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이야기를 담은 첫 극영화...오는 30일 개봉
영화 '탄생'이 23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아이디앤플래닝그룹㈜ 제공 |
[더팩트|박지윤 기자] '탄생' 윤시윤이 김대건 신부의 얼굴로, 청년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23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박흥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윤시윤 이문식 이호원 송지연 하경 임연수 박지훈이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작품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윤시윤 분)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로, 학구열 넘치는 모험가이자 다재다능한 글로벌 리더였던 김대건의 개척자적인 면모와 더불어 호기심 많은 청년이 조선 최초의 사제로 성장하고 순교하는 과정을 그린다.
먼저 박흥식 감독은 "김대건 신부님은 짧게 사셨다. 신부가 된 이후로 감옥에 있었던 시간을 빼면 일반적으로 몇 달을 보내지 못하셨다. 그래서 영화화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박 감독은 "김대건 신부님이 15세에 세례를 받고 유학을 떠났는데, 중국에서 활동했던 부분은 조명이 잘 안됐고 의미를 놓치는 부분이 있었던 거 같았다"며 "저도 자료 조사를 열심히 하면서 천주교인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알아야 하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대기를 담았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윤시윤은 주인공 김대건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아이디앤플래닝그룹㈜ 제공 |
윤시윤은 주인공 김대건 역을 맡아 8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30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는 그는 "어떤 순간보다 긴장이 됐다. 영화라는 건 신뢰감의 다른 이름인 거 같다. 제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 같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윤시윤은 한국의 첫 천주교 신부인 김대건의 일생을 연기한 것에 관해 "종교인, 그리고 신부님으로서의 성인 김대건을 연기하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새로운 세상에 대해 탐험하고 모험하고 꿈을 꾼 불같은 청년의 이야기다. 그러한 청년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탄생'은 국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지난 16일(현지 시간) 교황청 뉴 시노드 홀에서 상영됐다. 뉴 시노드 홀은 추기경 회의 등 교황청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가 열리는 곳으로, 관객석에는 유흥식 추기경과 교황청 장관 및 고위 성직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에 박 감독은 "영화가 끝난 후,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다. 한 분이 한국어로 '한국 교회 만세'라고 외쳤다고 하더라. 정말 감격했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탄생'은 새로운 조선을 꿈꾸며 평등주의와 박애주의를 실천하다 25세에 순교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통해 종교적인 영향력뿐 아니라 신념을 가지고 두려움에 맞서 미래를 향한 희망을 품었던 젊은이의 삶을 통해 전 세계에 희망과 울림을 전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윤시윤은 불어와 중국어 등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하는가 하면 바다 위에서 거센 폭풍우를 만나고 한겨울 산속에서 고군분투한다. 그는 "사계절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었다. 불평불만을 하고 싶어도 다른 캐릭터와 달리 증거가 명확하게 남아있어서 살릴 수밖에 없었다. 부담됐지만 거룩한 사명을 갖고 도전할 수 있었다"고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탄생'은 11월 30일 개봉한다. /아이디앤플래닝그룹㈜ 제공 |
그런가 하면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라파엘 호를 타고 중국 땅에 입성할 때'를 꼽은 윤시윤은 "실제 크기의 배를 세트로 만들어 움직이면서 촬영했다. 한 2주 정도 촬영했다"며 "200년 전 격정의 시대를 살았던, 나라는 약했지만 백성은 강했던 조선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시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념 때문에 목숨을 바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하지만 저는 결국 돌아와야만 한다는 것, 기다리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 때문에 필사적으로 돌아왔고 지키고자 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김대건 신부의 대사처럼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꿈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끝으로 박 감독은 "영화 제목이 '탄생'이다. 첫 번째 신부의 탄생이자 조선 근대의 탄생을 담았다. 또 팬데믹 이후 탄생의 미래기도 하다"며 "청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대본을 쓰면서 많이 공부했고, 그렇기에 관객들도 새롭게 느끼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윤시윤은 "영화 내내 김대건 신부님이 청년인 저에게 많은 꾸짖음을 준 것 같다. 저 또한 냉철한 마음으로 비판하고 분석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다. 그런데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은 청년의 몫이고 200년 전의 청년은 꿈꾸고 비전을 외쳤다"며 "그것이 씨앗이 되고 꽃이 돼서 향기가 나게 됐다. 저를 비롯한 많은 청년들이 이 영화를 통해서 저희의 진짜 향기가 나는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작품이 지닌 의미를 되짚었다.
'탄생'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51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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