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로 재탄생한 '영웅', 12월 중 개봉
영화 '영웅' 제작보고회가 21일 열렸다. /CJ ENM 제공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8년 만에 뮤지컬 영화로 돌아온 윤제균 감독을 위해 한국에서 노래와 연기 모두 잘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올겨울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영화 '영웅'이다.
영화 '영웅' 제작보고회가 21일 오전 CGV 용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성화 김고은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참석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한국영화 최초 쌍천만 흥행 기록을 쓴 윤제균 감독이 '국제시장(2014)' 이후 8년 만에 연출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모였다. 이에 윤 감독은 "'국제시장' 이후 8년 만에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그래도 한 번 경험이 있은 안 떨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긴장되고 부담도 된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동명의 유명 뮤지컬을 원작으로 해 국내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정성화 배우와 영화 '댄싱퀸'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뮤지컬 '영웅' 공연을 하고 있던 정성화의 초대로 공연을 보러 갔는데 정말 많이 울었다. 안중근 의사에 대한 자긍심보다는 지켜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했던 마음이 컸다. 안중근 의사뿐만 아니다. 우리나라의 독립 영웅들을 지켜드리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며 "그때 언젠가는 '영웅'을 꼭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10년이 넘은 결심에서 시작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영웅' 제작보고회에 윤제균 감독과 배우들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CJ ENM 제공 |
이에 윤 감독은 오랜 시간 뮤지컬에서 안중근 의사 역을 맡아온 정성화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정성화는 "처음 감독님께서 영화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내가 주연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했다. 옆에서 많이 도와드려야겠다고만 생각했었다. 어느 날 감독님이 안중근 역을 내게 부탁했고 당시 86kg의 거구였던지라 체중 감량을 요구했다. 14kg를 빼면서 작품을 준비했다"며 "그만큼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는 자체가 영광이었고 더군다나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건 책임감이 막중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안중근 역의 정성화 외에도 독립군 정보원 설희 역의 김고은,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 역의 나문희, 안중근 동지 우덕순 역의 조재윤, 독립군 최고 명사수 조도선 역의 배정남, 독립군 막내 유동하 역의 이현우, 독립군 조력자 마진주 역의 박진주까지 연기와 노래 모두 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이현우는 군 생활 중 캐스팅돼 제대 후 첫 작품이 됐다. 그는 "상병일 때 일과를 마치고 있으니 회사에서 부대로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아무래도 군인의 신분에서 일적인 이야기가 오간다는 게 익숙하지 않다 보니 너무 놀랐다. 군대에서 너무 힘들다 보니 꿈을 꾸는 건가 싶었다"며 캐스팅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를 돌이켰다.
이어 "독립군만큼 뜨거운 애국심을 갖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국방의 의무를 하면서 평소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 많이 생겼는데, 막내독립군 연기를 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었다. 그 감정이 큰 경험이고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영화 '영웅'이 12월 중 개봉된다. /CJ ENM 제공 |
박진주는 캐스팅 제안만으로도 눈물을 흘렸다. 윤 감독이 시나리오 작성 때부터 박진주를 염두에 뒀고 캐릭터 이름까지 '진주'로 지었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사실 당시에는 진주 씨가 이렇게까지 뜰 줄 몰랐다"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캐스팅은 무조건 '진정성'이었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노래를 제일 잘하는 배우가 누굴지 많은 조사를 한 끝에 김고은과 박진주를 캐스팅하겠다고 결심했었다. 대안도 없었다. 그만큼 삼고초려해서 두 배우에게 진심을 담아 캐스팅을 제안했다. 원했던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한산'에서 일본 장수 역할로 활약했던 조재윤은 이번 '영웅'을 통해 독립군으로 분해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조재윤은 각 역할을 연기할 때의 차이점을 밝혔다. "'한산'의 마나베 역할은 정적이고 앞만 바라보고 움직이는 역할이었다. 반면 우덕순은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동적인데다 동지애도 있다. 마나베는 무게감 있는 인물로서 중심을 잡고 갔다면, 우덕순은 누구와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인물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영웅'의 개봉은 쉽지 않았다. 지난 2019년 9월 10일 크랭크인한 작품은 코로나19의 여파로 3년간 개봉이 미뤄졌다.
오랜 기다림을 끝낸 작품이기에 배우들로서도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김고은은 "2019년에 촬영을 시작해 끝난 지 꽤 오래된 작품이다. 개봉이 안 되는 동안 우리끼리 단톡방으로 아쉬움도 나누고 자주 봤는데 드디어 개봉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 너무 신난다.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영웅'은 12월 중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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