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BTS 병역 해법', 생색만 내다 만 정치권
입력: 2022.10.24 00:00 / 수정: 2022.10.28 06:40

'입영연기 취소' 자발적 입대 결정
논란만 키운 정치인들의 '무소신 행보' 지적


정치권의 윤지오 병풍에 냉소했던 대중은 최근 방탄소년단(BTS) 병역 특례 논의과정을 지켜보면서 또 한번 실망하는 분위기다. 정치인들의 논쟁은 대다수 국민과 팬들의 피로감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 당시 BTS(방탄소년단)와 참석자들. /이동률 기자
정치권의 '윤지오 병풍'에 냉소했던 대중은 최근 '방탄소년단(BTS) 병역 특례' 논의과정을 지켜보면서 또 한번 실망하는 분위기다. 정치인들의 논쟁은 대다수 국민과 팬들의 피로감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 당시 BTS(방탄소년단)와 참석자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배우 윤지오는 고 장자연의 생전 동료를 자처한 인물로 본명은 윤애영이다. 2009년 고 장자연 사망 당시 같은 소속사에 있었지만 동료배우들조차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가 많지 않다. 그만큼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그가 2018년 장자연 사망 사건 관련 증언자로 나서면서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고 장자연 사건의 실체'가 궁금한 대중은 윤지오의 입에 집중했다. 성상납을 강요받았다고 밝힌 '용기있는' 증언에 처음엔 너도나도 박수를 보냈지만 일관성없는 증언을 남발하며 스스로 함정을 팠다. 과거사위조차도 거듭된 '진술 번복'에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을 정도다. 이른바 '자발적 위증'이었다.

'장자연 사건 재조명'은 당시 검찰 과거사위원회 '재조사 결정'과 청와대 '청원 요청' 등에 힘입어 크게 부각되던 때다. 인지도 제로였던 '무명' 윤지오는 일약 유명 스타로 둔갑한다. 존재감을 알리는 흥행에는 대성공이었다.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을까. 안타깝게도 일부 정치인들의 생색내기 '병풍 역할'이 한몫을 했다.

고 장자연 증언자로 주목받았던 배우 윤지오는 최근 생일을 자축하며 행복한 근황을 알렸다. 그는 억대 후원금 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돼, 수배자 신분으로 현재까지 거주지인 캐나다에서 장기 도피 중이다. /윤지오 SNS
고 장자연 증언자로 주목받았던 배우 윤지오는 최근 생일을 자축하며 행복한 근황을 알렸다. 그는 억대 후원금 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돼, 수배자 신분으로 현재까지 거주지인 캐나다에서 장기 도피 중이다. /윤지오 SNS

◆'무명 배우' 윤지오를 뉴스 중심 인물로 만든 정치권, '반면교사' 잊었나

여론의 탄력을 받은 윤지오는 캐나다 출국 전까지 증언보다는 인터뷰나 출판활동 등 '자기행보'에 치중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윤지오만의 '열일 행보'로 비친 북콘서트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적극 앞장선 의원들은 약자의 편에서 도움을 주기보다는 결국 '뉴스중심 인물'에 편승해 생색을 내려했다는 역풍을 피하지 못했다.

윤지오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에 생일파티와 명품 선물 영상을 올려 근황을 알렸다. 생일을 축하해주는 지인들 앞에서 보여주는 행복한 미소는 고 장자연의 불행한 죽음을 주장하며 슬퍼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억대 후원금 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돼, 원래 거주지였던 캐나다에서 현재까지 수배자 신분으로 장기 도피중이다.

4년 전인 2018년 무명 배우 윤지오는 일부 정치인들의 생색내기 병풍 역할에 힘잆어 일약 뉴스 중심 인물로 부각됐다. 사진은 고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나섰던 윤지오가 국회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4년 전인 2018년 무명 배우 윤지오는 일부 정치인들의 생색내기 '병풍 역할'에 힘잆어 일약 뉴스 중심 인물로 부각됐다. 사진은 고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나섰던 윤지오가 국회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국민들과 팬들의 피로감만 키웠다"...정치권 병역특례 논의 과정에 실망

정치권의 '윤지오 병풍'에 냉소했던 대중은 최근 '방탄소년단(BTS) 병역 특례' 논의과정을 지켜보면서 또 한번 실망하는 분위기다. 멤버 중 맏형인 진(본명 김석진)이 입영 연기를 전격 취소하고 입대하기로 하면서 팬들은 그들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지난 5년 간의 정치권 논쟁이 북소리만 요란했다는 허무함 때문이다.

여론이 흔들릴 때마다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숟가락을 얹었다. 국회 국방위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세 BTS 병역특례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0%를 넘었지만, 그들의 화려한 언변과는 달리 실제 행동에는 미온적이었고 정부도 머뭇거렸다. 정치인들의 논쟁은 대다수 국민들과 팬들의 피로감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BTS의 병역 문제는 줄곧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병역특례제도 예술·체육요원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시키자는 게 논쟁의 시발점이었다. BTS의 자발적 입대가 알려진 뒤 정치인들이 보인 '소신없는 행보' 역시 도마에 올랐다. 결국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윤지오를 옹호하다 뻘쭘해진 이들과 뭐가 다른지 궁금할 뿐이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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