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우려먹기? 돌려막기?'...원인은 창의력 부재
입력: 2022.09.05 00:00 / 수정: 2022.09.05 11:42

TV조선 본방 '미스터트롯 영웅들의 탄생' 눈가리고 아웅 '지적'

TV조선이 방영 중인 미스터트롯 영웅들의 탄생은 2년 5개월 전에 방송된 미스터트롯을 본방 편성한 것인데 구성이나 형식 등 오리지널과 달라진 게 없다. 재탕임에도 평균 4~5%대의 시청률을 지키고 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TV조선이 방영 중인 '미스터트롯 영웅들의 탄생'은 2년 5개월 전에 방송된 '미스터트롯'을 본방 편성한 것인데 구성이나 형식 등 오리지널과 달라진 게 없다. 재탕임에도 평균 4~5%대의 시청률을 지키고 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우리 이혼했어요'(우이혼)는 2020년 11월 20일부터 지난해 2월15일까지 총 13부작으로 방영됐다. 첫 회에 이영하 선우은숙 이혼 부부가 출연하면서 방송가 이슈와 화제를 선점했다. 연예계 스타 부부의 이혼 배경과 비하인드를 되짚어보는 '우이혼'은 방영되자마자 기존 스타일과 완전히 다른 '파격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선 부부와 함께 유예린-최고기, 박혜영-박재훈, 이하늘-박유선, 김동성-인민정 커플이 스토리를 이어갔고, 1년 여의 공백기를 거친 뒤 올 4월 8일부터 7월 1일까지 시즌2가 방영됐다. 시즌2에서는 일라이-지연수, 나한일-유혜영, 최고기-유예린, 조성민-장가현 커플이 3개월간 이끌었다. 역시 최고 시청률 7%(닐슨 기준)를 넘기며 종편 예능의 자존심을 지켰다.

TV조선이 2020년 11월부터 방송한 우이혼은 첫 회부터 분당 최고 시청률이 14.7%까지 치솟았다. 2년 뒤 주요 출연자인 선우은숙이 TV조선 편성관계자한테 전화해 제발 재방송 좀 그만 멈춰달라며 고충을 호소했다는 사실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TV조선 우이혼
TV조선이 2020년 11월부터 방송한 '우이혼'은 첫 회부터 분당 최고 시청률이 14.7%까지 치솟았다. 2년 뒤 주요 출연자인 선우은숙이 TV조선 편성관계자한테 전화해 "제발 재방송 좀 그만 멈춰달라"며 고충을 호소했다는 사실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TV조선 '우이혼'

'우이혼' 출연자 선우은숙, "제발 재방송 좀 멈춰달라"고 호소

수훈갑은 뭐니뭐니해도 1호 커플 선우은숙-이영하 부부다. 방송 당시 '자존심 강한 두 주인공을 제작진은 어떻게 섭외했을까' 하는 궁금증마저 들 정도였다. 특히 이영하는 이혼 이후 아예 방송활동을 접었을 만큼 대중매체 등장을 극도로 꺼렸던 터다. 첫 회부터 분당 최고 시청률이 14.7%까지 치솟았다는 사실은 그만큼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컸다는 반증이다.

선우은숙이 TV조선 편성관계자한테 직접 전화해서 "제발 재방송 좀 그만 멈춰달라"고 호소했다는 사실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우이혼'의 무차별적 반복 재방에 불편함을 넘어 고통을 느낀다는 항변이었다. 방송사로선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프로그램에 출연을 결심한 커플들이 한없이 고마운 상대이고, 그들이 이 일로 추후 난감한 상황에 빠져들지 않게 하는 건 최소한의 예의이고 배려다.

더 쎄고 더 강하게 돌아온 시즌 2. TV조선 본방 편성 미스터트롯 영웅들의 탄생 소개에 들어가면 프로그램 내용을 소개하는 대신 올 하반기 제작 예고를 알린 미스터트롯2의 안내 문구가 나온다. /미스터트롯 영웅들의 탄생
'더 쎄고 더 강하게 돌아온 시즌 2'. TV조선 본방 편성 '미스터트롯 영웅들의 탄생' 소개에 들어가면 프로그램 내용을 소개하는 대신 올 하반기 제작 예고를 알린 '미스터트롯2'의 안내 문구가 나온다. /'미스터트롯 영웅들의 탄생'

'영웅들의 탄생', 정체성 없는 리바이벌 편성으로 시청률 장사

TV조선에서 방영 중인 '미스터트롯 영웅들의 탄생'은 아예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2년 5개월 전에 방송된 '미스터트롯'을 그대로 본방 편성한 것인데 구성이나 형식 등 오리지널과 달라진 게 없다. 미공개 비하인드 추가영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시보는 미스터트롯' 형태로 별도의 진행자가 해설을 곁들여가며 감동을 되집어보는 포맷도 아니다.

KBS가 코로나 팬데믹에 '가요무대'와 '전국노래자랑'의 과거 방영분을 재편집해 방영한 바 있지만, '영웅들의 탄생'은 아예 새것처럼 둔갑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실상 완전 재탕임에도 시청률은 6.45%(닐슨코리아)로 출발한 뒤 평균 4~5%대를 지키고 있다. 같은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들이 2~3%대인 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거저 먹는 '수지맞는 장사'인 셈이다.

우려먹기는 이미 썼던 내용을 다시 써먹는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사골우리기'란 표현이 있지만, 보통 하나의 요리 재료를 맛이 옅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우려내 뽑아먹는 걸 말한다. TV조선은 최근 서혜진 PD와 결별 후 상당수 스태프들이 함께 빠져나가 편성 프로그램이 대폭 감소한 상태다. 우려먹기든 돌려막기든 창의적 콘텐츠 부재가 만든 현실을 부인할 수 없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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