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임영무 기자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SM 인수 전후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플랫폼에 관한 합의에 만족한다고 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SM 인수 시도가 무산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하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한다는 분이 있겠지만, 우리 미래에 가장 중요한 축인 플랫폼에 관해 카카오와 합의를 끌어내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고 있고 SM은 팬 커뮤니티 버블을 소유하고 있다. 하이브가 SM을 인수했을 때 가장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분야도 바로 위버스와 버블로 꼽혔다. 그러나 카카오-카카오엔터가 SM 인수전에 뛰어들어 '쩐의 전쟁'이 됐고 하이브는 SM 인수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수만 전 창업자의 지분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현재 SM 주식의 약 15%를 보유한 하이브가 그냥 물러난 건 아니다. 하이브는 당시 "SM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합의함과 동시에 양사의 플랫폼 관련 협업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플랫폼 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방 의장은 이번 포럼에서 이 부부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그는 "저희가 후퇴하면서 플랫폼에 관해 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하고 있다. 또한 SM의 문제적 지배 구조 해소에 일조했다는 것에 굉장히 큰 가치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관련해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위버스와 버블은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팬덤을 기반으로 한다는 대전제는 일치한다. 공존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플랫폼 합의'라는 것 외에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방 의장은 SM 인수 전후 과정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19년 두 차례 인수 제안이 수포로 돌아갔고, 지난해 다시 한번 SM 인수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당시에는 하이브가 오히려 SM 인수를 거절했다. 그러나 경영권으로 분쟁을 겪던 이수만의 제안으로 최대주주가 될 기회가 오면서 다시 한번 SM 인수가 급물살을 탔다.

방시혁은 "이수만 씨의 지분을 인수하면 평화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장 과열 등 생각 이상의 치열한 인수전에 대해서는 저희의 예상 밖이었던 게 사실이다. 오랜 시간 동안 SM이라는 회사에 대한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저희가 생각했던 가치가 있었고 그 가치를 넘어선다고 생각했을 때는 고민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끝끝내 인수하는 게 맞느냐는 논의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이브에는 하이브스럽다는 말이 있었고, 이것이 하이브스러운 결정인가 고민을 했다. 저희가 처음 인수전에 들어갈 때 생각한 가치를 넘어서려고 하는 상황에서 저희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들어갈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이브가 SM 인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SM 현 경영진과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분쟁으로 비춰졌다. 방 의장은 SM 소속 가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방시혁은 "인수를 전쟁으로 바라보는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얘기를 하는 순간에도 아티스트들은 가슴앓이 하면서 본인의 업을 충실히 했고, 팬들도 그 자리에 서서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지지했다. 저희나 카카오나 아티스트 및 팬들을 위한 인수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는 아티스트나 팬들을 배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매니지먼트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저희의 본질은 아티스트의 행복과 팬들의 행복이다. 이렇게까지 아티스트들과 팬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는 점에서 너무나 슬프고 밤잠을 못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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