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듯 부드럽고 애잔한 보이스에 애절한 감성 '뚝뚝'
방송가요 순위프로그램 단골 '1위 후보곡' 올라 '롱런'
"처음엔 인기란게 뭔지 몰랐을 때라 정신이 없었죠." 90년 12월 발표한 정규 1집 타이틀곡 '너를 사랑하고도'는 전유나의 뛰어난 가창력에 힘입어 6개월만에 히트곡 반열에 올랐다. /전유나 |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그를 사랑하면서도 난 늘 외로움을 느꼈다. 나를 사랑한다고 했지만 그는 정작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그의 마음을 알았다. 말로만 사랑했다는 것을... 그래도 마지막까지 그 사람 앞에서 웃음을 잃지 않겠다.'
전유나의 '너를 사랑하고도'는 절절한 사랑을 해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노래다. 우선 전유나 특유의 짙은 감성과 애절함이 가득 묻어난다. 슬픈듯 부드럽고 애잔한 보이스와 리듬에 실려 이별로 인한 상처, 가슴속 깊게 베인 쓸쓸함을 보듬어준다.
'너를 사랑하고도 늘 외로운 나는 가눌수 없는 슬픔에 목이 메이고/ 어두운 방 구석에 꼬마인형처럼 멍한 눈으로 창밖을 바라만 보네(중략)/ 저 산 하늘 노을은 항상 나의 창에 붉은 입술을 부딪쳐서 검게 멍들고/ 멀어지는 그대와 나의 슬픈 사랑을 초라한 모습 감추며 돌아서는데/ 이젠 더이상 슬픔은 없어 너의 마음을 이젠 난 알아/ 사랑했다는 그 말 난 싫어 마지막까지 웃음을 보여줘'(전유나 '너를 사랑고도' 가사)
전유나의 '너를 사랑하고도'는 절절한 사랑을 해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노래다. 우선 전유나 특유의 짙은 감성과 애절함이 가득 묻어난다. /전유나 |
90년 12월 발표한 정규 1집 타이틀곡 '너를 사랑하고도'는 전유나의 뛰어난 가창력에 힘입어 6개월만에 히트곡 반열에 올랐다. 발매 한달만에 연말 가요시상식 신인상 후보를 시작으로 이듬해부터 방송 가요 순위프로그램 단골 '1위 후보곡'으로 오르며 롱런했다.
"처음엔 인기란게 뭔지 몰랐을 때라 정신이 없었죠. 인기가요 순위에서 2위만 무려 16차례 했어요. 그런데 상복은 없었는지 1위는 한번도 못해봤어요. 당시 발라드를 포함해 다양한 장르가 혼재하던 시기였는데 폭발력 보다는 스테디한 사랑을 받은 게 더 기분 좋아요."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이 곡은 많은 가수들이 커버송으로 불렀지만 어느 누구도 원곡 느낌을 살리지는 못했다. 그만큼 원곡가수의 목소리에 스민 애절함의 깊이가 다르다. 전유나는 "시간이 흘러갈수록 생명력이 살아난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전유나는 89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사랑이라는 건'으로 대상을 수상한 뒤 가요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대상 수상곡의 경우 통상 대학가요제의 무게감에 실려 방송에 자주 노출되게 마련이지만, 이듬해 발표한 '너를 사랑하고도'가 더 크게 히트했다.
최근 자작곡 '청춘에'도 잔잔한 반응을 내고 있다. 전유나는 오랜 시간 함께 만났던 사람들을 회상하며 관조적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느낌의 곡"이라고 설명했다. /전유나 |
싱어송 라이터로 최근 그의 자작곡 '청춘에'도 잔잔한 반응을 내고 있다. 전유나는 "나이가 드는게 슬프다기보다는 오랜 시간 함께 만났던 사람들을 회상하며 관조적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느낌의 곡"이라고 설명했다. 한번 들으면 저절로 흥얼거릴만큼 쉬운 멜로디가 쉽고 편하게 와닿는다.
후학들을 위해 서울종합예술학교와 백석예술대학교 겸임교수로 강단에 섰고, 국방FM에서 '너를 사랑하기에 전유나입니다'를 최근까지 7년간 진행하며 청취자들과 교감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대비되는 예리하고 똑부러지는 멘트가 매력적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오랜 시간 음악과 함께 해온 그의 향후 계획은 어떨까. 직접 들어봤다. "라디오는 이번 봄개편을 맞아 2000회를 끝으로 마무리 했어요. 신곡도 발표했고, 2019년 이후 4년만에 올가을 콘서트 준비도 하고 있어요. 여유가 생겼으니 앞으로 노래에 좀더 집중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