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작전', 새로운 도전이 곧 작품의 가치[TF씨네리뷰]
입력: 2022.09.08 00:00 / 수정: 2022.09.08 00:00

올드카·패션·음악으로 완성한 '1988 서울 바이브'

지난달 26일 공개된 서울대작전은 1988년, 상계동 슈프림팀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카체이싱 액션 질주극이다. / 넷플릭스 제공
지난달 26일 공개된 '서울대작전'은 1988년, 상계동 슈프림팀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카체이싱 액션 질주극이다. / 넷플릭스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서울대작전'이 전 세계 시청자들을 1988년도 서울로 초대했다. '유행은 돌고 돈다'라는 말처럼 작품은 촌스러움이 아닌 '힙'의 끝을 내달렸고, 청춘부터 정치 사회 풍자까지 다양한 소재를 녹여내며 세련된 오락 영화를 완성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서울대작전'(감독 문현성)은 1988년,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상계동 슈프림팀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카체이싱 액션 질주극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외화벌이하던 상계동 슈프림팀 빵꾸팸의 리더 동욱(유아인 분)과 막내 준기(옹성우 분)는 양손에 큰돈을 쥔 채 올림픽 개최를 앞둔 1988년 서울로 돌아온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이유도 모른 채 양복을 입은 검은 무리에게 쫓기고, 이들의 아지트를 급습한 건 다름 아닌 안검사(오정세 분)였다.

유아인(오른쪽)은 빵꾸팸 리더 동욱 역을 맡아 거침없는 카체이싱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제공
유아인(오른쪽)은 빵꾸팸 리더 동욱 역을 맡아 거침없는 카체이싱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제공

안검사는 빵꾸팸의 범죄 기록 삭제와 미국 비자, 그리고 출국을 조건으로 내걸며 강회장(문소리 분)의 VIP 비자금 수송 작전에 투입돼 증거 수집을 해달라고 제안한다. 사실 동욱은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를 꿈꾸는 인물로, 그의 인생 목표 중 하나는 바로 국제 자동차 경기 참가다. 하지만 그의 아메리칸드림에 걸림돌이 되는 건 바로 전과 기록이었고, 이를 지울 수 있는 제안을 거절할 수 없다.

이렇게 동욱을 비롯해 감성 충만 DJ 우삼(고경표 분), 인간 내비게이터 복남(이규형 분), 바이크 타는 변신의 귀재 윤희(박주현 분), 맥가이버 막내 준기로 이뤄진 빵꾸팸은 강회장의 운송책이 돼 직접 비자금을 운반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이들이 보안사 소령 출신이자 강회장의 행동대장인 이실장(김성균 분)의 감시를 뚫고, 수송 작전의 정보를 무사히 빼내며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할 수 있을지가 주된 줄거리다.

'서울대작전'은 전반적으로 경쾌하고 빠른 리듬을 유지한다. 이 가운데 포니 픽업과 각그랜저, 콩코드 등 올드카들은 1988년 서울의 향수를 자극하고, '담다디' '어젯밤 이야기'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 카세트테이프로 흘러나오는 당시의 음악은 카레이싱과 만나 작품의 템포를 한껏 끌어올린다.

모든 캐릭터들은 강한 개성을 갖고 있지만, 개개인의 서사가 탄탄하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긴다. /넷플릭스 제공
모든 캐릭터들은 강한 개성을 갖고 있지만, 개개인의 서사가 탄탄하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긴다. /넷플릭스 제공

또한 전두환 비자금 사건을 다루는 '서울대작전'은 비자금 전격 유통 작전에 뛰어들며 나라의 현실을 마주한 빵꾸팸을 통해 정치적 소재를 뻔하지 않고 신선하게 다룬다. 전 장군으로 묘사되는 인물은 일부 모습만 드러내지만 노골적인 대사로 그가 누구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고,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강회장과 이실장은 1980년대 최대 금융사기 사건으로 꼽히는 이철희·장영자 사건의 주인공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문소리 김성균 오정세 정웅인은 빵꾸팸과 상반된 톤으로 극의 묵직함을 담당한다. 전 장군 역을 맡은 백현진은 자신이 가진 독특한 연기 톤으로 얼굴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도 존재감을 발산한다.

물론 장점만큼 아쉬운 점도 뚜렷하다.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강한 개성을 갖다 보니 개개인의 서사가 탄탄하게 구축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수송 작전에 참여한 이후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빵꾸팸의 행동을 정의감으로 포장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또한 엔딩은 시각적인 임팩트에만 집중해 자연스러움을 놓쳐 개연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뭉칠 때 빛나는 빵꾸팸의 '케미'와 1988년 서울 한복판을 무대로 질주하는 카체이싱 등은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MZ세대에게는 새로운 즐길 거리를 안겨준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38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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