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문 영상 통해 이수만의 비리 주장, 14개 항목 예고
해외 법인으로 역외 탈세&SM 활용한 부동산 욕망 의혹 제기
이성수 SM 대표가 성명 영상을 통해 이수만 전 총괄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우리가 함께 만든 SM의 가치와 비전을 여러분과 같이 지키고 싶다"고 호소했다. /영상 캡처 |
[더팩트 | 정병근 기자] "(하이브가) 알고도 동조하고 묵인을 한 걸까, 아니면 모르고 계약을 한 걸까. 모르고 계약했면 1조 원 이상의 메가 딜을 진행하면서 실사조차 하지 않아서 중요한 사항을 놓치게 된 것을 어떻게 설명할 건가?",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현 대표가 이수만 전 총괄의 비리를 낱낱이 공개하며 그의 지분을 인수한 하이브에 물었다.
이성수 대표는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1차 성명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총 14가지 목차를 나열하며 이에 대해 랜덤으로 발표할 것을 예고했고 이날 영상에서는 '이수만의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 '프로듀싱 계약종료=모든 주주를 위한 SM 정상화의 첫걸음', '괜찮아 우리에겐 나무심기가 있잖아' 3가지 항목에 대해 설명했다.
이수만의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
먼저 '이수만의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와 관련해 그는 "2019년 홍콩에 씨티 플래닝 리미티드(CT Planning Limited)라는 회사를 자본금 100만 미국 달러로 설립했다. 이수만 100% 지분"이라고 설명하며 "기존의 프로듀싱과 하는 일은 똑같은데 계약 구조만 해외 레이블사와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를 거치면서 기형적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말에 따르면 기존엔 SM과 계약한 해외 음반 유통 회사들이 수익정산을 하고 그 후 정산금에 대해 라이크기획 즉 이수만이 6%를 지급받았다. 그러나 이수만은 각 해외 레이블사와 CTP가 따로 계약을 맺을 것을 지시했고 이렇게 됐을 경우 이수만은 정산 전에 6%를 선취하게 된다.
이 대표는 "라이크기획은 2014년에도 2011년에도 국세청으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 했다. 그래서 보도된 것처럼 수십 수백 억 세금을 냈다. 해외 CTP를 거치는 이상한 구조는 이수만이 한국 국세청 감시망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라며 "홍콩 CTP로 수익이 귀속되게 하는 건 전형적인 역외탈세가 아닌가 의문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하이브와 이수만 계약에 따르면 국내 프로듀싱을 3년간 제한한다. 해외 프로듀싱은 제한이 없다"며 "하이브는 이수만의 해외 개인 회사 위법 요소를 알고도 동조하고도 묵인한 걸까, 모르고 계약했다고 한다면 1조 원 메가 딜을 진행하면서 실사조차 하지 않아서 중요한 사항을 놓치게 된 것을 주주와 임직원에 어떻게 설명할 건가"라고 물었다.
프로듀싱 계약종료=모든 주주를 위한 SM 정상화의 첫걸음
이 대표는 "프로듀싱 계약이 종료되는 2022년 12월경 이수만은 향후 프로듀싱 계획에 대해 어떤 내용도 발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경영진과 제작부서는 계약 종료 후 멀티 제작 센터를 기본으로 한 조직개편을 생각하고 준비했지만 이는 언감생심이었다. 이수만의 종료의 의미는 새로운 출발의 의미는 아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나아가 2023년 1월 이수만은 사익추구의 뜻을 더 공공연히 표했다. 직접 또는 측근 앞에숴 지시한 사항"이라며 8가지 항목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수만 전 총괄의 역외탈세와 SM을 활용한 개인적인 부동산 욕망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영상 캡처 |
▶아티스트는 이수만이 필요하다고 언론에 성명을 내라. ▶임직원들을 시켜서 이수만이 필요하다는 선동을 해라. ▶이수만과 에스엠은 국내에서는 임시 고문계약을 맺고 이수만 활동의 정당성을 부여해라. ▶앞으로 해외에서 제작되는 모든 앨범과 아티스트 활동은 이수만 소유의 해외 법인, 즉 CTP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라. ▶아니면 차라리 이수만과 한국에서 제2의 프로듀싱 계약을 체결해라. ▶100억을 들여서라도 이수만을 위한 주총대응방안을 만들어라. ▶이수만 없는 회사는 매출액이 나오지 않도록 1분기 매출을 낮출 방안을 강구해라. ▶12월에 제작 완료된 음반 음원이 출시되고 난 뒤, 즉 2023년 2월 중하순부터 3월까지의 음반 음원은 발매시기를 4월 이후로 늦추는 방안도 생각해 봐라.
