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의 '원점'이 작품의 주제"
직접 꼽은 '더 글로리' 명장면 명대사
김은숙 작가가 '더 글로리'의 전 세계적인 히트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넸다. /넷플릭스 제공 |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를 탄생시킨 김은숙 작가가 작품에 보내준 사랑에 고마운 마음과 함께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 동은(송혜교 분)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은 4억 1305만 시간 누적 시청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 역대 시청 시간 6위로 올라섰다.
김은숙 작가는 먼저 "감사의 인사는 죽을 때까지 해도 모자랄 것 같다. 대한민국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전 세계 시청자 여러분~ 저 지금 너무 신나요!"라며 본인이 쓴 명대사를 빌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동은 캐릭터에게는 "사랑하는 동은아. 많이 아팠을 거야. 많이 울었을 거야. 더 많이 죽고 싶었을 거야. 그런데도 뚜벅뚜벅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고마워. 힘들었겠지만 네가 걸어온 그 모든 길이 누군가에겐 '지도'가 됐단 걸 알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어느 봄에는 꼭... 활짝 피어나길 바라 동은아"라고 말했다.
'더 글로리'는 4억 1305만 시간 누적 시청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 역대 시청 시간 6위로 올라섰다. /넷플릭스 제공 |
다음은 김은숙 작가 일문일답이다.
- '더 글로리'에 많은 사랑을 보내준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인사 및 소감
감사의 인사는 죽을 때까지 해도 모자랄 것 같습니다. 해서, 이 지면을 빌어 짧고 굵게 해보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전 세계 시청자 여러분~ 저 지금 너무 신나요!
- 파트1과 파트2의 공개 사이 어떻게 지냈는지
드라마 작가의 숙명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OTT가 아닌 다른 채널에서 방송하면 본방송이 끝나고 시청률이 나오는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약 8시간 정도의 지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OTT니까 그냥 즐기면 되겠다 했었는데, 웬걸요. 파트1과 파트2사이에 100일도 넘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웃음) 드라마 작가의 숙명인 듯합니다.
- 직접 꼽은 명대사, 명장면
대사를 뽑으면 한도 끝도 없어서 신으로 뽑아 봤습니다.
1. 경찰서 장면의 "들어야죠. 18년이나 지났지만." 이유는 경찰분과 동은이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다 알고 보면서도 눈물 났어요.
2. 어린 동은이와 빌라 주인 할머니의 과거신 "봄에 죽자 봄에." 손숙 선생님께서 대사 뱉자마자 어린 동은이와 같은 타이밍으로 오열했어요.
3. 마지막회 마지막 장면. "사랑해요" 이유는 동은이를 핑계로 살고 싶은 여정(이도현 분)과 여정이를 핑계로 살고 싶은 동은이의 "사랑해요"는 '살고 싶어요'의 다른 표현이었습니다.
4. 소희 빙의되는 굿판. 모든 상황이 좋았어요. 벌전을 내리는 소희의 존재를 기댈 대사 한 줄도 없이 그대로 느끼는 동은이의 연기가 압권이었어요.
5. 여정과 도영(정성일 분)의 바둑 신. 여정이가 얘기하는 피해자들의 '원점'이 좋았습니다. 그 대사가 '더 글로리'의 주제이기도 하고, 여정이의 입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는데 이도현 씨는 숨소리까지 너무나 완벽하게 전달해 주셨어요.
6. 연진(임지연 분)과 신 서장의 장례장 신. "됐고요!!! 수습하실 거죠!!!"하는 연진이의 연기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 동은과 여정의 현재와 미래, 행복할 수 있을지
여정과 도영의 행보는 결국 복수와 파멸이 맞습니다. 복수의 과정에서 이미 그들도 가해자가 되고 그래서 그렇게 또 다른 지옥인 교도소를 향해 가는 것 말고는 살아갈 방법을 모르는 두 사람인 거죠. 하지만 여정과 동은은, 둘이 함께니까 천국을 향해가듯 지옥을 향해갑니다. 참으로 미친 사랑입니다.
- 배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성인 연기자분들께는 그동안 영상을 통해, 사석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질문에는 그 외 연기자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동은오적'을 연기해준 아역 연기자분들, 예솔이부터 손숙 선생님까지, 그리고 극에 등장해주신 모든 엄마들, 그리고 정말 단 한 장면도 빈 곳 없이 꽉꽉 채워주신 그 외 모든 연기자분들께 진심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 직접 꼽은 관전 포인트
아껴 보셔도 되고 한꺼번에 보셔도 되고 것도 아니면 아주 먼 후일에 보셔도 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회까지 꼭 보아주셔요. 그래서 피해자분들의 '원점'을 꼭 응원해 주세요.
- 동은에게 하고 싶은 말
사랑하는 동은아. 많이 아팠을 거야. 많이 울었을 거야. 더 많이 죽고 싶었을 거야. 그런데도 뚜벅뚜벅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고마워. 힘들었겠지만 네가 걸어온 그 모든 길이 누군가에겐 '지도'가 되었단 걸 알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어느 봄에는 꼭.. 활짝 피어나길 바라 동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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