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범가족' 정우, '살 떨리는' 연기로 빚어낸 새 얼굴
입력: 2022.09.01 00:00 / 수정: 2022.09.01 00:00

"'모범가족'은 새로운 도전...유약하고 평범해 보이려 노력했다"

정우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에서 동하 역을 맡아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났다. /넷플릭스 제공
정우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에서 동하 역을 맡아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났다. /넷플릭스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벌금 딱지도 끊어본 적 없는 모범 시민이 각박한 현실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죽은 자의 돈에 손을 대고, 쫓기는 과정은 다소 익숙한 전개다. 하지만 '살 떨리는' 연기력으로 유약하고 평범한 가장의 얼굴을 완성한 배우 정우는 진부한 설정도 신선하게 풀어내며 시청자들을 설득시켰다.

정우는 지난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극본 이재곤, 연출 김진우)에서 평생을 모범적으로 살아온 유약한 가장 동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평범한 가장인 동하는 우연히 죽은 자의 돈에 손을 대고,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벗어날 수 없는 범죄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이후 누군가에게 쫓고 쫓기는 그는 계속해서 뛰고, 구르고, 땅을 파는 등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다. 이를 위해 4~5kg을 감량하며 평범하고도 유약한 가장의 모습을 구축한 정우는 캐릭터가 느끼는 위태로운 감정을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내며 말 그대로 '살 떨리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제가 영화 '뜨거운 피'와 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 X'까지 세 보이는 캐릭터를 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체구가 작고 평범하면서 유약해 보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죠. 직업이 교수라서 안경을 쓰거나 의상 자체를 톤 다운시켰고요.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장면에 도움이 될 만한 음악이나 레퍼런스가 될 만한 영상을 참고했어요. 저희가 장면마다 오마주하는 작품이 있었는데 이런 것들을 보면서 장면을 분석하고 촬영에 임했죠."

정우는 제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긍정적이고 좋은 반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넷플릭스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1위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정우는 "제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긍정적이고 좋은 반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넷플릭스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1위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모범가족'은 넷플릭스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1위(17일 기준)에 올랐다. 이번 작품으로 넷플릭스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정우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우리나라 시청자들의 수준은 '월드 클래스'이에요. 저희가 6등으로 시작해서 2등, 그리고 1등을 하게 됐어요. 제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긍정적이고 좋은 반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네요"라며 엄지를 환하게 웃어 보였다.

대학교 시간 강사로 일하는 동하는 벌금 딱지 한 번 끊은 적 없을 정도로 모범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성실함과 비례하지 않았다. 집에서는 존중받지 못하는 가장이고, 아내는 그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하는 아들의 심장 이식 수술비까지 날려버리며 그의 앞에 놓인 현실은 더욱 깜깜해진다. 이 가운데 동하가 가족을 위해 내린 선택인 '피 묻은 돈 가방'은 자신의 가족을 더욱 위태롭게 한다.

이러한 작품의 설정과 주인공의 선택, 이 모든 건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울뿐더러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캐릭터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공감해야 하는 정우는 "이게 만약 저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면 절망적이죠. 그래서 더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이 생겼던 거 같아요. 간혹가다가 동하의 감정선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었어요. 그러면 그냥 뛰면서 호흡을 만들었던 거 같아요. 체력적으로 호흡이 가빠지면 감정이 자연스레 나오기도 하더라고요"라고 자신만의 방법을 전했다.

"저는 집중하면서 작품을 봤어요. 사실적이고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잘 담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요. 동하는 그 상황에서 정말 절실했어요. 이러한 감정이 극적으로 표현되면 좋겠다는 생각했어요. 그래서 동하가 느끼는 감정이 점점 고조되기보다는 1, 2에서 바로 10으로 가면 시청자들 또한 동하의 감정을 훅 느끼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죠."

정우는 오는 12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넷플릭스 제공
정우는 오는 12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넷플릭스 제공

캐릭터 구축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정우를 가까이서 지켜본 박희순은 "정우는 연습벌레"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들은 정우는 "선배님이 현장을 잘 이끌어주셨고 묵묵히 지켜봐 주셨어요. 처음에는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썼는데 선배님이 워낙 편하게 다가와 주셔서 촬영이 끝날 때쯤에는 '형'이 됐어요. 존경심에서는 선배님이라는 표현이 맞고, 따뜻함이나 인간적인 면에서는 형이 맞는 거 같아요"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작품에는 결혼과 혈연으로 이루어진 동하와 은주(윤진서 분)의 가정뿐 아니라 광철(박희순 분)의 범죄 조직, 주현(박지연 분)의 경찰 등 의리와 책임 그리고 충성심으로 연결된 유사 가족이 등장한다. 피 묻은 돈 가방에 얽혀든 네 사람이 각자의 조직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함이 있지만, 이러한 익숙함 뒤에 반전이 숨어 있었다. 이는 새로운 틀의 범죄 스릴러를 보여줌과 동시에 '가족'이란 단어를 되돌아보게 했다.

주인공처럼 한 집안의 가장인 정우는 "저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어요. 가족을 위해서라면 제 모든 걸 다 주고 싶죠. 모든 가장이 저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며 작품의 매력을 꼽았다.

"다양한 정의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모범가족'의 멋짐은 박희순 선배님이 담당했고, 저는 유약하면서도 평이해 보일 수 있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죠. 저에게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시청자들에게 배우 정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거 같아요. 다음 작품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고 좋아요."

다음 작품에서도 연기 변신을 자신한 정우는 내달 12일 첫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극본 김반디, 연출 손정현)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영구 제명된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의 선수촌 멘탈코치 제갈길로 분하는 그는 현실감 넘치는 특유의 '생활 연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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