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큼 중요한 죽음"…이찬혁, 극한에서 찾은 '진짜 나'(종합)
입력: 2022.10.17 12:44 / 수정: 2022.10.17 12:44

17일 솔로 정규앨범 'ERROR' 발매

이찬혁이 17일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솔로 정규앨범 ERROR(에러) 발표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간 폭넓은 대중성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그가 데뷔 8년 만에 솔로 아티스트로 나서는 앨범이다. /YG 제공
이찬혁이 17일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솔로 정규앨범 'ERROR(에러)' 발표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간 폭넓은 대중성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그가 데뷔 8년 만에 솔로 아티스트로 나서는 앨범이다. /YG 제공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악뮤 이찬혁이 극한의 상황을 가정해 가장 강렬한 형태로 가장 솔직한 지금의 이찬혁과 앞으로의 이찬혁을 그려냈다.

이찬혁이 17일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솔로 정규앨범 'ERROR(에러)' 발표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간 폭넓은 대중성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그가 데뷔 8년 만에 솔로 아티스트로 나서는 앨범으로, 이찬혁은 "악뮤로서 이전의 이찬혁과 지금의 이찬혁 사이의 간극을 줄여보고자 한 앨범"이라고 요약했다.

이찬혁은 "악뮤로 해온 것들이 사랑을 받은 것에 감사함이 있지만 이게 다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그것을 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며 "수현이도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캐릭터가 확실히 생겨서 악뮤로 담기가 어려워졌다. 제가 원하는 이미지와 노래를 하기 위해서는 제 앨범을 만들어야 했고 망설임도 없었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렇게 완성한 'ERROR'는 이찬혁이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온다면 후회가 없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데서 시작됐다. 어떠한 환경∙상태에도 영향받지 않는 '초월적 자유'를 이야기했던 그는 과거 자신의 노래 속에서 모순, 즉 '오류'를 발견했다. 이찬혁은 삶의 최우선 가치란 무엇인지 탐구했고 이를 자신만의 음악으로 완성했다.

이찬혁은 "악뮤로 활동하면서 즐거웠고 옳다고 생각하는 걸 말해 왔다. 이찬혁의 앨범을 만들 때 오류가 있는 거 같았다. 악뮤의 이전 앨범에서 자유와 사랑에 대해 말했는데 내가 당장 죽게 된다면 난 여전히 그것을 나의 최대 가치로 생각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거기서 오는 모순적인 생각이 있더라. 이 앨범으로 그 간극을 줄여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RROR'에 담긴 11곡은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어떤 사고(事故)가 일어난 '목격담'을 시작으로 'Siren(사이렌)' '파노라마' 'Time! Stop!(타임! 스톱!)' '당장 널 만나러 가지 않으면' '마지막 인사 (Feat. 청하)' '뭐가' '부재중 전화' '내 꿈의 성' 'A DAY' '장례희망'까지 각 트랙을 유기적으로 구성해 몰입감을 높였다.

'목격담'은 이찬혁 본인이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고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이를 목격한 사람들의 시선으로 풀어낸 곡이다. 이후 응급차에 실려가는 과정이 2번 트랙 'Siren'이다. 이찬혁은 "사고인 만큼 충격을 주려고 했고 사고가 난 순간에도 사진이 찍히는 저의 특별한 상황까지 더했다"고 소개했다.

이찬혁은 수현이도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캐릭터가 확실히 생겨서 악뮤로 담기가 어려워졌다. 제가 원하는 이미지와 노래를 하기 위해서는 제 앨범을 만들어야 했고 망설임도 없었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YG 제공
이찬혁은 "수현이도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캐릭터가 확실히 생겨서 악뮤로 담기가 어려워졌다. 제가 원하는 이미지와 노래를 하기 위해서는 제 앨범을 만들어야 했고 망설임도 없었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YG 제공

이후 타이틀곡 '파노라마'가 이어진다. 삶에 대한 미련과 열망을 이찬혁만의 담담한 어법으로 풀어낸 곡이다. 이찬혁은 "내가 진짜 이렇게 죽나 이렇게 죽으면 안 되는데 지금까지의 생각들이 틀렸네 이런 얘기를 하는 중요한 트랙", "이전의 이찬혁을 부정하는, 정말 솔직한 나는 아니었구나 괴로워하는 트랙"이라고 설명했다.