이 대표는 "주총 대응팀은 이수만이 돌아오기 위한 방안 마련에 초점을 두고 운영됐고 이수만 주재로 한 비상대책회의는 별 의미 없이 진행됐다. 저를 포함한 현 경영진은 지속적으로 저항했고 지쳐갔다"며 "얼라인은 지속적인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회사와 이수만의 명예를 실추시킬 별지2를 공개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별지2는 '프로듀싱 종료 후에도 SM이 이수만에게 기존 발매된 앨범 관련 매출의 6%를 70년간 지급', '매니지먼트 관련 매출의 3%를 2023년부터 3년간 지급하는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대표는 "총 합계는 무려 약 8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부끄럽고 참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 1월17일 이수만 선생님께 문자를 보냈다. 이수만의 거수기가 아닌 대표이사로서 경영판단을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수만과의 연락을 멈췄다. 이수만을 겪어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하겠지만 정말 무섭고 두려웠다. 그럼에도 대표이사로서 오직 주주와 회사만 생각하고 판단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1월20일 얼라인 이창환 대표와 12가지 합의를 하게 됐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SM은 대주주 이수만과 관계를 끊고 독립적인 이사회를 통해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2023년 1월22일 이사회 개최했다. 그런데 지배구조 개선 첫발이 될 이사회 결의에서 사외이사가 기권을 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수만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너무 좋은 찬스라고. 쟤는 확실히 충신이구나 이런 걸 보여줄 찬스가 온 것", "자칫 착각해서 선생님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 '나 감옥 가나', '세금 내고 벌금 맞으면 어떡하지'. 내가 내줄게 걱정하지 마", "넌 나하고 서있어야 하는 거야. 이번 기회에 직원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줘야 해" 등의 내용이 담겼다.
괜찮아 우리에겐 나무심기가 있잖아
이 대표는 "요즘 SM엔터 임직원 내부에서 가장 유행하는 밈"이라며 '괜찮아 우리에겐 나무심기가 있잖아' 챕터를 시작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여러 국가 언급을 하면서 EDM페스티벌, 오디션, 프로듀싱 등 현지 엔터 산업 개발, 스마트 엔터 시티, 뮤직시티 건설을 역설했다. 내용상으로는 그럴 듯 한데 SM 내부에선 이수만 개인 프로젝트로 불렸다"며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이수만은 나무심기를 강조하고 이를 연계한 K팝 페스티벌을 각국에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면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 어느 국가에선 부지의 소유권을 요청했으나 사용권만 가능해서 조율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더 심각한 건 뮤직시티 건설에는 카지노가 연계돼 있기도 하다. 관광객들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 운운하는 걸 여러사람이 듣고 목격하고 말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이브에게 물었다. "인수를 발표하는 공식입장에 등장하는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하이브는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의 의미를 알고 있을까?"라며 "모르고 동조한 것인지, 알고도 SM을 갖고 싶은 마음에 이수만이 내건 조건을 덥썩 받아들인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몰랐어도 알고 묵인했어도 모두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2월 20일로 예정됐던 에스파의 컴백과 곧바로 추진했던 콘서트가 미뤄진 것도 이수만의 나무심기와 관련이 있다.
그는 "컴백이 미뤄진 진짜 이유는 나무심기부터 시작한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 욕심과 연결된 이상한 욕심 고집 그리고 프로듀싱"이라며 "공들여 만든 음악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 서스테이너빌리티, 1도라도 낮출, 상생, 그리니즘(GREENISM) 등의 가사가 들어갔다. 초기엔 나무심기도 있었다. 멤버들은 속상해서 울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만의 무리한 지시에 제작부서는 기존의 세계관 색깔과 어울리지 않는 가사 내용을 연결해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받게 됐다. 엉뚱한 디렉션으로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다. 결국 에스파를 위해 곡 발매를 취소해야 했다"며 "더 정성스럽게 새로운 곡과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SM의 모든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그리고 전 끝까지 여러분을 지키겠다. 우리가 함께 만든 SM의 가치와 비전을 여러분과 같이 지키고 싶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영상은 '2023년 2월10일 새벽 3시 15분. 방시혁 의장과의 통화 그리고 메시지'라는 예고로 끝나 이 대표가 또 어떤 내용으로 의혹을 제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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