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연예계 결산④예능] '메타버스 예능' 시도한 방송가…결과는 줄줄이 '폭망'
입력: 2022.12.31 05:00 / 수정: 2022.12.31 05:00

1%대 시청률로 쓸쓸히 퇴장
시각적 괴리감에 시청자 냉혹한 평가 그쳐
"감성 호소보다 기술 먼저" 시각도


2022년 방송가에 새로운 시도 중 하나는 메타버스 예능이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방영 전 기대와 달리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모두 1%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JTBC 뉴페스타 제작진 제공
2022년 방송가에 새로운 시도 중 하나는 '메타버스 예능'이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방영 전 기대와 달리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모두 1%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JTBC '뉴페스타' 제작진 제공

올해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중 메타버스 기술을 동반한 예능 프로그램이 새로운 시도로 방영 전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참혹한 시청률과 화제성에 그쳐 쓸쓸하게 퇴장했다. 시청자들이 '메타버스 예능'을 외면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럼에도 방송사가 '메타버스 예능'을 통해 남긴 것을 다룬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새로운 시도가 가미된 예능 프로그램은 언제나 반갑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 주는 신선함이 묘한 매력을 이끌어서다. 기술의 힘을 동반한 비주얼 예능은 대중의 눈길을 더욱 사로잡는다. '앞서간다'는 평가 한 마디만으로 박수 받을 만 하다.

그러나 올해 시도된 방송사들의 '메타버스 예능'은 공교롭게도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혹평 속 종영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웅장한 스케일에 눈물 쏙 빼는 감성적 요소까지 카메라에 담으려 노력했으나, 이는 시청자들이 오히려 입을 틀어 막고 눈물이 쏙 들어가게 한 이유로까지 거론됐다.

올해 선보인 '메타버스 예능'은 TV조선 '아바드림' JTBC '뉴페스타' MBN '아바타싱어' 등이다. 여기에 OTT 티빙 '얼라이브'도 메타버스 기술을 동반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분류돼 안방극장을 찾았다.

취지와 연출은 호평을 받았다. '아바드림'은 불세출의 그룹 듀스의 故(고) 김성재를 비롯해, 故 김자옥, 故 서지원, 故 김환성 등이 아바타로 다시 태어나 말을 하거나 무대를 꾸몄고, 하반신 마비로 살고 있는 클론의 강원래가 자신을 본 따 만든 아바타의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등 뭉클함을 선사했다.

또한 MBN '아바타싱어'에서는 가수들이 메타버스로 구현된 아바타로 변신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췄고, 티빙 '얼라이브'는 故 유재하와 그룹 울랄라세션 리더 故 임윤택이 아바타로 복원돼 말을 하고 노래를 불렀다. JTBC '뉴페스타'는 인기 가수들이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로 변신해 춤을 추고 노래한다는 설정으로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어 시청자를 메타버스 세계로 초대했다.

올해 방영된 메타버스 예능은 방영 전부터 하늘의 별이 된 뮤지션들의 무대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TV조선 아바드림 영상 캡처
올해 방영된 '메타버스 예능'은 방영 전부터 하늘의 별이 된 뮤지션들의 무대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TV조선 '아바드림' 영상 캡처

그러나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은 건 공교롭게도 '메타버스 예능'의 핵심인 시각적인 요소였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된 메타버스 세상과 아바타의 모습이 기대했던 모습과 너무 달라 괴리감을 조성했다는 해석이다. 하늘의 별이 된 뮤지션을 다시 무대에 세웠지만 실제와 가깝게 구현된 음성 외에는 시각적인 면에서 시청자의 공감대를 사기 어려웠다.

'아바타싱어'의 경우 회당 제작비가 10억 원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3D로 구현된 아바타의 몸짓과 동작, 표정 등이 2000년대 초반 사이버 가수 아담을 보는 듯한 촌스러운 모습이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아바드림' '뉴페스타' '얼라이브' 등도 기술이 감성을 따라오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제작진도 사전에 기술적인 한계를 인지한 듯했다. 홍동명 '아바드림' CIPO(최고IP기술책임자)는 9월 온라인으로 열린 '아바드림' 제작발표회 당시 "기술 한계로 아직은 100% 완성형으로 만들진 못했다"면서 "도전해야 기술이 생기고 경험이 쌓이면 경쟁력이 된다. 메타버스 기술이 고도화되는 2027년에 갤럭시코퍼레이션과 페르소나 스페이스가 최고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계속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러나 주목을 받지 못해도 너무 받지 못한 채 끝나버린 결과가 '메타버스 예능'의 도전의 성패를 대변한다. 방송의 간접적인 성공 지표로 활용되는 화제성 순위에도 이들 프로그램의 이름은 없었다. '아바드림'은 1.9%, '뉴페스타'는 1.6%, '아바타싱어'는 1.4%가 각 프로그램의 최고 시청률이었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올해 '메타버스 예능'의 실패는 컴퓨터그래픽(CG)을 통한 아바타 구현 기술이 유튜브나 OTT 등으로 보는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이끌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음악과 가수 장르에 획일화되고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이어진 것도 피로감을 느끼게 한 요소다"며 "'아바타2'의 흥행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는가. 시청자들이 '메타버스 예능'을 받아들이려면 난해한 세계관이나 감성적 호소보다 기술적인 진보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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