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나의 연예공:감] 기지개 켜는 페스티벌, '기본부터' 잘 살피자 
입력: 2022.10.05 00:00 / 수정: 2022.10.05 00:00

'2022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음향사고 등 운영 미숙 눈살 

지난 2019년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부산시 제공
지난 2019년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부산시 제공

[더팩트|원세나 기자] 국내 최장수 록음악 축제인 '2022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2022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지난 1일과 2일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 화려하게 개최됐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6개국 55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가운데 수많은 국내 록음악 팬들이 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뜨거운 열기를 만끽했다.

1일에는 부산을 대표하는 밴드 보수동쿨러를 시작으로 루시(LUCY) 우즈(WOODZ) 아도이(ADOY) 더 발룬티어스(The Volunteers) 새소년 잔나비 오원더(Oh Wonder) 등이 화려한 무대를 펼쳤으며 이후 영국의 4인조 얼터너티브 록밴드인 바스틸(Bastille)이 첫날 엔딩을 책임졌다.

둘째 날인 2일에는 이스라엘의 힐라 루아치(Hila Ruach)가 무대를 열었고 쏜애플 실리카겔 마이앤트메리 글렌체크 백예린의 공연이 이어졌다. 여기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록밴드인 넬과 부활의 무대가 록페스티벌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또 영국의 신스팝 듀오인 혼네(HONNE)가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축제에 참여한 음악 팬들은 기다리던 아티스트들의 무대에 환호성을 터트리고 그들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떼창으로 호응하는 등 축제를 한껏 즐겼다. 특히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 주말에 개최된 이번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은 좀 더 자유롭게 먹고 마시며 야외 페스티벌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수많은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즐긴 축제는 주최측의 운영 미숙으로 빛이 바랬다. 공연 둘째 날 밴드 넬(NELL)이 'Dream Catcher(드림 캐처)'를 부르던 도중 갑자기 전기설비의 전원이 내려가는 음향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공연이 20분이나 지연됐다.

이런 실수는 아티스트들의 열정과 대조되며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넬의 보컬 김종완은 지난 9월 29일 모친상을 치른 와중에도 무대에 올라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그는 곧바로 무대를 소화하는 일정에 대해 소속사를 통해 "행사를 위해 장시간 준비한 주최 측, 그리고 이미 티켓을 구매한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록밴드 넬(NELL)의 김종완이 2022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열창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gongrot 캡처
록밴드 넬(NELL)의 김종완이 '2022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열창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gongrot' 캡처

이날 '위로', '유희', '기억을 걷는 시간' 등의 무대를 펼친 김종완은 마지막 곡인 'Ocean of Light(오션 오브 라이트)'를 부르기 전 "의도치 않은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인내하고 조용히 넘어가 주셔서 감사하다"며 불편한 속내를 에둘러 대신 전했다.

그는 또 "이렇게 멋진 관객분들을 모셨기 때문에 운영도 미숙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멋진 관객을 둔 페스티벌인 만큼 크기도 중요하지만 세심한 것들에도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면서 "10년, 20년 뒤에도 더 멋진 페스티벌이 되길 바라는 마음, 내년에는 올해를 발판 삼아서 네 배 이상 멋진 공연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고 덧붙였다.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주최측은 이후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관객분들의 여러 지적과 충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주최측은 "넬의 경우 사전 리허설 준비 과정에서 저희의 운영상 문제로 결국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했고, 공연 중 음향쪽 전기에 문제가 발생해 안전 점검 후 공연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안내와 고지가 늦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부산국제록음악페스티벌'은 부산광역시에서 2000년부터 주최하는 록 페스티벌로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열리고 있는 대형 록 페스티벌이다. 그러나 주최측의 운영 미숙과 음향사고 등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페스티벌이라고 하기엔 그 역사와 이름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드러냈다.

"없어진 페스티벌을 많이 봐서 그런지 그렇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김종완의 말처럼 명맥을 유지하기 힘든 '록 페스티벌'이 앞으로도 꾸준히 유지되고 또 새로운 '축제의 장'들이 생겨나기 위해선 행사 주최측이 기본에 충실하고 프로다운 면모를 갖추었는지 다시금 되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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