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윤아가 MBC '빅마우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다음에 또 봐요."

2012년, 윤아가 학교에 왔다는 소식에 아침부터 학교가 시끌벅적했다. 연극영화과가 있는 학교인지라 교내에서 연예인을 보는 일이 대수로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날은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걸그룹 최정상에 오른 소녀시대였다. 그때 만난 임윤아는 캐주얼한 복장에 모자를 쓴 채 백팩을 멘 수수한 대학생이었다. 자신을 둘러싼 학생들 사이에서 개구진 장난과 너스레를 건네는 털털한 면모도 보였다. "조심히 가세요"라는 인사에 "다음에 또 봐요"라고 화답하는 윤아의 모습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리고 지난 2022년,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임윤아를 만났다. 그는 음악, 드라마, 영화 세 분야에서 모두 흥행을 이끌며 '지금은 윤아시대'라는 수식어를 완성했다. 소녀시대 15주년을 기념한 정규앨범 'FOREVER 1(포에버 1)'으로 음원 차트를 섭렵하고, 오랜만의 안방 복귀작인 MBC '빅마우스'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 개봉한 영화 '공조: 인터내셔날'는 7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처럼 10년 만에 만난 임윤아는 소녀시대로서도 배우로서도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긴 시간 지속된 그의 견고한 인기와 입지는 결코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다. 쉴 틈 없이 달리며 그 과정과 결과에서 다시 또 새로운 것을 해낼 힘을 찾아내는 것. 윤아의 긍정적이고도 열정적인 에너지는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임윤아는 최근 서울 성수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극본 김하람, 연출 오충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은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 박창호(이종석 분)가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가 돼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임윤아는 박창호의 아내이자 능동적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간호사 고미호 역으로 활약했다.

첫회 시청률 6.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한 '빅마우스'는 마지막 회에서 2배가 넘는 13.7%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22년 MBC 드라마 중에서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한 점에서도 특별했다.

배우 임윤아가 MBC '빅마우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임윤아는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이렇게까지 높은 시청률이 나올 수 있을 만큼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었다"며 "'빅마우스'도 고미호도 많이 응원해주고 사랑해줘서 잊지 못할 작품이 된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빅마우스'는 누아르 장르인 데다 톤 자체도 처음인지라 제겐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더군다나 고미호만큼 감정의 폭이 큰 연기를 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깊은 감정 연기를 해볼 수 있는 경험도 됐어요. 도전과 경험이 쌓여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임윤아와 이종석과의 부부 캐스팅은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비주얼 '케미'에 대한 기대는 물론이고 두 사람이 누군가의 아내와 남편으로 나온다는 점이 이색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임윤아는 결혼 설정이 처음인 작품은 아니었다. 데뷔 초 드라마 '너는 내 운명' 장새벽 역으로 한 차례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고등학생 때 새색시 역할을 했었는데, 이제는 사실 기혼자 역을 맡아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연기하게 돼 남다르더라"면서 "무엇보다 남편이 이종석이라면 누군가의 아내로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안겼다.

임윤아와 이종석은 평소 친분에서 나오는 '케미'로 부부 호흡을 완성했다. 임윤아는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던지라 같이 작품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많이 됐다. 이종석은 워낙 디테일한 감정을 잘 살려서 연기하는 배우이다 보니 옆에서 지켜보며 좋은 점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럴수록 더 편해졌고 여기서 나오는 에너지가 있었던 덕분에 많은 분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고 전했다.

임윤아는 고미호를 능동적이고 정의로우며 지혜로운 데다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까지 지닌 인물로 해석했고, 이러한 캐릭터의 매력을 좀 더 보여주고자 중점을 두며 연기했다. 덕분에 임윤아의 고미호는 시청자들의 호평과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방사능으로 인한 급성 림프종 말기로 사망하는 고미호의 엔딩은 시청자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주체적인 인물이었지만, 결국 주인공을 위해 희생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에 임윤아는 "작품적으로 봤을 때 마지막까지 미호라는 인물을 보여줄 수 있는 미호다운 결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미호가 고생만 하다가 갔다고 말하더라. 내 생각에 미호는 창호에게 주기만 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많은 사랑을 받은 인물이기 때문에 많이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미호의 행복한 시간에 초점을 맞춰서 바라봐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우 임윤아가 MBC '빅마우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결말에 대한 이런저런 말도 결국은 작품이 흥행했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었다. 다만 임윤아는 '빅마우스'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단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결과를 미리 생각하는 편은 아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결과이기 때문"이라며 "'빅마우스' 역시 성장과 경험에 중점을 두고 선택했다. 그런데 이렇게 결과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 기분이 좋다. 나는 나대로 경험을 쌓으면서 결과도 가져가니 감사함이 더 크게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단 '빅마우스'뿐만이 아니었다. 임윤아에게 2022년은 앨범, 드라마, 영화까지 모든 결과가 '대박'인 한 해였다. 그는 "계획한 건 아니었는데 모든 활동이 동시에 겹치게 됐다. 다양한 활동을 같은 시기에 보여드린 것도 처음인데 결과도 모두 좋게 나오니 그저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도 활동하면서 2022년은 잊지 못할 해가 될 것 같다"고 돌이켰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어느 한 분야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꾸준히 달려온 임윤아였기에 준비된 자에게 그에 합당한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이토록 쉼 없이 달려온 데는 임윤아의 사명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명감의 원동력은 팬들의 사랑이자 사랑에 보답하고자 하는 임윤아의 책임감이었다.

"큰 목표가 뚜렷하게 있지는 않아요. 다만 제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이 많다 보니 그분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려고 하는 편이에요. 이런 면들을 좋게 바라봐주고 실제로도 좋은 에너지를 얻어가는 분들이 많으니 계속해서 잘 이어 나가고 싶어요. 그렇게 눈앞에 주어진 목표를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들이 차곡차곡 잘 쌓여서 지금 이만큼 단단해진 것 같아요.(웃음)"

"이번에 소녀시대 활동 때 저희를 기다려주고 좋아해 주는 팬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제 원동력은 팬들의 사랑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상투적인 말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제겐 정말 큰 원동력이에요. 팬들과 계속 함께 걸어가고 싶거든요. 절 좋아해 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윤아를 좋아하길 잘했다'는 뿌듯함과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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