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가 16일 오후 5시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월드투어 'BORN PINK(본 핑크)'의 서막인 서울 콘서트를 개최했다. /YG 제공

[더팩트 | KSPO DOME=정병근 기자] 4년여 만에 같은 무대에 다시 섰지만 그 위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블랙핑크가 2만여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초대형 월드투어의 출정식을 마쳤다.

블랙핑크가 16일 오후 5시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월드투어 'BORN PINK(본 핑크)'의 서막인 서울 콘서트를 개최했다. 2018년 이 자리에서 콘서트를 개최한 후 4년 만에 다시 선 블랙핑크 멤버들은 그간 더 많아진 메가 히트곡들을 줄줄이 쏟아냈고 오래 기다린 팬들은 그에 맞춰 열광했다. 짧지만 굵은 120분이었다.

이날 공연장 좌석배치부터 다소 의외였다. KSPO 돔은 최대 약 1만 5000여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지만 블랙핑크 콘서트는 1만석으로 제한했다. 스탠딩을 아예 없애고 플로어까지 좌석으로 채운 것이다. 이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을 최대한 낮추고자 한 조치다. 오랜만의 공연에 폭발력이 기대됐지만 욕심을 내지 않고 팬들을 배려한 셈이다.

로제는 "어제 본 분도 있고 새로운 팬들도 보이는데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거 같다"고, 지수는 "4년 만에 월드투어를 시작하는데 시작이 서울이라 뜻깊다. 에너지 받아갈 수 있게 같이 신나게 뛰어 놀자"고 말했다. /YG 제공

치열한 티켓 예매 경쟁 끝에 공연장에 들어선 팬들은 블랙핑크가 등장하자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반겼고 블랙핑크는 'How You Like That(하우 유 라이크 댓)'을 시작으로 'Pretty Savage(프리티 새비지)', '휘파람' 무대를 연달아 선사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에야 잠시 숨을 고르며 팬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리사는 "어제 되게 떨렸다. 오늘은 제대로 놀 수 있을 것 같다고 멤버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막상 무대 올라오니 긴장된다"고, 로제는 "어제 본 분도 있고 새로운 팬들도 보이는데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거 같다"고, 지수는 "4년 만에 월드투어를 시작하는데 시작이 서울이라 뜻깊다. 에너지 받아갈 수 있게 같이 신나게 뛰어 놀자"고 말했다.

블랙핑크의 세트리스트는 어디 하나 그냥 지나칠 게 없었다. 'Lovesick Girls(러브식 걸스)', 'Kill This Love(킬 디스 러브)', '불장난', '뚜두뚜두(DDU-DU DDU-DU)', '붐바야', '마지막처럼' 등 지난 히트곡들부터 'Pink Venom(핑크 베놈)', 'Shut Down(셧다운)' 등 신곡까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곡으로만 꽉 채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솔로 앨범을 발표한 제니, 로제, 리사 그리고 커버 무대를 준비한 지수의 다채로운 솔로 무대까지 더해져 공연은 한층 풍성했다.

2018년 이 자리에서 콘서트를 개최한 후 4년 만에 다시 선 블랙핑크 멤버들은 그간 더 많아진 메가 히트곡들을 줄줄이 쏟아냈고 오래 기다린 팬들은 그에 맞춰 열광했다. 짧지만 굵은 120분이었다. /YG 제공

지수는 쿠바 출신의 팝스타 카밀라 카베요의 'Liar(라이어)' 무대를 준비했다. 빨간 드레스를 입은 지수는 라틴 풍의 음악과 퍼포먼스로 농염한 매력을 발산했다. 제니는 미공개곡 무대를 선보였다. 이 곡에서 '댄싱 인 더 문라이트'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이에 맞춰 백스크린에 달을 크게 띄우고 조명을 확 줄여 달빛에서 춤을 추는 듯한 연출이 몽환적인 느낌을 줬다.

로제는 반주 없이 'Hard to Love(하드 투 러브)'를 시작해 자신의 매력적인 음색을 더욱 부각시켰고 'On The Ground(온 더 그라운드)' 무대에서는 매력적인 퍼포먼스까지 펼쳤다. 마지막으로 리사는 강렬한 비트에 걸맞은 내리꽂는 랩 그리고 폴댄스 퍼포먼스와 댄서들과 합을 맞춘 칼군무까지 조화를 이룬 'LALISA(라리사)', 'MONEY(머니)' 무대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블랙핑크를 더 돋보이게 한 건 무대와 연출이다.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두아 리파, 차일디시 감비노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을 탄생시켰던 스태프들이 디자인, 세트, 영상 등 전방위적으로 힘을 보탰다. 여기에 YG와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베테랑 국내 제작진도 의기투합해 고품격 무대를 완성시켰다.

블랙핑크는 서울 공연에 이어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지로 향한다. 150만 명 관객 규모의 월드투어다. /YG 제공

압도적 스케일에 공연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적 요소도 꽉 잡았다. 수많은 공연에서 활약했던 최정상급 세션들이 합류했다. 히트곡들의 멜로디 라인은 물론 전체적인 곡 구성 자체에 심혈을 기울여 풍성한 밴드 사운드로 재탄생됐다. 히트곡의 장점은 유지하는 동시에 이번 콘서트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편곡으로 팬들의 심박수를 뛰게 했다.

관객들은 사전에 계획해둔 깜짝 이벤트로 멤버들을 감동케 했다. 앙코르 무대에 앞서 '어둠이 찾아와도 분홍빛을 밝혀줄게'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 플래카드를 동시에 들고 'Stay(스테이)'를 부른 것. 이에 블랙핑크는 "응원을 많이 받은 만큼 월드투어를 멋지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족한 점도 있었는데 응원해줘서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블랙핑크는 15~16일 양일간 연 이번 공연으로 총 2만여 명의 관객과 만났다. 이어 블랙핑크는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지로 향한다. 150만 명 관객 규모의 월드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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