 이를 통해 감정선을 어떻게 묘사해야 할지 연구했다. 김우빈은 "5-8은 난민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버림받은 아픔을 지닌 인물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같이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한다. 이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부모님은 식량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생각했어요. 남들은 그를 김정도라고 부르지만, 부모한테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기 때문에 애정도 없고 그렇게 부르는 것도 싫어하죠. 그래서 5-8로 이름이 없는 인간처럼 살았을 것 같았어. 밝은 부모의 영향인지 사람들과 잘 지냈지만, 방금 전까지 동료였고 친구였던 사람들이 식량 앞에서 한순간에 변하는 모습을 보고 상처받고 아파하는 것을 반복해요. 결국 점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만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 생각해 표현에 서툴게 된 거죠. 어렸을 때 만난 뚝딱할배(김의성 분)만이 어른이라는 걸 느끼고 나름의 표현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랜 시간 살아온 환경 탓에 자신도 모르게 툭툭거리죠. 사실 더 많은데 하나하나 다 이야기하면 하룻밤을 새워야 할 것 같아요.(웃음)"

배우 김우빈이 일상의 소중함을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우빈이 일상의 소중함을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앞서 김우빈은 비인두암 투병으로 활동을 중단했고, 완치 후 6년 만에 복귀한 바 있다. 그는 "투병 이후 작품에 대한 마음은 같다. 어떤 작품이든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감사한 부분이 너무 많다. 투병 이전에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건강한 줄 알고 남들 영양제 다 챙겨주면서 정작 나는 안 먹었다. 근데 당연하게 생각했던 걸 잃어보니까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고, 더 감사하게 잘 지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쉬는 기간 너무 많은 응원과 힘을 받아서 도움이 많이 됐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힘이 됐던 건 '나도 투병했는데 지금 너무 건강하다'는 말이었다. 인터넷에 검색하다 보면 안 좋은 이야기도 많으니까 걱정하게 될 때가 많은데 건강해졌다는 말을 들으면서 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처음으로 가족 이외에 존재 자체만으로 힘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건강을 잘 유지해서 지금 내 위치에서 내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며 "비인두암 환우분들은 내가 건강하다는 이유만으로 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열심히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 더 많은 분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투병하면서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봤는데 속상했던 게 그동안 일이 전부였더라고요. 쉴 때도 일 생각만 하고, 제 삶이 없었던 것 같아요.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나를 찾아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렇기에 지금은 제 삶이 더 중요해요. 이건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예전에는 때에 따라 밤낮을 바꿨는데 이제는 최대한 제 삶의 루틴과 리듬을 깨지 않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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