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독 주연' 진선규가 흘린 피·땀·눈물, '카운트' [TF씨네리뷰]
입력: 2023.02.16 00:00 / 수정: 2023.02.16 08:03

88서울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의 일화를 담은 작품

오는 22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카운트는 88 서울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의 일화를 모티브로 삼아 다양한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입혔다. /CJ ENM 제공
오는 22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카운트'는 88 서울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의 일화를 모티브로 삼아 다양한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입혔다. /CJ ENM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지난해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키워드가 영화 '카운트'를 관통한다.

데뷔 19년 만에 첫 단독 주연을 맡은 배우 진선규와 모두가 인정하는 진짜 금메달을 손에 쥐기 위해 노력한 박시헌 선수의 공통점은 바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걸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자신과 똑 닮은 인물을 만난 진선규는 복싱을 위해 피와 땀을, 주연이 된 부담으로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뜨거운 열정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걸었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카운트'(감독 권혁재)는 금메달리스트 출신,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마이웨이 선생 시헌(진선규 분)이 오합지졸 핵아싸(아웃사이더) 제자들을 만나 세상을 향해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88 서울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의 일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진선규(위쪽)는 과거 올림픽 국가대표였지만 은퇴 후 남은 건 고집뿐인 시헌 역을 맡아 데뷔 첫 단독 주연에 나섰다. / CJ ENM 제공
진선규(위쪽)는 과거 올림픽 국가대표였지만 은퇴 후 남은 건 고집뿐인 시헌 역을 맡아 데뷔 첫 단독 주연에 나섰다. / CJ ENM 제공

실제로 박시헌 선수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전에서 스스로 예상하지 못했던 판정승을 거두고,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불명예스러운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계속된 편파 판정 논란에 결국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한 그는 모교인 경남 진해중앙고 체육 교사로 부임한다.

이후 복싱팀을 창단해 제자들을 키우는데 열정을 쏟은 박시헌 선수는 2001년 국가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복싱 국가대표 총감독을 역임하며 진짜 금메달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비운의 금메달리스트라는 과거를 뒤로하고 교사이자 감독으로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도전했던 박시헌 선수의 이야기에 다양한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입혀 탄생한 '카운트'는 영화적 재미와 실화의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극 중 과거 올림픽 국가대표였지만 은퇴 후 남은 건 고집뿐인 시헌은 일명 '미친개'로 통한다. 그는 불량 학생들에게 엄한 처벌을 내리고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지만, 결코 고개를 숙이지 않으며 거침없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여준다.

그러던 중 시헌은 억지로 참석한 고교 복싱 대회에서 승부조작으로 기권패를 당한 복싱 유망주 윤우(성유빈 분)의 경기를 보게 되고, 학교에서 복싱부를 재건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윤우와 양아치가 되기 싫어서 복싱을 배우고 싶은 환주(장동주 분)를 비롯해 4명의 사고뭉치 복싱부원을 모아 전국체전을 목표로 훈련에 돌입한다. 진짜 금메달을 찾기 위한 여정이다.

카운트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걸 포기하지 않는 중꺾마와 성장, 희망 메시지를 고스란히 전한다. /CJ ENM 제공
'카운트'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걸 포기하지 않는 '중꺾마'와 성장, 희망 메시지를 고스란히 전한다. /CJ ENM 제공

'카운트'는 스포츠 영화의 요소를 빠짐없이 갖췄다. 복싱부원들은 함께 웃고 울며 피, 땀, 눈물을 흘리고 복싱 경기는 빠르고 생생하게 펼쳐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윤우의 마지막 경기는 관중석에서 함께 주먹을 날리며 지켜보는 시헌의 시원한 액션과 교차되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실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각색한 만큼, 예측할 수 있는 단조로운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속도 조절이 지루함을 덜어준다.

또한 '편파 판정에서 진 사람이 더 억울하지 않겠어요?'라는 윤우의 묵직한 한 방은 시헌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편파 판정으로 석연치 않은 승리를 얻은 시헌과 뼈아픈 패배를 맛본 윤우, 같은 상황이지만 다른 의미로 억울한 두 캐릭터가 만나 다소 평면적일 수 있는 스포츠 영화를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데뷔 19년 만에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진선규는 혼자서만 빛나지도, 잘하지도 않는다. 매 작품 다채로운 얼굴을 꺼내 들며 한계 없는 자기 변주를 꾀한 그는 늘 그렇듯 이번에도 캐릭터 그 자체가 됐다. 특히 실제 진해가 고향인 진선규는 사투리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가 하면 작품에서도, 현장에서도 '시헌쌤'으로서 배우들과 호흡하며 진가를 여과 없이 발휘했다.

성유빈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독기 가득한 얼굴을 완성했다. 또한 실타격으로 진행된 만큼, 복싱 장면에서는 그의 부단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오나라와 고창석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재미를 더한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09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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