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흥행에 '안길호 감독 학폭' 악재 '더 글로리' [TF초점]
입력: 2023.03.14 00:00 / 수정: 2023.03.14 07:50

나무랄 데 없는 흥행 가도, 지워지지 않는 '흠'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연출한 안길호 감독이 학교 폭력 논란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더팩트 DB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연출한 안길호 감독이 학교 폭력 논란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극본, 연출, 호연 삼박자를 고루 갖추며 파트1에 이어 파트2까지 성공시킬 줄 알았던 '더 글로리'가 큰 오점을 남겼다. 그것도 '학폭' 복수극을 연출한 감독의 '학폭 논란'이라는 아이러니와 함께 말이다. 흥행은 성공했지만, '완벽'이란 게 이처럼 어렵다는 걸 몸소 보여준 '더 글로리'가 씁쓸할 뿐이다.

지난 10일 파트2가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는 파트1 공개 이후 약 3개월의 기다림에 완벽하게 보답하며 막을 내렸다. 떡밥 회수는 물론이며 제대로 된 권선징악 결말까지 선보이며 '웰메이드 작품'의 진가를 보여줬다.

작품은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학교 폭력(학폭) 희생자였던 문동은(송혜교 분)의 완성된 복수는 '더 글로리'의 영광의 피날레로 이어졌다. 파트2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3위(이하 플릭스패트롤 집계 기준)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화제성을 입증한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대만, 태국,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볼리비아, 칠레, 멕시코, 페루,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전 세계 26개 국가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파트1에 이은 흥행을 알렸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작품 속 여러 학폭 장면과 피해자인 주인의 복수를 연출한 안길호 감독의 '실제 학폭 의혹'이었다.

더 글로리가 파트2가 공개된 가운데, 갑작스러운 연출자의 학폭 논란에 휩싸였다. /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가 파트2가 공개된 가운데, 갑작스러운 연출자의 학폭 논란에 휩싸였다. /넷플릭스 제공

파트2 공개 당일이었던 지난 10일,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더 글로리'를 연출한 안길호 감독의 학교 폭력을 폭로하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1996년 필리핀 유학 시절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안길호 감독이 열댓 명의 친구들과 함께 두 시간가량 중학생을 집단 폭행하고 폭언도 내뱉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길호 감독은 "그런 기억이 없다. 누군가를 무리 지어 때린 일은 없다"며 "내가 만든 드라마에서 가해자들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피해자는 기억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는데 지금 내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상황"이라고 부인했다.

결국 안길호 감독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그 과정 또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기억이 없다던 안길호 감독이 이틀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그는 12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교제 중이던 여자친구가 학교에서 나로 인해 놀림을 받자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타인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줬다"며 학폭 의혹을 뒤늦게 인정했다.

이어 "이번 일을 통해 상처를 받은 분들께 마음속 깊이 용서를 구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뵙거나 유선을 통해서라도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좋지 않은 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당시 안길호 감독의 여자친구였던 A 씨의 입장도 전해졌다. 다만 안길호 감독의 기억과 다소 달랐다. A 씨는 "친구들이 나를 놀렸던 것은 심한 놀림이 아니라 친구끼리 웃고 떠드는 일상적인 것이었다. 안 감독에 대한 놀림도 성적인 농담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피날레를 보여주고 흥행의 기쁨을 만끽할 일만 남은 작품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물론 논란이 파트2의 화제성에 큰 타격을 준 건 아니다. 실제로 '더 글로리'는 작품 공개 사흘 만에 총 35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 스웨덴 등 여러 국가에서도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뒷맛이 찝찝하다. 안길호 감독의 학폭 논란이 지워지지 않는 옥에 티가 됐기 때문이다. 작품의 흥행만 두고 봤을 땐 크게 티가 나지 않더라도 결코 완벽할 순 없는 흠을 제대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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