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 만에 첫 솔로 앨범 'Absolute Zero' 발매
백호가 12일 첫 미니 앨범 'Absolute Zero'를 발매하고 솔로 아티스트로 새 출발을 알렸다. 'Absolute Zero'은 분자의 에너지 흐름이 '0'(zero)가 돼 어떤 저항도 없는 상태 '절대 영도'를 의미한다. /플레디스엔터 제공 |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백호는 연예계 대표 '짐승돌'이다. 근육질 몸매와 선 굵은 얼굴 그리고 방송에서 보여준 털털한 성격이 터프하고 야성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것도 백호의 모습이겠지만 잘 몰랐던 면들도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백호는 생각과 표현이 섬세했으며 말투와 행동은 나긋하고 스윗했다. 잘 정돈된 말들 속에 쓱 미소를 지을 땐 개구진 분위기도 있다.
백호는 솔로 앨범 타이틀곡 'No Rules(노 룰스)' 뮤직비디오를 "슈트를 입은 사람이 흐트러지는 모습과 흐트러진 사람이 말끔하게 슈트를 입은 모습을 동시에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소개했는데, 거친 듯 하지만 부드럽고 말랑한 듯 하지만 단단한 백호의 양면적이고 다채로운 매력이 그런 느낌이었다. 뉴이스트 안에 있을 때 잘 몰랐던 솔로 아티스트 백호의 모습이다.
백호는 2012년 3월 뉴이스트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꾸준히 활동했지만 팀은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순식간에 5년이 지났고 2017년 백호는 JR, 민현, 렌과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하면서 마침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대기만성형 그룹의 대표주자가 된 이들은 2022년 3월 15일 베스트 앨범을 끝으로 팀 활동을 마무리했다.
흔치 않은 성공스토리라 거창하게 지난날을 돌아볼 법도 한데 백호의 소회는 담백했다. "10년이 체감이 안 된다. 남들이 봤을 때 우리 팀이 힘든 시간도 있었는데 그때마저도 기분 좋은 날은 있었다. 지금은 기다려 주시는 분이 많고 잘 된 것처럼 보이겠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로 맛있는 거 먹으면 기분 좋고 아닌 날도 있고 그렇다"고.
또 그는 "데뷔를 하고 설 무대가 줄어드는 걸 보면 막막하고 속상하기도 했는데 다른 방법이 있진 않았다. 언젠가는 포기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박차고 나가서 다른 걸 할 용기가 없어서, 꿈을 포기할 용기가 없어서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 보니까 기회가 왔고 또 그래서 지금까지 열심히 한 거 아닌가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열심히 달려온 그는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백호는 지난 12일 첫 미니 앨범 'Absolute Zero(앱솔루트 제로)'를 발표하고 솔로 아티스트로 2막을 열렀다. 유닛이나 솔로 활동이 일반화된 환경이라 다소 늦은 감도 있지만 백호에겐 지금이 가장 자연스러운 때다.
타이틀곡 'No Rules'는 시끄러운 도시 속 오직 '우리 둘'만의 공간에서 속삭이는 자유로운 해방의 순간을 그린 곡으로 백호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Night Swimming'이란 키워드로 풀어냈다. /플레디스엔터 제공 |
"기회가 없어서 생각을 안 한 건지도 모르겠는데 솔로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한참 지나서 잘되기도 했고 그간 보여드리지 못한 건 뉴이스트로서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꿈이 계속 달라졌어요. 연습생 땐 데뷔였고 이후엔 음악방송 1위였고 시간이 걸렸지만 이뤄냈어요. 이젠 가수 활동을 오래 하고 싶소 그래서 한 발 한 발 맞춰서 왔던 거 같아요."
그렇게 차근 차근 준비하고 완성한 'Absolute Zero'은 분자의 에너지 흐름이 '0'(zero)가 돼 어떤 저항도 없는 상태 '절대 영도'를 의미한다. 마찰이 없어 물체가 영원히 움직이는 것처럼, 전류 역시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는 상태로 흐르는 것처럼 백호의 음악 세계는 본인만의 방향과 속도를 가지고 확장된다.
