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서지훈, '3인칭 복수'로 해소한 갈증 그리고 새로운 욕심
입력: 2023.01.26 07:00 / 수정: 2023.01.26 07:00

디즈니+ 오리지널 '3인칭 복수', 반전 있는 주요 캐릭터로 활약

배우 서지훈이 디즈니+ 오리지널 3인칭 복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우 서지훈이 디즈니+ 오리지널 '3인칭 복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담담한데 솔직하다. 자신의 부족한 면도 연기에 대한 갈증도 거리낌 없이 털어놓으며 다음 단계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배우 서지훈이다.

서지훈이 최근 <더팩트>와 만나 전편이 모두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극본 이희명, 감독 김유진)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작품은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선 옥찬미(신예은 분)와 불공평한 세상에 맞서 복수 대행을 시작한 지수헌(로몬 분)이 인생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하이틴 복수 스릴러다. 극 중 서지훈은 잃어버린 기억 속 미스터리한 사건의 흔적을 쫓는 석재범 역을 맡았다.

서지훈은 "드라마에 액션신이 조금 많았는데 안전하게 끝나 다행이다. 재밌게 봤다는 분이 많아 감사하다. 이렇게 또 한 작품을 보내게 돼 아쉽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한 복잡한 마음"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서지훈은 마지막 반전의 주인공이었다. 극 후반부 옥찬미의 쌍둥이 오빠를 죽인 진범이 석재범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석재범은 죽은 쌍둥이 동생 석재준의 자아가 발현되는 이중인격임이 드러났다. 서지훈은 극과 극을 오가는 두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호평받았다.

작품의 중심이 되는 사건의 진범이었던 셈이다. 서지훈은 "시청자들이 날 너무 미워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돌이켰다. 또 다른 우려도 있었다. 그는 "촬영하면서도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점이 예은이를 때려야 하는 점이었다. 이렇게 때려도 되나 싶었다. 촬영하는 내내 예은이에게 미안했다"고 전했다.

"예은이랑은 KBS2 '어서와'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어요. 아무래도 한 번 함께했던 친구인지라 이번에는 좀 더 양해를 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편했죠. 첫 리딩 갔을 때도 너무 반가웠어요. 아는 사람이 한 명 있다는 게 마음의 안정이 되더라고요. 커뮤니케이션도 더 편하게 할 수 있어서 호흡도 만족할 정도였어요.(웃음)"

배우 서지훈이 3인칭 복수 속 자신의 반전을 알았다고 밝혔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우 서지훈이 '3인칭 복수' 속 자신의 반전을 알았다고 밝혔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신예은, 로몬 등 다른 배우들은 마지막까지도 진범의 정체를 몰랐던 반면, 서지훈은 처음부터 알고 촬영에 임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동료 배우들을 비롯해 가족들에게까지 사실을 함구했다. 이에 서지훈은 "숨기는 게 더 재밌지 않나. 알려주면 재미없다. 하지만 나중에는 가족들이 '너 범인 맞지'라고 계속 물어보더라. 답을 안 하긴 했지만 예리한 가족들에게 내심 놀랐다"고 말했다.

다만 이중인격이라는 반전 장치는 몰랐다. 중간 대본을 받고 나서야 알게 됐다는 서지훈은 "어느 정도 반전이 있으리라 생각은 했었다. 재범이가 알고 보니 나쁜 놈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중인격이라고 하니 오히려 낫겠다 싶었다. 그냥 나쁜 사람이면 돌이킬 수 없을 테니 말이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후 서지훈은 석재범과 석재준을 표현하는 데 있어 미묘한 차이를 두려고 했다. 그는 "예를 들면 한 명은 왼손잡이, 한 명은 오른손잡이라고 설정했다. 또 재준이가 행동이 먼저 나간다면, 재범이는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성격이다. 또 재준이가 나올 트리거로는 재범이가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라는 정도를 미리 정해서 촬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악인이었던 건 석재준이라는 인격이지만, 서지훈은 석재준을 연기할 때 한결 편했단다. 그는 "내 성격 자체가 재범이만큼 밝진 않다. 오히려 무뚝뚝한 재준이 스타일이다. 그래서인지 재범이의 밝음을 연기할 때는 민망할 때가 종종 있었다. 반면 재준이를 연기할 때가 좀 더 편했다. 또 연기의 폭이 넓은 캐릭터다 보니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았다"고 전했다.

부자인 캐릭터 설정과 관련된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서지훈은 촬영 중 고급 외제차를 나무에 긁어버린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소나무가 있는 걸 보지 못해 사고가 났었다. 머리가 하얘지더라. 그런데 순간 '재준인데 괜찮지 않나. 어차피 돈도 많은 친구인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다음 날 촬영장에 갔더니 로몬이 다가와 '형, 누가 어제 지바겐 긁었대'라고 하더라. 뻘쭘했지만 '그거 나야'라고 고백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배우 서지훈이 3인칭 복수를 통해 갈증을 해소했다면서도 또다른 욕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우 서지훈이 '3인칭 복수'를 통해 갈증을 해소했다면서도 또다른 욕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3인칭 복수'는 복수 대행, 악인의 여러 군상을 보여주며 많은 화두를 던졌다. 그중에서도 서지훈이 생각하는 주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분명했던 것 같다. 무능한 어른들과 그걸 극복해내려는 학생들의 몸부림 같은 느낌이었다"면서도 "그런데 막상 작품을 보면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지 않고, 보는 시청자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소견을 밝혔다.

이어 "왜냐하면 다들 각자만의 상황이 있고 그 상황에서 서로가 느끼는 감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저 많은 시청자들이 좋은 쪽으로 영감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2022년에만 웨이브 '청춘블러썸'에 이어 '3인칭 복수'까지 청춘 학원물을 소화한 서지훈이다. 연이어 교복을 입은 소감을 묻자 서지훈은 "기쁜 마음 70%, 죄책감 30%"라고 전했다. 그는 "일단 기쁜 마음은 지금도 교복을 입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 때문이다. 사실 입을 수 있을 때 많이 입어놓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배우로서는 남자다운 역할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물론 '3인칭 복수'를 통해 다양한 역할에 대한 갈증이 조금은 해소됐다. 서지훈은 "데뷔 때 악역을 한 이후 이번 작품에서 오랜만에 도전했다. 변주가 있는 역할이라 너무 재밌고 행복하게 연기 고민을 많이 했다. 덕분에 갈증도 충족됐다. 하지만 그만큼 오히려 더 많이 하고 싶다는 도전 욕구도 생겼다"고 전했다.

"'3인칭 복수'는 배우 필모그래피로서 도전적으로 참여했던 작품인 동시에 많은 욕심을 내게 해준 작품이에요. 찍으면서도 욕심이 많이 생겼던 작품이죠. 배우로서 이중인격인 설정은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역할이잖아요. 이번에 해봤기 때문에 해소가 된 부분도 있지만 반면에 다음에는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어요. 덕분에 다시 한번 동기부여도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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