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함 뚝뚝' 도발적인 가삿말 공감대 '꾸준한 인기'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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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경은 96년에 발표한 '당돌한 여자'로 비로소 대중적인 인지도와 존재감을 알렸고, 일약 인기가수로 발돋움했다. 그의 인생곡으로 남은 이 곡은 가사에서부터 서주경 스타일의 당돌함이 뚝뚝 묻어난다. /SW엔터 제공 |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가수 서주경(본명 조연희)은 수년전 '슈가맨'에서 자신의 히트곡 '당돌한 여자'를 슈가송으로 불러 주목을 받았다. '슈가맨'은 가요계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가 전성기 시절 히트곡을 재조명한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그는 사상 첫 100불(올불)을 달성했다.
눈길을 끄는 건 서주경이 획득한 슈가맨 100불은 10대~50대 즉 '5급간 올불'이라는 유일한 기록이라는 점이다. 다른 슈가맨의 100불은 모두 '4급간 올불'이었다. 서주경이 가요계에서 종종 '걸크러시' 이미지로 비치는 건 노래에서 풍기는 이런 강렬한 색깔 덕분이다.
서주경은 90년 데뷔곡 '찬스'를 발표하고 가요계에 입문했다. 91년 TOP프로덕션 전국공개오디션에 참가해 작곡가 김영광의 작품으로 1집 음반을 발표했다. 이듬해 서주경이란 예명으로 정식 데뷔해 다시 1년 뒤 '발병이 난대요'(93년)를 발표했다.
6년의 무명시절을 거친 뒤 마침내 기회가 왔다. 바로 5집 타이틀곡 '당돌한 여자'(강은경 작사, 임강현 작곡)다. 96년에 발표된 이 곡은 그에게 비로소 대중적인 인지도와 존재감을 알리며 인기가수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든다. 가사에서부터 서주경 스타일의 당돌함이 뚝뚝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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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경은 90년 데뷔곡 '찬스'를 발표하고 가요계에 입문했다. 91년 TOP프로덕션 전국공개오디션에 참가해 작곡가 김영광의 작품으로 1집 음반을 발표했다. /서주경 앨법 재킷 |
'일부러 안 웃는거 맞죠 나에게만 차가운거 맞죠/ 알아요 그대 마음을 내게 빠질까봐 두려운거죠/ 그대는 그게 매력이예요 관심없는 듯한 말투 눈빛/ 하지만 그대 시선을 나는 안보고도 느낄 수 있죠/ 집으로 들어가는 길인가요 그대의 어깨가 무거워보여/ 이런 나 당돌한가요 술 한잔 사주실래요/ 야이야이야이야이 날 봐요 우리 마음 속이지는 말아요/ 난 이미 오래 전 그대 여자이고 싶었어요'(서주경 '당돌한 여자' 가사 1절)
직장 회식이나 야유회 등 분위기를 업시키는데 딱 어울리는 곡으로 지금도 노래방 인기곡 순위에서 늘 TOP5를 다툰다. 빠르고 신나는 트로트 장르가 경쾌한 리듬으로 와닿기 때문이다. 특히 도발적인 가삿말이 공감대를 주는 데다 서주경의 발랄한 가창도 맛깔스럽다.
'당돌한 여자'는 그의 또 다른 대표곡 '쓰러집니다'와 함께 트로트 오디션 도전자들이 즐겨 선곡한 노래로 꼽힌다. 서주경의 가창력은 두루 인정받고 있지만, MBC '복면가왕' 출연 당시에도 다비치의 '8282', 조수미의 '나 가거든'을 불러 이를 확인시킨 바 있다.
특이하게도 그는 본명 조연희부터 서주영→서주경→서라→서주경까지 네번이나 이름을 바꿨다. 서주경은 "소속사가 인위적으로 이름을 바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가수의 의견을 중시하기 보다는 소속사 중심 매니지먼트에 유독 부정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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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경은 전성기 때 행사로만 하루 5개, 밤무대 6개 등 하루 10여곳 넘게 무대를 섰다. 그는 "가수로서의 본분만 다하면 저절로 입소문이 나고 저절로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SW엔터 제공 |
"저는 31살 때까지 소속사에 묶여 있었는데 좋은 점보다는 폐해를 더 많이 봤어요. 그래서 지금껏 20년째 소속사 없이 독립군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주변에서는 어떻게 소속사 없이 활동을 할 수 있느냐고 말하지만 적응이 되고보니 더 홀가분하고 좋아요."
그는 또 "방송 스케줄 등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건 맞지만, 가수로서의 본분만 다하면 저절로 입소문이 나고 계속 연락이 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서주경은 전성기 때 행사로만 하루 5개, 밤무대 6개 등 하루 10여곳 넘게 무대를 서기도 했다. 오직 무대에만 충실한 덕분이다.
안타깝게도 한창 주가를 올리던 중 돌연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서주경은 복귀 후 인터뷰에서 "(원치 않는) 스폰서 제안을 많이 받아 환멸을 느꼈다. 내가 왜 그들이 룸살롱에서 놀 때 노래해야 하나.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놔 화제가 되기도 했다.
4년의 공백을 털고 복귀한 뒤 '안녕하세요' '소나기' '어쩌다'(OST) 등의 곡을 발표하고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은퇴 직전인 2006년 SBS 금요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에 출연했고, 국제 팝송 경연대회 금상 수상, IBU 국제가요제 금상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