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음저협이 전임 회장이자 히트 작곡가인 H씨를 배임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한음저협 제공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는 전임 회장인 작곡가 H씨의 비리행위를 최근 포착해 고소했다.

한음저협은 15일 "H씨를 업무상 배임 횡령 혐의로 지난 9월 6일 서울 강남경찰서 경제2팀에 고소했다"고 밝히며 "경영혁신진단과정에서 조사를 통해 밝혀진 H씨의 비리행위는 총 2건이다. 두 사건 모두 외견상 합법적으로 보이도록 내부 문서가 작성됐기에 직원들의 양심적인 제보가 있기 전까지 H씨의 비위 행위는 밝혀질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한음저협에 따르면 H씨는 회장으로 재직 당시 회사의 공금을 사용해 압구정동에 위치한 본인의 개인 음악 작업실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이후 직원 아버지의 치료비 명목으로 1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처럼 증빙을 꾸며 회사의 공금으로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하도록 했다.

한음저협은 "에어컨의 경우 협회에 5대를 설치하는 것처럼 서류가 작성됐으나, 실제로는 6대의 에어컨을 구매해 그중 1대를 개인 음악 작업실에 설치한 것으로 확인되며, 상품권 구매에 사용된 100만 원은 협회 직원 부모의 암 진단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출된 것처럼 증빙이 작성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직원 A씨는 한음저협을 통해 "협회장의 공금 횡령 행위를 감추기 위해 회장의 지시에 따라 암으로 고통받고 계시는 부모님을 설득해 암 진단서를 발급받아 회장에게 제출하는 과정에서 몇 번의 피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H씨는 횡령, 배임 정황이 드러나 수사를 받게 되자 4년간 사용한 에어컨을 반납하겠다고 했고 2022년 11월 6일 다급히 한음저협 계좌로 에어컨 구매비용 일체를 일방적으로 입금했다.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H씨는 올해 초 16명의 협회 직원과 노조로부터 모욕, 강요, 업무상 배임 및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현재 이에 대한 수사가 계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음저협 추가열 회장은 "회장조차 경영진단실에 조사에 관여할 수 없어 조사가 다 마무리된 이후에야 보고를 받을 수 있었는데 정말 참담하고 부끄러웠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지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협회 임직원들이 이제는 어떠한 부정행위도 감출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0년 동안 협회는 비약적으로 깨끗해지고 투명해졌지만, 아직도 개선돼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았다"며 "남은 임기 동안 협회가 어떠한 금융기관이나 회사보다 깨끗해지고 투명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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