'Time! Stop!'은 "시간이 멈춘다면 정말 나답게 살 수 있는 나답게 살 테니 기회를 달라는 주문" 같은 곡이다. 가사에 후회했던 것들을 순차적으로 나열한 이찬혁은 "기회가 생긴 건지 혼수상태에서 꿈을 꾸는 건지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눈을 떴는데 다시 기회가 주어진 거 같은 상태에서 '당장 널 만나러 가지 않으면'이란 노래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눈을 떠서 이전의 사랑이 떠오르고 당장 만나러 가서 시작되는 노래가 '마지막 인사'다. 청하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밝지도 않고 뭔가 기교가 엄청나지도 않고 후회에 대해 서로 이야기했을 떄 목소리 톤으로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 노래가 아니라 아웅다웅할 수 있는 톤"이 청하였다.

"후회했던 걸 해결하고 나니까 중요하게 생각해 왔던 사랑과 영혼이 대체 뭐지, 정말 그게 나였나, 난 그렇게 살지 못 했는데 허울 좋은 말뿐이었나, 부끄러움을 느끼는 트랙"이 '뭐가'다. 그리고 미처 다시 전화를 못하고 부재중 전화로만 남아있는 부모님에 대해 쓴 곡 '부재중 전화'가 이어진다.

9번 트랙 '내 꿈의 성'은 좀 더 원초적인 감정으로 들어간다. '늘 겸손하려 했지만 난 왕이 되고 싶었던 거야'라는 가사가 곡에 담은 이찬혁의 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찬혁은 "어쩌면 난 계속 달라지고 있는데 억지로 겸손과 초심을 찾은 게 아닌가, 중요한 거지만 당장 내가 죽는다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내 성을 한 번 만들어보고 죽고 싶은데 그런 마음을 담았다. 죽음 앞에서야 솔직해질 수 있는 그런 감정이다. 산꼭대기를 점령해야겠다가 아니라 내 욕심에 솔직하게 살아봐야 하지 않나 그런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고 난 다음 이찬혁은 'A DAY'에서 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도 하루만 남았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그러면서 마지막 트랙 '장례희망'을 통해 하늘에서 바라보는, 자신이 희망했던 장례식의 모습을 펼쳐냈다.

이찬혁은 내가 진짜 이렇게 죽나 이렇게 죽으면 안 되는데 지금까지의 생각들이 틀렸네 이런 얘기를 하는 중요한 트랙, 이전의 이찬혁을 부정하는, 정말 솔직한 나는 아니었구나 괴로워하는 트랙이라고 타이틀곡 파노라마를 소개했다. /YG 제공
이찬혁은 "내가 진짜 이렇게 죽나 이렇게 죽으면 안 되는데 지금까지의 생각들이 틀렸네 이런 얘기를 하는 중요한 트랙", "이전의 이찬혁을 부정하는, 정말 솔직한 나는 아니었구나 괴로워하는 트랙"이라고 타이틀곡 '파노라마'를 소개했다. /YG 제공

'죽음'을 핵심 소재로 가져와 불의의 사고와 죽음 직전, 그리고 장례식까지의 과정을 담은 것은 전에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시도다. 그렇지만 이찬혁에겐 자연스럽고 꼭 해야 할 작업이었고 고정관념을 뒤엎는 이찬혁의 기발함, 철학적 메시지, 섬세한 감수성이 돋보인다.

그는 "순위나 그런 걸 떠나서 앨범을 좋게 듣는 분들이 변화할 것을 기대한다"며 "전 죽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살면서 한 번도 사랑을 해본 적 없는 사람은 있어도 안 죽는 사람은 없다. 가요의 80%가 사랑 노래다. 거기에 죽음이 낀다고 이질적이거나 왜 그런 얘기를 하지 생각한다면 오히려 더 노출이 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계속 겸손하게 예쁘게 잘 보이겠다는 이런 말로 내 삶을 완벽하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다면 후회하지 않을 행동을 하겠다는 마음"이라며 "그런 활동들을 당분간 할 거 같다. 과감하진 않을 거다. 조금씩 틀을 깨면서 저만의 성을 만들고 그 성 안에서 파티를 열고 사람들이 놀러 오고 그것을 즐기는 삶을 꿈꾸고 있다"고 방향성을 알렸다.

이찬혁은 이날 오후 6시 솔로 정규 1집 'ERROR' 전곡 음원을 공개한다. 피지컬 음반은 다음 날인 18일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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