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알츠하이머 투병 끝에 프랑스 파리서 별세
배우 윤정희가 7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에 대법원에 계류 중이던 윤정희의 성년후견인 소송이 법적 판단 없이 종결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7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에 대법원에 계류 중이던 윤정희의 성년후견인 소송이 법적 판단 없이 종결될 전망이다.
고인의 배우자이자 유명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지난 2019년 언론을 통해 "이제는 더 숨길 수 없는 단계까지 왔고 윤정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다. 사실 다시 화면에 나올 수도 없는 거고 해서 알릴 때가 됐다 생각했다"며 10년째 윤정희가 알츠하이머 투병 중임을 밝혔다.
고인의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이 알려지고 2년이 지난 후 고인의 형제들은 2021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고, 윤정희의 친정식구와 남편, 딸 측 간에 분쟁이 시작됐다.
해당 글에는 윤정희가 직계가족으로부터 방치되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박탈퇸 현 상황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제대로 된 간병과 치료를 받기를 바라는 친정식구 측의 주장이 담겨 있어 논란이 됐다.
이에 백건우 측은 "요양병원보다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청원글은 거짓이자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윤정희 동생은 고인이 직계가족으로부터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고인의 남편 백건우 측은 해당 주장을 부인하며 후견인 자리를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었다. /더팩트 DB |
앞서 윤정희의 딸 백진희는 프랑스 법원에 알츠하이머를 앓는 어머니의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해 승인받았고, 2020년에는 국내 법원에도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장애나 질병, 노령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을 위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해 재산 관리나 신상 보호를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윤정희의 동생은 윤정희가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로부터 방치됐기 때문에 딸을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고, 결국 후견인 자리를 놓고 백건우, 백진희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윤정희 동생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2심까지 백진희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이에 윤정희 동생은 재차 법원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었다. 대법원은 성년후견 대상자인 윤정희가 사망한 만큼, 사건을 추가 심리하지 않고 각하할 전망이다.
20일 연예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던 윤정희가 19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뒀다. 윤정희는 남편 백건우, 딸 백진희와 함께 프랑스에서 거주하던 중이었다.
1944년생인 윤정희는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안개' '천하장사 임꺽정' '누나' '화려한 외출' '팔도 사나이' 등 많은 작품에 출연한 윤정희는 남정임, 문희와 한국 여자 1세대 영화배우 트로이카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윤정희는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한 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1994년 영화 '만무방' 출연 이후 16년 동안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윤정희는 '시'로 제47회 대종상과 제31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를 비롯해 제4회 아시아태평양 스크린 어워즈와 제37회 LA비평가협회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시'는 윤정희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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