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불타는 트롯맨', 황영웅 폭행 전과 묵인한 의미 없는 서약서
입력: 2023.03.07 10:00 / 수정: 2023.03.08 11:03

서약서 두고도 하차 미룬 제작진…관계자 "안고 가기 위한 묵인" 지적

MBN 불타는 트롯맨이 황영웅의 하차 결정을 두고 도마 위에 올랐다. /MBN 제공
MBN '불타는 트롯맨'이 황영웅의 하차 결정을 두고 도마 위에 올랐다. /MBN 제공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허울뿐인 서약서였을까. 아니면 이 정도는 결격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일까.

트로트가수 황영웅이 지난 3일 MBN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서 자진 하차한 가운데, 제작진이 황영웅 하차 관련해 늦장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7일 <더팩트> 취재결과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방송 출연을 앞두고 출연자들로부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시에는 (하차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전달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엔 물론 출연자 황영웅의 출연 서약서도 포함됐다.

황영웅이 상해 혐의로 약식 기소된 과거 폭행 전과가 세상에 드러난 시점은 지난달 23일.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황영웅의 하차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았고, 심지어 황영웅은 논란 이후 결승 무대까지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결국 결승 무대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지자 황영웅은 '불타는 트롯맨' 자진 하차를 발표했고, 이에 제작진은 "황영웅의 경연 기권 의사를 존중해 자진 하차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며 "마지막까지 공정하고 투명한 오디션이 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황영웅의 폭행 전과를 오랜 시간 묵인한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의 대응엔 어떤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더팩트>는 황영웅 하차를 둘러싼 결격 사유와 서약서 등 주요 쟁점에 관한 사실관계를 짚어봤다.

트로트가수 황영웅이 폭행 전과 논란으로 인해 MBN 불타는 트롯맨에서 하차했다. /MBN 제공
트로트가수 황영웅이 폭행 전과 논란으로 인해 MBN '불타는 트롯맨'에서 하차했다. /MBN 제공

√이슈 체크1= 황영웅의 결격 사유. 혐의 아닌 '전과'

황영웅을 둘러싼 의혹은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등 여러 제보를 통해 엿볼 수 있지만,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사건은 2016년 술자리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황영웅 논란의 발단이기도 했다. 황영웅은 지난 2016년 술자리에서 지인을 폭행해 벌금 50만원 약식 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피해자는 한 유튜브를 통해 "생일에 폭행을 당했다. 술을 안 마시는 모임에 가려고 한 내게 황영웅이 '술을 마시러 가자'며 실랑이가 있었고, 갑작스럽게 주먹이 날아왔다. 쓰러진 내 얼굴을 발로 찼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이에 대해 "한 개인이 과거사를 세세하게 파헤치고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실 파악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의혹', '혐의'도 아닌 이미 범죄 기록까지 존재하는 '전과' 사실을 파악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범죄경력회보서 발급시스템을 이용하면 개인의 범죄기록을 쉽게 확인가능하다. 다만 수사기관 등 정보주체가 동의하지 않는 범죄경력자료를 조회하거나 이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법률에서 규정한 직업(유치원, 학교, 체육시설, 어린이집 등 종사자, 청소년상담복지사, 결혼중개업 종사자,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서만 범죄경력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이 정부기관을 통해 황영웅의 전과 사실을 직접 파악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다만 황영웅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게 어려웠는지에 대해선 의문을 남긴다.

제작진은 황영웅의 사과문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출연자 선정에 있어 사전 확인과 서약 등이 있었으나 현실적인 한계로 유감스러운 상황이 발생해 죄송한 말씀드린다"면서도 그의 '전과'가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트로트가수 황영웅이 폭행 전과 논란으로 인해 MBN 불타는 트롯맨에서 하차했다. /MBN 제공
트로트가수 황영웅이 폭행 전과 논란으로 인해 MBN '불타는 트롯맨'에서 하차했다. /MBN 제공

√이슈 체크2= 제작진이 받았다는 서약서, 실제로 존재하는가.

최근 프로그램 출연진들의 여러 논란이 계속해서 제기되며 방송가에서는 출연진의 검증이 화두로 떠올랐다.

'불타는 트롯맨'의 서혜진 사단 역시 앞선 TV조선 '미스트롯'에 출연해 준결승까지 진출했던 참가자 진달래가 학폭 논란으로 중도 하차하는 곤욕을 겪은 바 있기에 무엇보다 '출연자 검증'이 중요한 과정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앞서 제작진은 "오디션 참여를 원하는 이들의 동의를 얻어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서약서를 받는 등 내부적 절차를 거쳐 모집을 진행했다. 황영웅도 마찬가지로 해당 과정을 거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사전 확인'과 '서약'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황영웅 사례에 비춰 보면 실제로 제작진이 서약서를 받긴 했는지에 대한 원초적인 의문이 생긴다.

이에 방송 및 가요 관계자들은 <더팩트>에 "출연진이 제작진과 만났을 때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받았었다"며 "당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시 책임진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서약서에 사인도 받아 갔다"고 전했다.

다수의 말을 종합해 보면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과 출연자 사이엔 분명 출연 결격 사유를 고지한 서약서가 존재했다.

√이슈 체크3= 서약서 사인까지 받은 제작진, 황영웅 전과는 묵인?

물론 사전에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불타는 트롯맨' 외에도 많은 촬영 현장에서 이같은 서약서를 작성하곤 한다. 이에 관계자들은 "사실 제작진이나 회사로서는 아무리 확인한다고 한들 출연진이 작정하고 거짓말을 한다면 미처 파악이 어려울 때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서약서를 두고도 시간을 끌며 황영웅의 출연을 고집한 제작진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인 건 분명하다. 다수의 관계자들은 "제작진이 황영웅의 전과를 묵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영웅 하차에 대한 늦장대응에는 과연 어떤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더팩트>는 황영웅의 하차와 콘서트 불참 결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를 묻기 위해 MBN과 '불타는 트롯맨' 담당자 등에게 여러 차례 답변을 구했지만 결국 답을 듣지 못했다.

결국 제작진은 묵묵부답이었으며 이내 취재진의 연락을 끝까지 회피했다. 침묵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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