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나의 연예공:감] '살림남2' 논란으로 본 리얼 예능의 '줄타기' 
입력: 2022.09.21 00:00 / 수정: 2022.09.21 06:40

'미성년자 포경' 장면 논란에 제작진 공식 사과…여전히 싸늘한 반응 

KBS2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2이 미성년자 포경 수술 장면을 방송해 논란의 한 가운데 섰다. /프로그램 포스터
KBS2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2'이 미성년자 포경 수술 장면을 방송해 논란의 한 가운데 섰다. /프로그램 포스터

[더팩트|원세나 기자]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2'을 통해 방송된 미성년자 포경 수술 장면으로 각종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와글와글' 시끄럽다.

논란이 이어지자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하며 고개 숙였고 해당 에피소드가 담긴 VOD와 유튜브 클립 영상 등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시작은 지난 17일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2'(이하 '살림남2')의 일부 에피소드였다. 이날 '살림남2'에서는 홍성흔의 중학생 아들 홍화철과 친구들이 포경 수술을 받기 위해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수술을 결심한 이들은 부모들의 동의 절차를 거쳤고, 유튜버 '꽈추형'으로 알려진 비뇨의학과 전문의 홍성우는 아이들의 포경수술을 차례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상의를 탈의한 채 수술대 위에 누워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방송 후 일부 누리꾼들은 미성년자 포경을 예능 소재로 쓴 것이 부적절했다는 의견과 함께 해당 장면이 불편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생식기와 관련한 예민한 소재를 웃음으로 소비하는 것은 명백한 성 희화화며 미성년자 아이들에게 강압적인 설득으로 수술받게 하는 건 성희롱, 아동 학대라는 주장까지 이어졌다.

실제로 KBS 시청자센터 청원 게시판에는 '살림남 미성년 남아 포경 및 전시로 인한 성 학대 정황 사과 바란다'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되기도 했다. 청원자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 학대에 가깝다'고 비판하며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장면과 관련한 민원도 폭주했다.

살림하는 남자들2 제작진은 미성년자 포경 수술 장면과 관련한 논란에 공식 사과했으며 해당 에피소드를 담은 영상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방송화면 캡처
'살림하는 남자들2' 제작진은 미성년자 포경 수술 장면과 관련한 논란에 공식 사과했으며 해당 에피소드를 담은 영상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방송화면 캡처

비판적인 여론이 이어지자 '살림남2' 제작진은 19일 "17일 '살림남' 방송 내용에 불편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모든 수술 장면의 촬영은 부모님의 참관 하에 이루어졌으며, 출연 가족 모두 훈훈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마쳤다"고 알렸다.

제작진은 "방송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청소년기 자녀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하고자 했던 부부의 고민에서 시작됐다"며 "가족 사이에서도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 않았던 자녀의 성교육과 포경 수술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포경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 내용을 방송으로 보여드리는 것에도 가족은 모두 동의했다"며 "이 과정은 한 달 반의 충분한 기간 학생과 부모님이 함께 고민과 의논 끝에 결정한 내용이며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사결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제작진의 어떠한 개입도 없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이 성(性)에 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누는 모습을 보여 드리려 했던 제작 의도와 달리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실제 생활을 기반으로 하는 관찰 예능(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은 다른 방송에서는 보기 힘든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자칫 방송에 부적절한 소재나 상황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은 위험이 함께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소재 선택이나 이슈몰이는 지양해야 한다. '청소년기 자녀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하고자 했던 부부의 고민'을 계기로 방송을 준비하는게 의도였다면 제작진은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

제작진이 의도한 '청소년기 올바른 성교육'은 시청자들의 마음에 와닿지 않았고, 오히려 부적절한 예능 소재로 소비되고 희화화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제작진은 앞으로의 소재 발굴에 더욱 철저한 검열과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wsen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