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불같은 청년이 남기고 간 희망의 씨앗 [TF씨네리뷰]
입력: 2022.11.30 00:00 / 수정: 2022.11.30 00:00

김대건 신부로 변신한 윤시윤의 재발견...30일 개봉

탄생이 오는 30일 스크린에 걸린다. 배우 윤시윤은 김대건 신부 역을 맡아 종교와 세대를 뛰어넘는 큰 울림을 선사한다. /아이디앤플래닝그룹㈜ 제공
'탄생'이 오는 30일 스크린에 걸린다. 배우 윤시윤은 김대건 신부 역을 맡아 종교와 세대를 뛰어넘는 큰 울림을 선사한다. /아이디앤플래닝그룹㈜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청년 김대건의 도전과 모험이 종교와 세대를 뛰어넘는 큰 울림을 선사한다. 하지만 쉽게 지울 수 없는 '종교 영화'라는 인식과 긴 러닝타임은 다소 높은 진입장벽이 될 듯하다.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의 이야기다.

30일 개봉하는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윤시윤 분)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다. 학구열 넘치는 모험가이자 다재다능한 글로벌 리더였던 김대건의 개척자적인 면모와 함께 호기심 많은 청년이 조선 최초의 사제로 성장하고 순교하는 과정이 담긴다.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는 2021년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기념 인물로, 종교인 중에서는 마더 테레사 수녀 이후 두 번째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정약용과 허준에 이어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는 김대건 신부를 '조선 최초의 신부'로 기억하고 있지만, 사실 그가 신부로 살다 간 세월은 약 1년 남짓이다. 1821년에 태어나 열다섯 살에 세례를 받은 김대건 신부는 사제 서품을 받은 이듬해인 1846년, 새남터에서 25세의 나이로 순교했다.

탄생은 신부 김대건, 그 이전에 청년 김대건의 불꽃같은 삶을 조명한다. /아이디앤플래닝그룹㈜ 제공
'탄생'은 신부 김대건, 그 이전에 청년 김대건의 불꽃같은 삶을 조명한다. /아이디앤플래닝그룹㈜ 제공

영화는 1836년, 프랑스 출신 모방 베드로 신부가 압록강 일대 설원을 지나 밀입국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며 신부 김대건, 그 이전에 청년 김대건의 불꽃 같은 삶을 조명한다.

모방 신부에게 세례를 받은 김대건은 최양업(이호원 분), 최방제(임현수 분)와 함께 한국 최초의 신학생으로 선발된다. 전 세계를 누비며 언어와 신학 등 여러 교육을 받은 그는 호기심이 많고 습득력이 좋아 신문물도 빠르게 받아들인다. 또한 서양인 사제들을 조선으로 입국시키기 위해 라파엘호로 서해를 건너는 등 목숨을 건 모험에도 주저함이 없다.

이렇게 '탄생'은 세례부터 순교까지 김대건 신부의 10년을 압축적으로 담아낸다. 그렇다 보니 아쉬운 점도 있다.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가는 극 속에서 마카오 유학부터 불란서 극동함대 사령관 세실의 에리곤호 승선, 아편전쟁, 동서 만주를 통한 육상 입국로 개척, 백령도를 통한 해상 입국로 개척 등 3,574일 동안 일어난 주요 모험이 쉴 새 없이 나오니 관객들은 숨 돌릴 틈이 없다. 더구나 관련 지식이 없으면 김대건 신부가 남긴 발자취의 의미를 곱씹기보다 전개를 따라가기 급급하다.

탄생 러닝타임은 151분,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다. /아이디앤플래닝그룹㈜ 제공
'탄생' 러닝타임은 151분,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다. /아이디앤플래닝그룹㈜ 제공

그럼에도 '종교 영화'라는 인식을 한 꺼풀 벗겨내고 바라본다면 한 청년의 가슴 뜨거웠던 열정을 마주할 수 있다. 새로운 조선을 꿈꾸며 평등주의와 박애주의를 실천하다 25세에 순교한 김대건 신부도 결국은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두려움에 맞서 미래를 향한 희망을 품었던 한 젊은이였고, 그의 이야기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 묵직한 메시지와 함께 왠지 모를 꾸짖음도 안긴다.

이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건 김대건 신부 역을 맡아 8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윤시윤이다. 실존 인물이 겪었던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얼굴에 담아낸 그는 모든 것이 알고 싶은 호기심 많은 청년이 조선 최초의 신부로 성장하는 과정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성인(聖人)의 얼굴'을 완성했다. 또한 라틴어부터 불어, 영어, 중국어 등 여러 언어의 대사도 전혀 어색함 없이 소화한다.

여기에 김대건 신부의 조력자이자 수석역관인 유진길 역의 안성기를 비롯해 윤경호 이문식 이호원 신정근 송지연 최무성 백지원 하경 임현수 남다름 김광규 차청화 강말금 김강우 정유미 등 굵직한 배우들이 나와 극에 묵직함을 더한다. 러닝타임은 151분,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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