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작부터 스타덤…다채로운 캐릭터로 '열일' 행보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 정경호가 지난해 11월 영화 '압꾸정'으로 영화 팬들을 만났다. 사진은 제작발표회 당시 모습. /남용희 기자 |
배우 정경호의 '일타 강사' 연기가 화제다.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일타 수학 강사 최치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그에게 업계 호평과 시청자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정경호의 필모그래피와 연기 인생을 되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원세나 기자] 연기가 튀지 않는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은은하게 캐릭터에 녹아들어 어느새 배우 이름이 아닌 작품 속 인물이 떠오른다. 배우 정경호가 가진 힘이다.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뽑히며 연예계에 발을 디딘 정경호는 이듬해 싸이더스 HQ 기획으로 탄생한 연기자 5인조 그룹 '다섯개의 별'의 멤버로 2004년 동명의 모바일 드라마 '다섯개의 별'에 출연하며 정식 데뷔했다.
같은 해 정경호는 KBS2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최윤 역을 통해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극 중 오들희(이혜영 분)의 아들이자 여주인공 은채(임수정 분)를 사랑하는 역을 맡은 그는 신선한 마스크와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이후 2005년 KBS1 드라마 '어여쁜 당신', 영화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광식이 동생 광태' 등에서 주·조연으로 활약한 정경호는 2007년 MBC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사랑과 우정을 동시에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국가정보원 요원 강민기로 분해 호연을 펼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극장가에서는 흥행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정경호는 2009년 이연우 감독의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서 매력적인 탈주범 송기태 역을 맡아 포기를 모르는 시골 형사 조필성으로 분한 선배 배우 김윤석에게 밀리지 않는 연기력 펼쳐 보였다. 작품은 두 배우의 탁월한 호흡 등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
역시 2009년 SBS 드라마 자명고', '그대 웃어요'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그는 2013년 JTBC 드라마 '무정도시', 2015년 JTBC 드라마 '순정에 반하다'의 주연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극을 이끌었다.
2013년 영화 '롤러코스터'를 비롯해 2016년 MBC 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 2017년 MBC 드라마 '미씽나인' 등 연기자로서 정경호의 행보는 이어졌다. 그는 작품의 흥행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갔다.
정경호는 2020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흉부외과 교수 김준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tvN 제공 |
그러던 중 정경호는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방송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대중성을 확장했다. 극 중 스타 야구선수인 김제혁(박해수 분)의 동창 이준호로 분한 정경호는 주인공의 든든한 조력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이름 석 자를 대중의 뇌리에 새겼다.
드라마 자체가 작품 내 감초 같은 주·조연들의 호연으로 유명세를 끌었던 만큼, 무심한 듯 시크함과 은근한 하찮음이 공존하는 이준호라는 인물은 드라마의 흥행에 큰 요소 중 하나가 됐다. 그리고 정경호는 이준호를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매력적인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듬해 정경호는 그야말로 '인생작', '인생 캐릭터'를 만난다. 2018년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를 통해서다. 극 중 강력반 형사 한태주를 연기한 그는 2018년과 1998년을 오가는 설정 속에서 두뇌파 형사의 날카롭고 예민한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받았다.
특히 배우 박성웅과 완벽한 연기 합이 열렬한 호응을 끌어냈다. 방송 당시 두 사람의 케미로 인한 브로맨스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시청자들에게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했다. 이후 두 사람은 2019년 tvN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2020년 정경호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슬기로운 시리즈의 전작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신원호 PD와 약 3년 만에 재회했다. 그는 흉부외과 교수 김준완 역을 맡아 능력 좋고 까칠하지만 속정이 있고, 여자친구 앞에서는 팔불출 순정남이 되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찰떡같이' 연기했다.
정경호는 이 작품을 통해 더욱 깊어진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으로 김준완 교수로 완벽 변신해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 특히 함께 출연한 배우 조정석, 유연석, 김대명, 전미도와 훌륭한 연기 시너지를 펼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2022년 정경호의 연기 변신은 계속됐다. 영화 '대무가'와 '압꾸정'이 같은 해 개봉하며 그는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연기자로서 장르를 불문한 정경호의 연기 스펙트럼은 그렇게 또 한층 넓어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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