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과 차가운 지민의 '섹시한 시너지'[TF초점]
입력: 2023.01.18 00:00 / 수정: 2023.01.18 00:00

5년 5개월 만에 신곡 'VIBE' 발매, 방탄소년단 지민과 협업

태양이 방탄소년단 지민과 호흡을 맞춘 신곡 VIBE를 발매했다. 5년 5개월 만의 솔로 신곡으로 태양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보컬 퍼포먼스를 뽐냈다. /더블랙레이블 제공
태양이 방탄소년단 지민과 호흡을 맞춘 신곡 'VIBE'를 발매했다. 5년 5개월 만의 솔로 신곡으로 태양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보컬 퍼포먼스를 뽐냈다. /더블랙레이블 제공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역대급 협업'이라는 말이 종종 쓰이는데, 이보다 더 잘 들어맞는 조합도 없다. 빅뱅 태양과 방탄소년단 지민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글로벌 K팝의 태동기와 부흥기를 함축한다는 점에서 더 유의미하다. 특히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태양은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 여전히 최고의 퍼포먼스를 자랑하며 성공적인 컴백을 알렸다.

태양은 지난 13일 신곡 'VIBE(바이브)'를 발표했다. 2017년 8월 발매한 정규 3집 'WHITE NIGHT(화이트 나이트)' 이후 5년 5개월 만의 신곡이다. 앨범 단위를 내왔던 기존 행보와 달리 이번엔 싱글로 나왔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만나는 태양이라는 이름에 지민까지 더해져 그 어느 때보다 묵직하게 다가온다.

'VIBE'는 분위기나 느낌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다. 작사에 참여한 태양은 서로의 관계 속 'VIBE'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을 위트 있는 가사로 풀어냈다.

'나란 음악 위에 너는 Topline(톱라인)/ 너란 도시 위에 나는 Skyline(스카이라인)/ 넌 내 영화 속에 Highlight(하이라이트)/ 어두운 밤하늘 끝에 Twilight(트와일라잇)', '감각적이야 식스센스 반전/ 짜릿해 손만 잡아도 감전/ 너를 만나기 전까지 내 세상은 암전' 등 서정적인 표현에 '느낌이 나지', '느낌이 와'처럼 직설적인 감정을 버무렸다.

로맨틱한 고백('네 미소는 Fine Art(파인 아트) 내 영혼을 깨워)'으로 시작해 벗어날 수 없는 본능('날 보는 너의 눈빛과 진동을 계속 느끼고 싶어')으로 치닫는 'VIBE'는 곡 제목처럼 사랑의 다채로운 '느낌'에 충실한다. 감미로우면서도 섹시하다.

자칫 애송이의 어설픈 느낌으로 전락해버릴 수 있는 유혹은 태양과 지민의 보컬을 통해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승화한다. 따뜻하게 감싸다가 일순간 거칠게 폭발하는 태양의 딴딴한 목소리와 차가운 듯 하지만 몽환적이고 섬세하게 이어지는 지민의 목소리는 그 자체만으로 감각적이고 완벽한 기승전결을 갖춰 빠져들게 만든다.

여기에 후렴구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일순간 교차하고 맞닿는 지점에서는 오히려 힘을 뺐음에도 짜릿한 전율을 안긴다. 얕은 내공으로는 완성하기 어려운 깊이와 품격이다.

태양은 자신이 여전히 독보적이고 경쟁력 있는 보컬 퍼포먼스라는 것을 증명함과 동시에 다음 스텝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더블랙레이블 제공
태양은 자신이 여전히 독보적이고 경쟁력 있는 보컬 퍼포먼스라는 것을 증명함과 동시에 다음 스텝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더블랙레이블 제공

태양이 오랜만에 드러낸 탄탄한 상반신과 각잡힌 춤은 또 다른 점을 일깨운다. 2013년 솔로곡 '링가 링가'와 2014년 지드래곤과 유닛 곡 'GOOD BOY(굿 보이)' 이후 보컬에 집중했던 태양은 퍼포먼스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뽐내는 아티스트고 세월이 흘렀어도 이는 변치 않는 사실이다.

노래가 그런 것처럼 퍼포먼스도 후반부에 두 사람이 만나는데 지민과 태양의 투샷만으로도 기념비적이다. 굳이 힘을 주지 않고 작은 동작만으로도 느낌을 충분히 내고 전달할 수 있는 두 사람은 각자만의 바이브로 몸을 흔들지만 어긋나지 않는다. 계산적이지 않은 조화로움에서 오는 짜릿함이 느껴진다.

'VIBE'는 공개 후 국내 음원차트 톱10에 안착했고 뮤직비디오는 하루 만에 유튜브 조회 수 20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VIBE'는 수치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2010년을 전후해 K팝 한류를 이끈 빅뱅의 멤버 태양이 자신의 공백기 동안 세계 최고의 가수로 떠오른 지민과 호흡을 맞추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주객전도가 될 수도 있는 위험 요소가 있다. 그러나 태양은 자신이 여전히 독보적이고 경쟁력 있는 보컬 퍼포먼스라는 것을 증명함과 동시에 다음 스텝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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