"절대 온도가 되면 모든 움직임이 0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제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였어요.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고 평소 음악 취향,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담았어요. 작업을 하고 싶었던 분들과 했고 처음 사람을 만나서 감정이 극에 달하고 헤어지고 후회할 때 감정 변화를 온도에 맞춰 표현하고 싶었는데 잘 나온 거 같아요."
타이틀곡 'No Rules'는 시끄러운 도시 속 오직 '우리 둘'만의 공간에서 속삭이는 자유로운 해방의 순간을 그린 곡으로 백호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Night Swimming(나이트 스위밍)'이라는 일상적이지 않은 키워드로 풀어냈다. 중독성 강한 베이스 라인과 반전되는 록 사운드가 특징이다.
"타이틀곡은 의도를 하고 만들었어요. 필요한 요소들이 있었거든요. 귀에 걸리는 소리가 있고 퍼포먼스가 가능해야 하고, 제 이미지적으로도 오디오적으로도 제 장점을 잘 살릴 수 있길 원했어요. 표현하고 싶었던 건 '나이트 스위밍' 분위기예요. 밤과 수영이 일상적인 단어인데 합치니까 묘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그런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뮤직비디오는 '사랑의 절대 온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랑을 느끼는 동안,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이 있는 그 순간에 느낄 수 있는 행복한 감정을 '온도'로 표현했다. 다양한 순간을 경험하고 비로소 완전한 상태가 되는 백호의 모습이 담긴 뮤직비디오를 통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백호의 다채로운 매력을 엿볼 수 있다.
백호는 "짧게는 다음 앨범 낼 때 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는 한걸음이었으면 좋겠다. 뉴이스트도 그렇다. 그때가 없었으면 솔로 앨범 내기 어려웠을 거다. 지금 이 순간도 가수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소중한 시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플레디스엔터 제공 |
"슈트를 입은 사람이 흐트러지는 모습과 흐트러진 사람이 말끔하게 슈트를 입은 모습을 동시에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앨범이 멜팅과 버닝 두 버전이 있는데 쉽게 말하면 빨강과 하얀 조명의 차이에요. 색이 바뀐다고 그 사람 특유의 분위기가 바뀌지 않듯이 뮤직비디오도 옷에 따라 직관적으로 보이는 모습은 있지만 특유의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앨범은 그 어떤 것과도 섞이지 않고 백호의 에너지만이 흐르는 트랙 안에서 그가 느끼는 다양한 사랑의 감정들을 만날 수 있다. 첫눈에 반한 이성을 만났을 때의 감정('Festival in my car'), 끓는 사랑에 뛰어드는 모습('LOVE BURN'), 사랑이 끝나 버린 후 느끼는 감정('BAD 4 U'), 이미 변해 버린 관계('변했다고 느끼는 내가 변한 건지')처럼 말이다.
"팀 곡을 만들 땐 짜인 세계관 안에서 하는데 솔로 앨범은 그게 아니니까 처음 작업할 때 막막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내 취향에 좀 더 집중했고 처음 나온 곡이 1번 트랙이에요. 그 곡 이후에 수월하게 풀렸어요. 가볍게도 들을 수 있고 딥하게 뜯어보면서도 재미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장치를 심어놓긴 했는데 잘 먹힐진 두고 봐야죠.(웃음)"
이 앨범은 '0'(zero)에서 시작해 무한한 루트로 변주를 알릴 백호의 여정에 대한 복선이다. 백호는 앞으로의 목표나 바람까지도 조금의 과함 없이 참 담백하게 표현했다.
"짧게는 다음 앨범 낼 때 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는 한걸음이었으면 좋겠어요. 뉴이스트도 그래요. 그때가 없었으면 솔로 앨범 내기 어려웠을 거예요. 지금 이 순간도 가수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소중한 시간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또 혼자 하니까 새롭게 접할 수 있는 활동이 많더라고요. 예능도 많이 찍고.(웃음) 새로운 일들이 즐겁고 현재가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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