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피랍 사건 소재, '구하러 간 사람들의 이야기'에 방점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교섭'이 오는 18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작품 포스터 |
분쟁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탈레반에게 납치되는 전례 없던 사상 최악의 피랍사건을 다룬 영화 '교섭'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인질들의 이야기가 아닌, 구하러 달려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교섭'의 필람 포인트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원세나 기자] 아프가니스탄으로 단체 입국한 한국인들이 탈레반의 인질이 되는 피랍사건이 발생한다.
교섭 전문이지만 아프가니스탄은 처음인 외교관 재호(황정민 분)가 현지로 향하고,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 분)을 만난다. 원칙이 뚜렷한 외교관과 현지 사정에 능통한 국정원 요원. 입장도 방법도 다르지만, 두 사람은 인질을 살려야 한다는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소재로, 전례 없던 사상 최악의 피랍사건에서 시작되는 영화 '교섭'의 소재는 언뜻 자극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섭'은 피랍된 인질들이 아닌, 그들을 구하러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영화 '교섭'은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동분서주한 이들의 존재와 '그들이 어떤 과정과 고민을 거쳐 교섭을 이뤄냈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임순례 감독의 "국민이기 때문에 국민을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라는 말은 선악의 이분법보다 사람을 구하러 간 사람들의 이야기에 방점을 찍는 영화 '교섭'을 단적으로 설명한다.
피랍사건 발생부터 인질들의 구출까지 '교섭'의 타임라인은 한국인 인질을 납치한 직후 탈레반이 최초 통보한 살해시한 24시간을 기점으로 긴박하고 촘촘하게 흘러간다.
피랍사건 발생 직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한국군의 철군 및 인질들과 같은 수의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라는 조건을 내건 성명을 발표한다. 전례 없는 사태 앞에서 외교부 정재호 실장을 포함한 대응팀은 오직 살해시한 전에 인질을 구출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만 가진 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도착한다.
가장 먼저 공식 채널인 아프가니스탄 외무부를 통해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시도해 보지만 한국인 인질 문제보다는 정권 안정이 더 중요한 그들의 협조를 얻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외교적으로 가능한 패는 어느 것도 통하지 않고 교섭 작전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난항의 연속이다.
'교섭'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다. /작품 스틸컷 |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알 수 없는 탈레반의 속내와, 테러리스트와의 직접 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외교부의 공고한 원칙 등 진퇴양난의 위기 속에서 외교관 정재호와 국정원 요원 박대식을 주축으로 한 교섭팀은 오직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현지에서 찾을 수 있는 온갖 방법과 루트로 협상을 시도해 나간다.
한 차례 연장된 살해 시한, 하지만 그들이 찾아낸 대안은 또다시 무산되고 시곗바늘은 가차 없이 돌아간다. 인질들에게 남은 삶의 시간은 교섭팀이 목숨 걸고 답을 찾아내야 할 시한이다.
'교섭' 작전을 지속하는 과정 속 과연 이들이 어떻게 인질들을 구출할 것인지, '교섭'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야 하는 예측불허 상황 속 인질들의 목숨을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나선 최종 교섭 현장까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극한의 서스펜스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피랍사건과 인질들의 구출이라는 발단과 결말의 토대 위에, 교섭 작전의 디테일과 캐릭터라는 주요 뼈대를 채워 넣은 영화 '교섭'의 스토리는 오직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이들의 사명감을 엔진 삼아 달려 나간다.
그리고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을 중심으로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교섭에 임하는 사람들의 악전고투의 굽이굽이, 기필코 인질을 구해야 한다는 원칙을 붙들고 고군분투하는 인물들과 함께 마음이 움직이는 경험을 약속한다. 또한 국가의 존재 이유와 생명의 가치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만든다.
'교섭'은 한국 영화 최초 스크린에 이국적이면서도 낯선 혼돈의 땅, 그러나 사람들이 깃들어 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을 펼쳐 보인다. 일부 한국 장면 외에 전체가 아프가니스탄인 영화 '교섭'의 배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제작진은 영화 속 교섭 작전을 방불케 하는 고군분투를 펼쳤다.
입국 자체가 불가능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현지 촬영은 불가능해 아프가니스탄의 특색에 맞는 지역을 다 가지고 있는 요르단으로 결정했고, 여러 가지 고난과 고비를 넘어 촬영에 성공했다. 그 결과 '교섭'은 어디가 한국이고 어디가 해외 분량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실감 나는 프로덕션 디자인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완성해 냈다.
그렇게 '교섭'은 관객들을 러닝타임 내내 황량하고 거칠면서도 특유의 광활함과 아름다움을 가진 아프가니스탄으로 안내한다. 이질적인 배경과 문화가 공존하며 만들어낸 '교섭'의 리얼한 풍성함은 오는 18일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즐길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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